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내게로 왔다 1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시가 내게로 왔다 1
김용택 지음 / 마음산책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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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쓰여진 시가 없듯이 쉽게 읽히는 시 또한 없다고 본다. 시인이 품고있는 그 함축적, 상징적 의미를 독자의 입장에서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수도 있다. 내가 시인이 되고, 시인이 내가 되어야만 100퍼센트의 교감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이 이러했다. 우리가 완전히 시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도록 밀어넣었다. 각종 화법부터 은유적 의미까지 분석한 자료에 의한 해설식 시에만 익숙해져왔다. 어떤 식으로든 100퍼센트의 일치성을 찾아내야만 했던 고된 작업이 우리가 시에게서 멀어져 가도록 만들고 있었다.

김용택은 이야기한다. ' 사랑하고, 감동하고, 희구하고, 전율하며 사는 것이다' 라고, 이 말이 그가 시를 읽는 우리에게 전달해주고자 하는 메세지이다.

녹아내리는 눈이 안타까워 스스로를 얼리는 겨울 강가의 살얼음을 사랑하고, 산등성이에 누워 계시는 와불님의 팔을 베고 누워 불러보는 엄마라는 외침에 눈시울 붉히고,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올 나의 고운 님을 그리고, 속으로 혼자 조용히 울고 있을 갈대의 속울음을 알아주는 그런 시이고 시인들인 것이다.

한동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인쇄화된 활자를 읽고 있는 것이라고...시간이 지나면 허탈함으로만 남는 그런 빈 공간이라고... 이 책은 그러한 빈 공간에 한점을 깊숙히 찍어 공간에서 여백으로의 탈바꿈을 이루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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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7 2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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