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1~8 - 전8권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평점 :
품절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만화로 쉽게 배우는 동양철학의 지혜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동양철학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해서 선뜻 도전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습만화 느낌이라면 만만해 보이지 않나요?


타이완의 저명한 철학 연구자 채지충 작가가 집필한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는 유가, 도가, 법가와 병법까지 동양 사상의 주요 흐름을 만화를 통해 쉽게 설명합니다. 8권으로 구성되었고, 낱권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철학 개념을 만화적 연출과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풀어내어, 재미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고전을 재해석한 것이 아니라, 쉽고 재미있게 동양철학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색다른 통로가 되어줍니다. 한국의 고우영, 일본의 요코야마 미츠테루와 함께 아시아 3대 만화가로 꼽히는, 동양철학의 대중화를 이끈 채지충 작가. 단순하면서도 가독성 높은 그림체, 위트 있는 화법으로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고전에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각 권을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면 동양 사상의 다양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각 사상이 어떻게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총 8권 세트의 책을 가볍게 소개해 드립니다.





시리즈의 첫 시작은 동아시아 전반과 한국 역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 유가 사상으로 출발합니다. 『논어』, 『맹자』, 『대학·중용』은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의 핵심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서(四書)에 해당합니다.


『논어』는 공자의 가르침을 제자들이 기록한 것으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는 그 책입니다. 채지충은 공자의 인(仁)과 예(禮)의 사상을, 그가 살았던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과 함께 묘사합니다. 타인을 자신처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어떻게 개인의 도덕적 완성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줍니다.


공자는 예의 형식보다 그 정신을 중시했습니다. 진정한 예는 외면적 행동이 아닌 내면의,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됨을 강조합니다. 특히 배움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와 같은 교육관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지속적인 학습과 실천을 통한 자기 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자가 말한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일치가 어떻게 인간 성장의 핵심인지를 보여줍니다.




『맹자』는 공자 이후 유학을 발전시킨 맹자의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성선설(性善說)과 왕도정치(王道政治)의 이상을 설파했습니다. "백성이 가장 중하며, 사직은 그 다음이다. 임금은 가장 가벼운 존재다."라며 인민 중심의 정치관을 보여줍니다. 채지충은 맹자의 철학적 깊이를 유지하면서 그의 사상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흥미롭게 그려냅니다. 특히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 대화하는 장면은 정치철학의 생생한 교본과도 같습니다.


『대학·중용』은 유가의 핵심 경전으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 자기 수양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대학의 도리는 자신의 타고난 덕성을 밝히는 데 있으며"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대학』은 공자가 남긴 글로, 이 책의 핵심은 배워서 새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 수양에서 천하의 평화에 이르는 실천 방법을 단계적으로 보여줍니다.


『중용』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도(中道)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교 경전입니다. 공자 문파에서 후학자들을 위해 전수한 마음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추상적인 개념들을 구체적인 상황과 인물로 형상화하여, 유가 사상의 실천적 측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유가가 인간관계와 사회질서를 중시했다면, 도가는 자연과의 조화와 무위(無爲)를 강조했습니다. 『장자』, 『노자』, 『열자』 세 권은 도가 사상의 핵심을 담고 있습니다.


『장자』는 도가 사상을 발전시킨 장자의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장자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꾸는지(胡蝶之夢)" 알 수 없다는 유명한 이야기는 주관과 객관의 경계를 허무는 철학적 사고를 보여줍니다. 장자 편에는 생각보다 많은 우화가 있습니다. 익히 들어본 속담도 장자의 책에 수록된 것들이더라고요. 비유를 풍부하게 활용하여 사상을 펼친 장자의 능력을 새롭게 바라보게 됩니다. 특히 장자가 말하는 '소요유(逍遙遊)'의 경지, 즉 자유롭게 노니는 삶의 태도는 현대인의 분주한 일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노자』의  『도덕경』은 도가 사상의 핵심 경전입니다. 노자는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삶을 강조했으며, "위하면서 위하지 않는(爲而不爲)" 통치를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채지충은 노자의 역설적이고 심오한 사상을 이해하기 쉬운 일화와 비유를 통해 설명하며, 특히 '도'와 '무위'의 개념을 시각화합니다. 노자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그가 떠나기 전 관문의 역졸에게 『도덕경』을 남겼다는 전설을 생생하게 그려냄으로써, 노자의 사상이 탄생한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열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도가 사상가입니다. 열자는 장자와 노자보다 생명에 대해서 최고로 달관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열자는 인간의 욕망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했습니다. 비움과 공(空)의 상태, 자연의 흐름과 운명에 대한 수용 등 자연스러움 그 자체를 강조하는 사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나는 듯한 초월적 경지를 추구한 열자 덕분에 도가 사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나게 됩니다. 후대 도교와 선종불교에 영향을 미친 열자의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손자병법』과 『한비자』는 현실정치와 전략에 관한 동양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의 군사 전략서로, 전쟁의 원칙과 전략을 다룹니다. 2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전략의 교본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채지충은 손자의 전략사상을 역사적 배경과 함께 생생하게 그려내며, 단순한 전쟁서가 아닌 삶의 지혜로서 『손자병법』을 보여줍니다.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와 같은 명구는 현대의 비즈니스와 일상 문제 해결에도 적용됩니다.


『한비자』는 법가의 대표적 사상가로, 유가와 달리 법과 형벌을 통한 통치를 강조했습니다. "정치는 형벌에 근거하고, 형벌은 법에 근거한다(政因刑而生, 刑因法而定)"는 그의 사상은 강력한 법치와 군주의 권위를 강조하며 유가의 덕치주의와는 대비됩니다. 진시황의 통일 과정에서 한비자의 사상이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채지충은 한비자의 냉철한 현실주의적 사상을 그의 비극적인 생애와 함께 그려냄으로써, 법가 사상의 이면에 있는 시대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공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의 혼란, 맹자가 제후들을 만나 왕도정치를 설파했던 시대적 상황, 한비자의 사상이 진시황의 통일에 기여했던 과정 등은 동양 사상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요소입니다. 공자의 인(仁)과 예(禮), 노자의 무위자연(無爲自然), 장자의 소요유(逍遙遊), 맹자의 성선설(性善說), 한비자의 법치주의, 손자의 전략사상 등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삶의 지혜를 안겨줍니다.


동양 철학의 메시지를 생생한 만화의 형태로,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동양 철학을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재와 미래를 위한 지혜의 원천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적 가치와 매력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재미'와 '배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를 창출하는 경제 사이클의 비밀
아킬 파텔 지음, 홍석윤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경제는 불가사의한 흐름을 보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고 합니다. 아킬 파텔의 <부를 창출하는 경제 사이클의 비밀>은 경제의 18년 주기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4막 9단계 모델을 통해 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책입니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경제 흐름 속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하고, 위기를 피해갈 수 있을까요? 18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제 사이클, 이 책이 알려주는 부의 타이밍을 잡아보세요.


저자는 과거 200년 이상의 경제 역사를 분석해 '4+14'라는 흥미로운 공식을 발견했습니다. 토지 가격이 4년간 하락하고 14년간 상승하는 패턴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사이클은 회복, 중반, 호황, 위기라는 4막으로 구성됩니다. 각 막은 다시 세부적인 단계로 나뉘어 총 9단계의 경제 여정을 보여줍니다.





저자의 이론은 19세기 경제학자 헨리 조지의 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진보와 빈곤 Progress and Poverty》이라는 저서에서 경제 위기의 원인이 토지 시장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자는 이 연구를 발전시켜 토지 가격의 변동이 경제 사이클의 핵심이라고 설명합니다. 토지는 공급이 고정되어 있고 위치적 자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경제 발전의 이익을 흡수하는 독특한 자산입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토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투기를 부추겨 결국 경제 위기로 이어집니다.


흥미로운 점은 토지 가격의 상승과 하락이 18년을 주기로 반복된다는 겁니다. 도중에 잠시 정체기가 있을지라도 큰 붕괴는 없다고 합니다. 파텔은 역사적 데이터를 통해 지난 200년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어 왔음을 보여줍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이 사이클의 일부였으며, 소수의 경제학자들만이 이를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경제 사이클을 이해하기 위한 두 번째 핵심은 '경제지대' 개념입니다. 경제지대란 노동이나 자본 투자 없이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의미합니다. 파텔은 경제지대의 법칙이 경제의 중력 법칙이자 근본적인 원리라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뉴욕의 택시 면허 사례를 통해 경제지대의 법칙을 설명합니다. 택시 면허는 한정된 수량으로 발급되었기 때문에, 면허 소유자들은 아무런 노력 없이도 면허 가격 상승만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실제 택시 운전사들은 열심히 일해도 적절한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경제지대의 법칙은 "무슨 일을 행하느냐보다 무엇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이 법칙은 여전히 적용됩니다. 독점적 지위, 특허, 저작권 등도 모두 경제지대의 형태입니다. 부를 창출하려면 경제지대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노동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입니다.





저자는 18년 주기의 경제 사이클을 회복, 중반, 호황, 위기라는 네 개의 막으로 나눕니다. '회복기'는 경제 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천천히 회복되기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신기술이 등장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건설이 활발해집니다. 회복기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좋은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회복 초기에 부동산을 구매하는 것이 큰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사이클 중반기 '침체기'에는 경제가 둔화하고 주식시장이 하락하지만, 부동산 시장과 은행 시스템은 의외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투자자들이 흔들리지 말고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은행 주식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은행은 경제지대 법칙의 최고 수혜자이기 때문입니다.


'호황기'에는 은행 대출이 비교적 쉬워지고,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이 크게 상승하고, 투기가 만연해집니다. 호황기 초반에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절정기에는 자산을 매도할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다고 저자는 경고합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낙관적일 때 빠져나오는 용기가 필요한 겁니다.


마지막 막인 '위기'때는 경제가 무너지고 정부가 구제 조치를 시행하게 됩니다. 위기 시기에는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공포에 휩쓸려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겁니다. 오히려 이 시기는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각 장의 마지막에 '시크릿 핸드북' 코너가 붙어있습니다. 경제 사이클의 각 단계에서 어떤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구체적인 조언이 담겨있어 도움됩니다.





저자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왜 이런 명확한 경제 패턴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그 답은 경제학 자체의 부패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주요 대학들은 부유한 토지 소유자들의 후원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토지 가치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헨리 조지의 이론을 지지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경제학자 스콧 니어링은 이 이론을 지지했다가 대학에서 해고되었다고 합니다.


강력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진실의 확산을 방해했다는 것이 파텔의 주장입니다. 대학, 언론, 정부 모두 토지 소유자들의 영향 아래 있었기 때문에 헨리 조지의 이론은 정통 경제학에서 배제된 겁니다.


파텔의 이론은 19세기에 형성되었지만, 21세기 디지털 경제에도 여전히 적용됩니다. 저자는 현대적인 예시를 통해 경제지대의 개념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줍니다.


디지털 플랫폼은 새로운 형태의 경제지대를 창출합니다.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새로운 디지털 독점을 형성했습니다. 이들은 실제 토지 대신 디지털 공간을 장악함으로써 엄청난 경제지대를 얻고 있습니다.


파텔은 투자자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경제지대를 파악하고 "디지털, 자연적, 법적 진입 장벽이 있는 기업 주식을 매입하라"고 조언합니다. 이는 현대 버전의 경제지대 법칙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향후 경제 사이클에 대한 전망도 제시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18년 사이클이 시작되었으며, 이 사이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투자의 타이밍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경제 사이클의 각 단계에 맞는 투자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심리학으로 기획합니다 - 기획자의 무기가 되는 심리학 씽킹
박승원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많은 기획자들이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심리학 법칙들을 나열하며 "이렇게 하면 사용자가 이렇게 반응한다"라는 식의 '심리술' 관련 콘텐츠들이 넘쳐납니다.


범죄심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UX 기획자로 활동하는 박승원 저자는 이런 접근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합니다. 이 책은 심리학을 마법의 치트키처럼 여기는 관점을 바로잡고, 진정한 심리학적 사고방식으로 기획에 접근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단순한 심리 법칙의 나열이 아니라, 기획자가 심리학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안겨줍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경험을 설계하며, 문제를 구조적으로 정의하는 능력을 키우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심리학에 대한 세 가지 오해가 재미있습니다. 첫 번째 오해 "심리학은 내면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에서는 프로이트식 정신분석만이 심리학의 전부가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라고 말하며 심리학이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인간 행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분야임을 강조합니다. 마치 물리학이 자연현상을 연구하듯,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 마음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겁니다.


두 번째 오해는 "심리학은 거스를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라는 것입니다. '○○○ 법칙: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반드시 이렇게 행동한다'는 식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개별 경험이 이루어지는 작동 원리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심리학 연구결과는 특정 조건에서 관찰된 경향성일 뿐, 모든 상황에 무조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치 날씨 예보와 비슷합니다. 과거의 데이터와 현재 상황을 분석해 예측은 할 수 있지만, 100% 확실한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세 번째 오해는 "심리학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라는 것입니다. 심리학의 진정한 가치는 문제 해결 그 자체가 아닌,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정의하고 접근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기획자들이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심리학적 관점으로 기획하는 세 가지 접근법을 알려줍니다. 사용자 분석을 위한 관점, 경험 분석을 위한 관점, 기획의 완성도를 높이는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기획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사용자들을 유형화하는 겁니다. "기획자는 데이터와 친해져야 할 일이 많습니다."라고 말하며 직관이나 경험에만 의존하지 말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사용자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서비스 인지도 조사를 할 때 단순히 '얼마나 알고 있나?'가 아니라, '한 번 사용자 vs 반복 사용자', '인지만 하고 미사용자 vs 완전 미인지자' 등으로 세분화하여 분석해야 더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간의 인지과정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뇌는 오류의 가능성이 있으며 완벽함보다 효율성을 추구합니다."라고 짚어줍니다. '제한된 합리성 이론'을 예로 들며, 사용자들이 항상 최적의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을 한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쇼핑몰 UI에서 MD 추천 같은 큐레이션 기능으로 구현되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존의 방식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지 말고,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검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당연한 것을 의심할 때 관성이 깨지고 자신만의 방식이 정립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모두를 위한 UX'에 대한 저자의 관점입니다. 평균에 대한 함정을 짚어주거든요. "정규분포 속 평균은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지만, 모두와 조금씩 닮았습니다. 모두와 닮았기 때문에 누구와도 똑같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데요.


평균의 사용자를 가정하고 설계하다가는 모두를 위한 UX보다 아무도 만족할 수 없는 위험한 UX가 될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평균적인 사용자를 타게팅 하는 것보다, 다양한 극단값을 포용하는 기획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기획자를 위한 경험 분석 체크리스트를 통해 체계적인 사고방식과 접근 프로세스를 직관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심리술이 아닌 심리학으로, 기획의 깊이를 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심리학으로 기획합니다>. UX 기획의 새로운 무기, 심리학적 관점으로 무장해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낭비와 베끼기 - 자기만의 현재에 도달하는 글쓰기에 관하여
아일린 마일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디플롯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퀴어 시인 아일린 마일스가 전하는 글쓰기의 새로운 혁명 <낭비와 베끼기>. 아일린 마일스(Eileen Myles)는 1949년생 미국의 시인이자 예술가로, 전방위적 글쓰기를 통해 미국 현대시단과 퀴어문학계에 큰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특히 1992년 미국 대선에 노동계급 퀴어 예술가로서 출마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현재 70대의 나이에도 뉴욕을 기반으로 활발한 작가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멋진 작가입니다.


마일스는 <낭비와 베끼기>에서 도발적인 주장을 펼칩니다. "문학은 낭비된 시간이며, 좋은 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라고 선언하면서, 문학은 "도덕적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저 지극히 심오한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허무주의적 선언이 아니라, 자본주의 논리와 생산성을 요구하는 사회에 대한 강한 저항의 의미를 담은 말입니다. "작가가 되려면 정말 많은 시간이 들고, 그렇기에 시간을 굴릴 줄 알아야 한다"라고 말하는 마일스에게 글쓰기는 실용성이나 효율성을 넘어선 행위입니다.


그 낭비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고, 기존의 사고를 전복하는 힘을 얻게 되니까요. 글쓰기를 통해 ‘아무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순간들이 가장 가치 있는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마일스는 설파합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강요하는 '쓸모 있음'의 반대편에 서서, 의도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학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마일스의 또 다른 핵심 주장은 '베끼기(copy)'입니다. "모든 예술은 삶과 관련하여 창조되며, 우리는 그 삶에 감동받고, 글쓰기는 그러한 경험을 '베끼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베끼기'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현실을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창조적 과정을 의미합니다. 글쓰기는 삶을 반영하는 동시에 그 삶을 변형시키는 힘을 가지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언어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마일스의 퀴어적 관점과 정치성에 대해서도 잘 묻어있습니다. "노동계급 출신의 퀴어 예술가와 같은 반사회적 존재들의 불결함과 변칙성은 표백된 정상성 자본의 옆자리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가시화되기 마련"이라며, 주류 사회의 규범에 저항하는 존재로서의 퀴어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그는 예술이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폭로하고 저항하는 힘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부록으로 실린 조이 레너드의 〈나는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는 마일스의 1992년 대선 출마를 지지하며 쓰인 시입니다. 기존 정치 구조를 비판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자기만의 현재에 도달하는 글쓰기에 관하여'입니다. 마일스가 강조하는 글쓰기의 목표를 함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글쓰기는 ‘지금-여기’의 감각을 예민하게 다듬고, 개인의 삶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마일스의 글쓰기에서 뉴욕이라는 도시 공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가난한 이들을 밀쳐대며 나아가는 대도시 뉴욕의 실체"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상징하며, 이는 '지금 여기의 도시'로 확장됩니다.


독특한 점은 '불결함'을 긍정한다는 것입니다. "어수선하고 불결한 세계들이 모인 공공건물"이라는 표현처럼, 정돈되고 깔끔한 것이 아닌 혼돈과 무질서를 받아들입니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저항이자, 진정성 있는 글쓰기를 위한 필수 요소로 제시됩니다.


"우리에게는 가난한 사람들, 대안적인 사람들, 엉망진창인 사람들이 필요하다"라는 구절은 마일스의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불완전하고 주변화된 존재들은 오히려 "삶의 목적을 가시화시키는" 중요한 주체인 겁니다.


마일스의 글쓰기에서도 그 철학은 묻어 나옵니다. 전통적인 서사 구조나 문법을 따르지 않습니다. 단편적인 이미지와 즉흥적인 문장을 통해 현실을 포착합니다. 기존 문학의 형식을 해체하고, 새로운 언어를 실험하는 과정입니다.





문학의 존재 방식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책 <낭비와 베끼기>. 글쓰기를 통한 자기 발견의 여정을 색다르게 만나는 시간입니다. 아메리칸 언더그라운드 문학의 상징적 인물이자 퀴어 문학의 선구자 아일린 마일스가 들려주는 글쓰기의 본질을 만나보세요.


세상의 모든 아웃사이더들을 위한 글쓰기 선언문 <낭비와 베끼기>. 타협하지 않는 글쓰기의 전설 아일린 마일스의 철학은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한 예술가의 치열한 고백록이자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입니다.


한국어판에는 김선오 시인의 서문 『불결한 삶을 베껴 쓰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동 계급 출신의 퀴어 예술가와 같은 반사회적 존재들의 불결함과 변칙성은 표백된 정상성 자본의 옆자리에서 더욱 역동적으로 가시화되기 마련"이라는 시인의 통찰은, 마일스의 글쓰기가 한국의 맥락에서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를 짚어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1
김종진 지음, 김종필 사진 / 수오서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커피를 대하는 태도와 철학을 담은 책 <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 김종진 저자는 서울 연희동에서 '매뉴팩트 커피' 가게를 운영하며, 커피를 매개로 한 지속 가능하고 진정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바라보는 시각을 안겨줍니다.


나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혹은 언제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은 꿈 많은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 N년차를 바라보는 직장인들의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종진 대표의 <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은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한 사람의 답변이자 12년간의 여정을 담은 기록입니다.





연희동의 한적한 골목, 2층에 자리 잡은 작은 카페 '매뉴팩트 커피'는 흔히 말하는 핫플레이스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찾아가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음에도, 이곳의 커피를 마셔본 사람들은 "다른 곳을 다 다녀봐도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는 맛"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커피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겪은 고민과 시행착오 그리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상세히 담겨 있습니다. 장인 정신과 비즈니스의 균형이라는 주제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김종진 대표의 대학 시절은 다양한 경험을 쫓는 여정이었습니다. 휴학, 여행, 편입 등 20대의 시간을 마음껏 경험하는 데 투자했던 그에게 커피는 단지 아르바이트로 만난 우연한 인연이었습니다.


커피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몰입의 경험을 선사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게 됩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에 푹 빠져 있을 때의 그 행복감. 김종진 대표가 커피를 내리며 느꼈던 그 감정은 우리 모두가 직업에서 찾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닐까요?


매뉴팩트 커피는 2013년에 형과 함께 문을 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커피와는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커피 업계에 몸담게 되었고,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는 하나의 마음으로 창업을 결심합니다.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커피에 대한 열정은 두 대표를 외국으로 이끌었습니다. 여유 자금이 없었지만 대출을 받아 여러 나라의 커피 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매뉴팩트 커피의 방향성을 세워나갔습니다.


이런 시작은 많은 창업자들의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완벽한 준비란 없습니다. 오히려 때로는 뛰어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김종진 대표의 여정은 열정과 행동력의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매뉴팩트라는 이름이 어떻게 12년간 한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을까요? 처음의 열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게 되고, 초기의 낭만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일을 이어나가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좋은 커피를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품질이 뛰어난 원두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를 둘러싼 모든 과정에서 철학과 가치를 담는 일이다"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원두 로스팅과 커피 추출을 넘어 공간 운영, 고객 경험, 직원 교육까지 모든 요소가 브랜드의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변하되 변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철학으로 매뉴팩트는 위기를 극복하며 성장해왔습니다.


매뉴팩트 커피 이야기는 하나의 철학이자 삶의 방식을 대변합니다. 김종진 대표의 이야기는 커피를 넘어 우리의 일과 삶에 대한 통찰을 안겨줍니다.


"원두에 물을 붓고 기다리면 커피가 나오는 것처럼 결과가 빨리 나오면 좋겠지만, 일의 결과는 종류와 무게에 따라 시기를 달리했다."라는 말처럼 모든 일이 즉각적인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어떤 일은 오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결실을 맺기도 합니다. 불확실성과 지연된 보상은 좌절감을 안겨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일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은 '내 일'을 찾고, 그것을 사랑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나아가는 한 사람의 진솔한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김종진 대표에게 '커피 하는 마음'이란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것을 넘어, 커피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가치와 의미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일 겁니다. 끝까지 달리는 비결, 변하되 변하지 않는 마음을 되새겨봅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OO 하는 마음'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그리고 '내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무언가는 무엇인가요? 자신만의 'OO 하는 마음'을 찾아가는 여정을 선사하는 의미있는 책입니다.


수오서재의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는 10년을 이어온 브랜드에 담긴 고유한 이야기를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매뉴팩트 커피, 공씨아저씨네에 이어서 지속가능한 브랜딩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시리즈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