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략(펀치 업 punching up)이 성공하려면 비판하는 자와 비판받는 자가 동일한 규범을 받아들이고 관련 사실에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근본 가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을 때, 권력자의 무분별한 행동이 부인하기 힘들 만큼 명확하고 근거가 확실할 때, 수치심 자극은 결실을 맺는다.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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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비만, 가난, 중독 등 다방면에 걸친 왜곡된 수치심이 알고리즘을 통해 구조화되고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수치심 머신을 고발한다. 또한 수치심 머신을 역으로 이용하여 유익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길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펀치업 전략은 간략히 말하면 권력자의 수치심을 건들어 유익한 결과를 끌어내는 전략이다. 그 성공 사례로 소개되는 간디의 국민 저항 운동은 영국의 문명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역으로 이용하였고 미투의 경우 남성의 성적 수치심을 폭로하여 결과를 이끌어내었다.


펀치업 전략의 전제 조건으로 기술되는 '비판하는 자와 비판받는 자가 동일한 규범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하게 되는데, 펀치업 전략의 필요충분조건은 최소한 수치심을 느끼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제국주의 영국이든, 미친 수컷 하비 와인스타인이든 최소한 수치심의 범주 안에는 분류할 수 있는 대상이었다는 것이다. 펀치업 전략의 대상을 국내로 돌려보면 절망하게 되는데, 조선 총독 윤가과 영혼의 단짝 김가에게는 절대 적용할 수 없는 전략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수치심은 개나 줘버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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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언어는 사실에 바탕하지도 않았고 의견에 바탕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흔히 욕망이나 이득에 바탕하고 있었다. 욕망과 이득에 바탕한 말들은 사실을 지운다.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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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한참인 요즘, 살신성인(?)의 자세로 수산 시장의 바닷물을 몸소 퍼마신 (도대체 왜? ) 국회의원의 행위도 나름의 고도화된 정치적 언어로 볼 수 있을까? 멍게가 아닌 사람이 행한 행위라는 것이 영 마뜩치 않지만, 무엇보다도 그 멍게가 5선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게 된다. 정치도 좀 세련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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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0: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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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0: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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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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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1 00: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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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1 14: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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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의 깊이 

                    -심재휘-


지난 여름 

뒷마당의 측백나무 울타리 가에 

깊이를 가진 의자 두 개를 두었더니 

그대가 즐겨 앉고 떠난 한 자리에 

오늘은 가을 저녁 빛이 앉았습니다 

당신 모습만큼만 앉았다 저녁연기처럼 

흩어집니다


아직도 당신이 앉아 있는 저 의자는 

밤낮 빈 의자입니다 

우리가 한 생애 동안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는 

저렇듯 만질 수 없는 의자의 깊이뿐입니다


터질 듯 매달린 가을 열매들 곁에서 

비록 아무도 모르게 식어가는 저 의자이지만 

그 충만한 허공까지도 내 흔쾌히 사랑할 수만 있다면 

서늘한 의자에 그대처럼 앉아보는 나의 오늘이 

이렇게 외롭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손으로 더듬어도 잘 만져지지 않는 것들도 있고, 의자에 내려 앉은 가을 저녁빛처럼 충만한 허공처럼 만져지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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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가 열거하는 '나라를 망치는 7가지 사회악'이 있다.


원칙 없는 정치      Politics without principle

노동 없는 부        Wealth without work

양심 없는 쾌락      Pleasure without conscience

인격 없는 교육      Knowledge without character

도덕 없는 경제      Commerce without morality

인간성 없는 과학   Science without humanity

희생 없는 신앙      Worship without sacrifice


간디가 1930년대 인도의 상황에 빗대어 서술한 글인데, 조선 총독이 수장으로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다. 윤의 당선을 두고 유시민은 저런 자가 수장으로 뽑힐 수 있는 것도 민주주의고 저런 자의 망나니짓을 막을 수 있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상상하지 못한 악을 대면한 기분이다. 한비자는 <망국론>에서 여러 징표 중 한 개인이 나라를 망칠 수 있음을 지적했는데 이것 또한 정확히 조선 총독인 윤을 지목하고 있다. 


다섯째, 군주가 고집이 세서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을 듣지 않고 승부에 집착하며, 사직은 돌보지 않고 제 멋대로 자신만을 위하면 그 나라는 망할 것이다.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뉴스로 전해진 한일회담에 분노를 넘어 허탈하고 서글픈 마음이 든다. 그 서글픈 나라에 일년째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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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1 13: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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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2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중책衆責은 불벌不罰이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는 것은 벌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을 다 처벌해야 하는 법은 법이 아닙니다. 모든 통행 차량이 위반할 수밖에 없는 도로는 잘못된 도로입니다. 그것을 지키면 딱지를 끊을 것이 아니라 도로를 고쳐야 합니다. 다수가 정의라는 사실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p136-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에서 한 말입니다. “땅을 갈고 파헤치면 모든 땅들은 상처받고 아파한다.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 피우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사실입니다. 아름다운 꽃은 훨씬 훗날의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물며 열매는 더 먼 미래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씨앗과 꽃과 열매의 인연 속 어디쯤 놓여 있는 것이지요. -p200-


그러나 차이와 다양성은 그것을 존중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어야 합니다. (중략) 차이는 자기 변화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출발이어야 합니다. 차이는 공존의 대상이 아니라 감사(感謝)의 대상이어야 하고, 학습의 교본이어야 하고, 변화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유목주의입니다. 들뢰즈, 가타리의 노마디즘입니다. 이 유목주의가 바로 탈근대의 철학적 주제임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톨레랑스는 은폐된 패권 논리입니다. 관용과 톨레랑스는 결국 타자를 바깥에 세워 드는 것입니다. 타자가 언젠가 동화되어 오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강자의 여유이기는 하지만 자기 변화로 이어지는 탈주와 노마디즘은 아닙니다. -p232-


미셀 푸코는 감옥을 다르게 정의합니다. ‘감옥은 감옥 바깥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들은 감옥에 갇혀 있지 않다는 착각을 주기 위한 정치적 공간’입니다. 역설적 진리입니다.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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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만에 다시 꺼내들어 읽었다. 밑줄 그은 내용들은 가물가물 하지만 여전히 끄덕거리게 되는 것은 세상을 보는 큰 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라 여겨진다. 불신의 시기에 책을 다시 펼치게 되는 것은 큰 어르신의 글에서 희망을 더듬어 보기 위함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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