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기 싫었던 나이 1 - 스물 셋

스물 셋의 파릇파릇한 젊음이 왜 인정하기 싫었던 나이일까? 아마도 스물 셋이 지나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는 표현이 옳을것이다. 그 당시의 나로서는 스물 셋이 지나는 마지막 날이 상당한 괴로움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인정하기 싫었던 이유? 글쎄,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찬란하지 않을수 없고, 괜히 미소만 떠오르게 만드는 작은 일상에서 출발했다. '랭보'... 시 한번 읽어보지 않은 이 시인의 이름은 어디에서 들었던지,  신문 한 모퉁이에 자리한 이 시인의 한마디에 다소 위축된 것이다.  ' 스물 셋에 이룬것이 없다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한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하여튼 비슷한 내용의 글이었던것 같다. 스물 셋의 방황하는 젊음에게 이보다 처참한 말이 또 있겠는가?

나의 스물 셋의 마지막 날은 랭보의 이 말을 곱씹으며 비오는 소주집에서 저물고 있었다. 이제는 돌아갈수 없는 추억의 한자락으로 남은 나의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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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느티나무 2004-02-2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셋에 이룬것이 없다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한다' 가슴이 아프군요.... 살면서 내가 무엇을 이루어야할까....라는 고민한번 못 해봤다면 더 슬프겠죠?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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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천사 2004-01-25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란게 읽는 사람의 맘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거 같아요..
전에 봤을 땐.. 마음 한구석이 찡한.. 한마디였는데..
웬지 오늘은.. 웃음이 피식 터져나오네요~

잉크냄새 2004-01-25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오늘은 그만큼 삶의 여유로움이 있다는 말이겠죠...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떠나간 내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난 서른을 이야기할때 다른 말보다도 이 노래를 그냥 읊조리곤 했다. 김 광석 그의 노래를 안주삼아 난 서른을 맞이했다. 이제 서른의 추억도 잠시 지나간 시절, 난 가끔  그 시절 나의 이별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곤 한다. '그래, 그때는 매일 이별이었지.'

송강호 왈 ' 광석이는 왜 이리 빨리 죽은거야? '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늘을 본다. 그냥 씁쓸한 마음에, 눈이 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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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해 2004-01-18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른이 된다는 것, 정말 김광석의 노래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것인데.....어느덧 내가 서른이 되었군요,. 이제는 하루하루를 책임지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네요.

잉크냄새 2004-01-18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면서 인정하기 싫었던 나이... 스물 셋, 서른....

paviana 2004-02-14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노래방에서 '서른즈음'을 부릅니다.지나간 세월은 항상 아름답게 기억되나 봅니다..지금은 힘든 이 시간도 세월이 지나게 그렇게 기억될까요? 송강호의 '광석이는 왜 이리 빨리 죽은거야?'라는 말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있군요. 저에게는 <아프냐 나도 아프다>에 버금가는 명대사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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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느티나무 2004-02-23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서해 주소서...ㅋㅋㅋ
 

어려서부터 펜글씨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어려서부터 펜을 많이 사용해왔다. 갈라진 펜촉의 끝을 하나하나 손질하고 손에 까맣게 묻어나는 잉크병의 뚜껑을 열고 잉크를 찍는 과정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무슨 성스러운 작업이라도 되는냥 조심스러웠다. 그때가 국민학교때였으니 아마도 거창한 이유보다도 그때로서는 재질이 가장 좋은 종이를 사용하는 펜글씨 교본과 그 종이위에 번지지 않고 휘갈겨지는 펜의 매력에 사로잡혔던것 같다.

그 이후로 대학을 졸업할때까지 만년필을 사용할 기회는 없었다. 책이 인쇄된 부분보다 직접 쓴 칼라풀한 흑/청/적의 풀이와 밑줄이 더 많았던 그 시기에 약간 손이 더 가는 만년필은 그 효용성이 약간 떨어진 이유일것이다.

다시 만년필을 접한것 직장 생활을 하면서부터이다. 와이셔츠 윗주머니에 꽂힌 악세서리의 역활도 수행하곤 한다. 업무노트에 이런저런 메모부터 그냥 의미없는 한줄의 낙서의 몫도 만년필이다. 특별한 이유보다는 없다. 그냥 필기감이 부드럽고, 글을 쓰기위해 가끔 잉크를 채우는 일련의 성스런 준비과정을 거친다는, 약간은 귀찮은 이 작업이 나에겐 즐거운 작업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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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1-1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다닐 때 한자 시간에 만년필 쓰던 기억이 나네요. 잉크가 잘 채워지지 않거나 잉크가 세워 나와 옷이며 손이 까 맣게 되곤 했지만 종이에 닿는 펜의 감촉은 너무 좋았어요.

잉크냄새 2004-01-16 0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년필을 쓰기 시작하는 때는 스스로의 삶에 책임질수 있는 때라고 하더군요. 만년필 선물에도 그런 의미가 있는건가 봅니다.

waho 2004-01-2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그런 깊은 뜻이....성년을 맞는 사람이 있음 선물로 딱이겠네요

잉크냄새 2004-01-2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필은 지울수 있지만, 만년필은 지울수가 없기에 어린이들에게 연필을 쓰도록 한다고 하더군요. 스스로의 삶에 책임질수 있는 날이 오면 그때 만년필을 쓰도록 허락한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