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서
나다니엘 필브릭 지음, 한영탁 옮김 / 중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포경선 에식스호가 난파되고 난 이후 94일간 7200킬로미터의 망망대해를 건너며 겪게되는 자연과의 사투, 인간 내면과의 갈등,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변화등이 펼쳐진다. 허먼 멜빌의 '백경'이 에식스호의 난파까지의 과정을 그린 픽션이라면 이 책은 난파 이후의 잔인한 실상을 보여주는 논픽션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끔찍하고 잔인하다. 초반의 규율과 질서가 어느 극한 상황을 기점으로 점점 변하여간다.작가는 마치 옆에서 배를 타고 그들을 보고 기술하듯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생리적 변화, 심리적 변화를 상세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영화나 소설에서도 죽은 동료의 시체로 목숨을 연명하는 것은 종종 기술되곤 한다.마지막까지 고뇌하는 인간과 생명에 대한 현실에 민감한 인간, 결국은 살아야한다는 결론으로 매듭지어진다. 그러나 살아있는 인간을 제비뽑기하여 삶을 연장하는 것은 이책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구출되었을때 마치 해골같은 모습으로 동료의 뼈다귀를 빨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극한 상황, 만약 자신이 극한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행동할것인가? 누구든지 한번쯤 그런 가정을 설정하고 자신을 대입시켜 보았을 것이다. 그때는 좀더 이성적이고 최소한의 사람다운 행동을 잃지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 물론 어느정도 수긍할수 있는 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이다. 그러나, 에식스호의 선원들의 행동을 우리들이 설정한 방향과 너무 다르다고 비난할수 있을까? 그들이 최종적으로 택한 삶의 방책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그 자리에 없었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