"수평아리 노릇이 쉽지 않네요."
"그럴까? 좋은 수탉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양질의 고기닭이 되는 것은 아주 쉽단다. 하루 종일 먹고 자기만 하면 되거든. 뭔가 배울 필요 없이, 체중이 이 킬로그램만 되면 주인 밥상에 오르는 요리가 되기에 충분하지. 네가 세상에 나온 사명을 다한 거란 말이다. 얼마나 쉬우냐!"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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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생이란 어쩌면 회전목마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바이킹 같은 짜릿함을 주진 않지만, 때론 지루하다 싶게 천천히 돌면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캬. 정말 멋진 표현이지 않은가.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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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 윤봉구 - 2017년 제5회 스토리킹 수상작 복제인간 윤봉구 1
임은하 지음, 정용환 그림 / 비룡소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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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을 읽지 않을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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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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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봄이 없이 그저 긴 겨울처럼 느껴진다
순간의 봄이 있긴 했었지만 오늘 날씨때문에 그런 기억만 더 오래 남나 보다
읽긴 읽었는데 긴 겨울방학만큼이나 오랜 시간을 두고 읽어서인지 감흥이 떨어지는 것 같다
도서관 휴관으로 대출만기가 연장되지 않았다면 다 읽지 못하고 반납했겠지
리뷰할 맘의 여유도 없다
읽는 순간순간 와닿았던 구절들로 리뷰를 대신한다

그저 이 또한 얼른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뿐.


- 그 여름
이경은 수이가 최소한으로 상치받기를 바랐다. 그래서 수이에게 은지에 대해 말하지 않기로 했고, 그것이 수이를 위한 일이라고 철저히 믿었다. 수이를 속이기로 마음먹은 순간 이경은 자기 자신조차 완벽하게 속일 수 있었다. 이경은 자신의 기만이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었고, 실제로 그렇게 믿었다. 그 거짓말이 비겁함이 아니라 세심하고 사려 깊은 배려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배려라니. 지금의 이경은 생각한다. 배려라니. 그 거짓말은 수이를 위한 것도,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욕심이고 위선일 뿐이었다는 것을 그때의 이경은 몰랐다.
- P52

- 지나가는 밤
기다림은 언제나 가슴이 뻐근할 만큼 고통스러운 즐거움 이었다.
- P98

- 고백
진희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을 때,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볼펜을 이리저리 돌릴 때 미주는 자신이 진희를 안다고 생각했다. 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진희와 함께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퍼져 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 P195

- 고백
이게 나야 진희는 왼쪽 가슴에 오른 손바닥을 대고 있었다. 가슴에 구멍이 뚫려 안에 있는 것들이 쏟아지지 않게 막아내야 하는 것처럼. - P197

- 손길
여자는 어떤 사람이 었을까, 생각하면 제대로 아는 것이 별로 없기도 했다. 여자는 그저 좋기만 한 사람도, 미칠 듯이 미운 사람도, 가족도 친구도, 그렇다고 아주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녀는 혜인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죽어버렸다가도 어느 순간이면 다시 살아나는 오래된 타인이었다. - P215

- 손길
그들은 삼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제대로 바라보려고 하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을 것이다. 혜인이 아는 한 그런 말을 했던 사람 중에 삼촌보다 더 행복한 이는 없었으니까. 겪어보지 못한 일을 상상할 수 없는 무능력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삶에 기대어 삼촌의 불행을 어림짐작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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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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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이 책을 읽고 아이에게 아이폰을 쥐어 줬단다.

지인도 역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들려 주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이 책을 읽고는 생각이 달라졌다는데,

난 반댈세.

그렇지만 어떤 내용이길래 생각이 바뀐걸까? 궁금했다.

읽으면서 그래, 어디 나를 설득해봐, 설득당하지 않겠다! 이런 닫힌 마음으로 읽었다.

그럼에도 설득당하면 그래,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지.

포노 사피엔스의 창조주인 스티브 잡스가 혁명적이었던 건

"사람"이 중심이라는 걸 알 수 있게 한 "아날로그"에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시대라지만 그 바탕은 역시 아날로그라는 걸 나는 이 책을 읽고 오히려 더욱 확신을 가졌다.

참 아이러니이자 딜레마이다.


초반부에는 스마트폰의 유용성과 당위성을 설명하지만

읽다보면 이건 포노 사피엔스=4차 산업혁명을 달리 표현한 게 아닌가 싶게

주제에서 많이 이탈한 내용들이다.


 


(p. 101) 디지털화에 성공한 삼성과 다른 기업들을 비교하면서

포노 사피엔스의 창조주 애플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도 신뢰를 떨어뜨린다.


(p. 111) 포노 사피엔스 문명을 모르면 세계 7대 기업에 입사할 수 없다고 했다.

폰을 사용할 줄 모르면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없다...이건 지나친 비약이 아닐까?

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폰을 사용해라 이건데,

꼭 first mover가 되어야만 하는지, 이 세상 모두가 그래야 하는지도 나는 모르겠다.

물론 그러려면 스마트폰을 사용해라라는 뜻이겠지만.


p. 112

"스마트폰은 앞으로 필수니까 적절하게 잘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SNS는 이제 기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니 어려서부터 활발하게 잘 쓸 줄 알아야 한다.

유튜브는 검색뿐 아니라 직접 방송도 해보고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이제 게임은 하나의 스포츠란다.

이려서부터 인기 있는 게임은 좀 배워두고 방송도 볼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실천할 수 있을까요? 어렵지만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뼛속부터 디지털인 세대가 아날로그로 태어나서 디지털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와 달리

이 세상을 적응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저자는 이 세상을 선도하려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난 반댈세.

know-how의 시대에서 know-where의 시대로 변한 지금, 디지털 기기는 그 방법이자 도구일 뿐이며

그건 디지털 기기를 다뤄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돌도끼를 사용하다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자라온 환경이 스마트한데

급격한 변화도 아니고 새로운 기기에 적응하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란 생각이다.

저자의 말을 납득하지 못하는 내가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어서인가? 자주 자문해 보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동어 반복이 심해서 저자가 전문가가 맞는지 의심이 들구,

한편으로는 중국시장 전략서이자 학습서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매너 교육서까지 겸했다.


결국 폰은 툴이다.

나는 아직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줄 생각이 없다.

그러나 최신 트렌드를 읽기 위해서는 읽어볼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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