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 - 이렇게 계속 살아도 괜찮을까
제임스 홀리스 지음, 정명진 옮김, 김지용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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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융 심리학의 대가 제임스 홀리스 저자가 들려주는 인생 후반기의 놀라운 기회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


이게 정말 내가 원한 삶인가? 마흔 즈음에 많은 이들이 맞닥뜨리는 질문입니다. 어딘가 허전하고 공허한 감정을 느끼지요.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지진'의 신호라고 합니다.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은 이 시기에 겪는 불안과 공허함을 해석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입니다.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세계적인 융 심리학 권위자로서, 인생 후반기에 찾아오는 변화와 혼란이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진정한 나를 찾으라는 초대장'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책은 마흔 이후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성찰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칼 융의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다룹니다.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생 전반기 동안 사회적 성공과 안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중년이 되면서 자아(ego)가 구축한 삶이 더 이상 내면의 자기(Self)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겁니다.


책에서는 이를 '의미 상실의 순간'으로 표현합니다. 우리가 더 이상 자동조종 모드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인 겁니다. 이 시기에 찾아오는 불안, 우울, 공허감은 우리가 외면해 온 내면의 소리를 듣고, 보다 깊이 있는 삶을 추구하라는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가 마흔 즈음에 이르러 불안과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합니다. 특히 '생애 초기의 메시지'가 우리의 자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합니다. 부모, 사회, 문화가 요구했던 기대와 역할은 우리가 누구인지 고민할 기회를 빼앗았습니다. 결국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는 '진정한 나'를 찾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겁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결핍의 상처'를 경험하고 이를 보상받기 위해 살아왔다고 합니다.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느 순간 그 노력이 더 이상 충족감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은 불편하지만, 진정한 성장의 시작점이 된다는 걸 짚어줍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개성화 과정(individuation)'입니다. 융 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부모와 사회가 부여한 역할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나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나의 선택이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나는 지금 내 삶을 확장시키고 있는가, 아니면 축소시키고 있는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보라고 합니다.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패턴 또한 분석합니다. 우리는 친밀한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실망하고 상처받습니다. 그저 불운이 아니라, 무의식 속에 자리한 특정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투사(projection)와 전이(transference)' 개념은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우리는 배우자나 자녀, 친구, 직장동료에게 자신도 모르게 과거의 관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감정을 투사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고 벗어나야만 진정한 관계의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특히 가정은 무의식적 패턴이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장소입니다. 저자는 부모의 미해결된 문제가 어떻게 자녀에게 투사되고, 세대를 걸쳐 반복되는지 설명합니다. 중년에 이러한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다음 세대에 같은 상처를 물려주지 않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는 걸 일깨웁니다.





많은 이들이 중년에 직업적 위기를 겪습니다. 직업이 단순히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직업(job)과 소명(calling)을 구별해야 한다고 짚어줍니다.


직업은 선택할 수 있지만, 소명은 선택할 수 없는 것, 즉 우리 내면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는 어떤 것을 뜻합니다. 소명을 발견하려면 더 이상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 것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인생 후반부가 더욱 의미 있고 만족스러워지려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인생 후반기에는 다양한 감정적 도전이 찾아옵니다. 죄책감, 비탄, 배신, 우울, 불안 등의 감정을 마음의 늪지대로 표현하며, 잘 통과하는 방법으로 '결단'의 중요성을 짚어줍니다.  우리가 되어야 할 존재가 되는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 말입니다.


왜 살던 대로 살면서 다른 삶을 꿈꾸는가를 묻는 책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 불안과 공허함, 인생 후반기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는 조언에 귀 기울여봅니다. 이 신호는 선택의 기회입니다.


과거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불안과 두려움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은 바로 그 선택의 순간에서 방향을 안내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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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결정적 순간 - 역사를 바꾼 수학 이야기
박재용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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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수학은 어려운 공식과 복잡한 계산으로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수학이 단순히 문제를 푸는 기술이 아니라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지적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 흥미로움은 배가될 겁니다.


박재용 작가의 <요즘 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결정적 순간>은 역사 속에서 수학이 어떤 순간에 혁신을 이루었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왔는지를 알기 쉽게 풀어냅니다. 수학이 어떻게 문명의 발전과 맞물려 있는지 역사적 맥락 속에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덕분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떠나볼 수학의 결정적 순간들은 지식의 나열이 아닌, 인류 지성사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입니다. 수학의 역사를 탐험하며, 이 학문이 가진 진정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맛보세요.


"하나, 둘, 셋..."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숫자의 개념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수학의 역사는 인류가 숫자를 인식하고 활용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출발합니다.


단순한 점이나 선을 이용해 물건의 개수를 세기 시작했던 것에서 점차 숫자의 개념이 정교해졌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60진법을 사용했고, 이는 오늘날까지 시간과 각도를 측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들은 단순한 연산을 넘어 수의 성질을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수를 신비로운 존재로 바라보았으며, 그 과정에서 완전수와 소수 같은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완전수(예: 6과 28)는 자신을 구성하는 약수의 합과 같은 수를 의미하며, 이 개념은 이후 수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소수의 발견과 그 성질에 대한 탐구는 수학사의 중요한 장을 차지합니다. 에라토스테네스의 체(Sieve of Eratosthenes) 같은 고대의 알고리즘이 오늘날 컴퓨터 보안의 핵심 요소인 암호화 기술의 기반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수학의 현대적 관련성을 이해시키는 좋은 예시입니다.





농경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토지를 측량할 필요가 생겼고, 이는 기하학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기하학(geometry)이란 단어 자체가 땅(geo)을 측정한다(metry)는 의미를 가진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나일강 범람 후 토지를 다시 구획하기 위해 기하학적 원리를 이용했으며, 이는 유클리드 기하학으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GPS와 위성 측량 기술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발전시킨 기하학적 원리의 현대적 응용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측정하고 기록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수학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0’이라는 숫자는 사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혁명적인 발견 중 하나였습니다. 인도 수학자들은 0을 독립적인 숫자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십진법이 완성되었습니다. 0이 없다면 오늘날의 디지털 세계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개념은 현대 수학과 과학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별을 관측하고 항해를 위한 실용적 필요는 삼각법 발전의 원동력이었습니다. 바빌로니아인과 그리스 수학자들은 별과 행성의 움직임을 계산하는 데 삼각비를 활용했고, 이는 항해술과 지도 제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수 체계는 시간이 흐르며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음수가 필요해진 순간, 그리고 허수의 개념이 등장하면서 수학의 세계는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이러한 개념들은 공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현대 문명을 가능하게 만든 기초가 되었습니다.


삼각함수는 전기 신호 분석, 음향학, 지진파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됩니다.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도 푸리에 변환이라는 삼각함수 기반 알고리즘이 사용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소개합니다.


로그는 곱셈을 덧셈으로 바꾸어 계산을 쉽게 만드는 혁신적인 개념이었습니다. 존 네이피어가 개발한 로그는 천문학과 공학에서 계산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며, 과학 혁명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불확실성을 수학적으로 다루는 확률론은 도박에서 시작되었지만 오늘날 금융, 보험,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파스칼과 페르마가 처음으로 확률을 수학적으로 정리했으며, 현대 통계학과 데이터 분석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받는 영화,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재생되는 다음 영상, 스마트폰의 자동 완성 기능 모두 확률론에 기반한 알고리즘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19세기 칸토어는 수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집합론을 제안했습니다. 집합론은 현대 수학의 언어이자 기초입니다. 칸토어는 모든 무한이 같지 않으며, 다양한 '크기'의 무한이 존재한다는 충격적인 이론을 내놓으며 수학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집합론이 가져온 역설과 논쟁,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리적 접근법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며, 저자는 이것이 현대 수학의 기초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음을 짚어줍니다.


두 천재 사이의 우선권 논쟁으로 이어졌던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미적분 발명은 물리학과 공학에서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습니다. 미적분이 없었다면 현대 과학은 지금과 같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미적분은 자연의 변화를 분석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느끼는 스릴은 미적분학으로 계산된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미적분학은 우주 탐사, 기후 모델링, 경제 예측, 의학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 기술의 거의 모든 부분에 미적분학의 원리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수학의 역사를 알면 세상이 보입니다. 농사를 짓고, 별을 관측하고, 건물을 세우는 과정에서 발전한 수학은 인류 문명의 필수적인 동반자였습니다. 역사 속에서 수학은 언제나 실용적인 문제해결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추상적인 탐구로 발전했습니다. 무리수의 발견, 0의 개념 도입, 미적분학의 발명 등 수학사의 결정적 순간들은 인류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요즘 청소년을 위한 수학의 결정적 순간>은 수학 개념 설명을 넘어서, 수학이 인류 문명을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단순한 수학사 책이 아닙니다. 인류의 호기심과 창의성 그리고 끊임없는 발전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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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의 심리학 - 예술 작품을 볼 때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오성주 지음 / 북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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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그림 앞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작품의 배경과 역사를 생각하나요, 아니면 그냥 아름답다 혹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직관적 반응만 떠오르나요?


서울대학교 오성주 교수의 <감상의 심리학>은 우리가 미술 작품을 감상할 때 일어나는 심리적 과정을 파헤치는 독특한 여정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미술 세계에서 종종 간과되는 중요한 참가자, 바로 '감상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춥니다. 미술에 관한 대부분의 담론이 작품과 작가에 집중되는 동안, 오성주 교수는 미술의 세 번째 주인공인 감상자의 경험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감상은 미술 작품 앞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심리 행동"이라는 저자의 정의처럼, 이 책은 예술 감상을 수동적 과정이 아닌 감상자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능동적인 심리적 여정으로 재해석합니다.


예술은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객관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감상자들이 예술을 이해하는 데 많은 통찰을 줄 수 있고,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여봅니다.


오성주 교수는 <감상의 심리학>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예술심리학의 통찰과 실험 결과들을 소개합니다. 미술 감상을 심리학의 객관적 렌즈로 들여다보되, 예술의 주관적 경험을 존중하는 균형 잡힌 접근법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미술 감상의 첫 단계는 바로 '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보는 행위'가 얼마나 복잡하고 신비로운 과정인지 생각해 보셨나요? 오성주 교수는 심리학 실험을 통해 우리의 시각 시스템이 작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탐구합니다.


흥미롭게도 0.1초만 그림을 보고서도 사람들은 상당히 많은 특징을 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합니다. 우리 뇌는 0.1초라는 눈 깜짝할 순간에도 이미 작품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습득하는 겁니다.


감상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서는 복잡한 심리적 과정입니다. 오성주 교수는 감상의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감상의 첫 단계는 인식과 이해입니다. 우리는 작품의 대상이 무엇인지 파악하려 노력합니다. 추상 작품 앞에서 느끼는 당혹감은 바로 이 단계에서의 어려움에서 비롯됩니다.


다음 단계는 보다 심층적인 해석입니다.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 작품의 제목이나 부가 설명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흥미롭게도 정보가 더 많이 제공될수록 관람객들은 작품을 더 의미 있게 평가했습니다. 특히 작품이 추상적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강했습니다.


작품과 직접 연관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관람객의 이해와 감상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추상화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일수록 더 적극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마지막 단계는 감정적 반응입니다.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 경외, 불안, 혐오 등 다양한 감정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감정적 반응은 작품 자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감상자의 개인적 경험, 성격, 문화적 배경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칸딘스키, 몬드리안과 같은 추상화가들은 구체적인 대상 없이도 형태, 색, 선의 배치만으로 의미와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들의 작품을 감상할 때 인간의 뇌는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내는 데 놀라운 능력을 발휘합니다. 오성주 교수는 어떻게 개별 요소들을 의미 있는 전체로 조직화하는지 연구해온 게슈탈트 심리학을 바탕으로 무의식적으로 적용하는 우리의 심리를 짚어줍니다.


풍경화는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까요? 오성주 교수는 인간의 생태적 감정과 연결시켜 설명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생존하기 위해 안전한 서식지를 찾는 데 필요했던 감각이 예술 감상에서도 작용한다고 합니다.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물과 숲이 있고 피신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 환경은 생존에 유리했습니다. 이런 환경적 요소가 담긴 풍경화를 볼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산수화와 같은 동양의 풍경화 전통에서는 자연과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한 주제로 다뤄졌습니다. 감상자에게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겸손해질 것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복잡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종종 퍼즐을 푸는 것과 유사합니다. 우리는 무엇이 그려져 있는지,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문제 해결 과정은 감상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작품의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더 오래 작품을 보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이는 컨템포러리 아트나 개념 미술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직접적인 시각적 아름다움보다는 관람객이 작품의 개념과 의미를 해독하는 지적 과정을 중요시합니다.





예술사는 기존 관습과 기대를 깨는 혁신의 연속입니다. 이상한 그림은 우리의 기대를 위반함으로써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창출합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와 같은 작품은 우리의 인지적 기대를 뒤흔듭니다. 이러한 기대 위반은 처음에는 불편함을 주지만, 새로운 사고방식을 열어줍니다.


미술사의 많은 혁신적 움직임들—인상주의, 큐비즘, 초현실주의—은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여겨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미적 규범을 확립했습니다. 인간의 지각과 기대가 어떻게 조정되고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예술 감상은 순수하게 개인적인 경험인 동시에 깊이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현상임을 짚어주는 <감상의 심리학>. 우리의 성격, 경험, 문화적 배경이 모두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경험하는지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에 AI 시대에도 인간 감상자의 고유한 역할은 여전히 중요해집니다.


"미래에 최첨단 인공지능이 그림을 창작하고 평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림 앞에 서서 감상하고 있는 감상자의 마음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설령 인공지능이 그림 감상을 하고 분석을 한다고 치더라도 그림 감상 자체는 타인 또는 다른 존재와 절연된 감상자만의 영역인 것이다." - p9


예술 감상을 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어떤 작품은 시선을 붙잡는지 인간의 고유한 경험인 예술 감상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감상의 심리학>. 미술 감상의 심리학적 접근이라는 주제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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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3학년부터 시작하는 똑똑한 독서 수업 - 문해력, 창의력, 문제 해결력을 높이는 독서 활동 125
류창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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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국어 교사이자 네이버 인기 채널 '다시, 학교 공부'를 운영하는 류창진 선생님의 <초등 3학년부터 시작하는 똑똑한 독서 수업>.


교실 현장에서 실제로 검증된 독서 활동 125가지를 소개합니다. 아이의 문해력, 창의력, 문제 해결력 등 기초 학습 실력 향상과 교과 학습과의 연계성까지 고려해 독서가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초등 3학년이 되면 학습의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이 시기에 효과적인 독서 습관을 갖춘 아이들이 학교 공부도 더 잘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늘어난 학습량과 어려워진 책의 내용에 압도되어 독서에서 멀어지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과 부모님을 위한 해결책으로 '목적 독서'를 제시합니다. 단순히 많은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는 독서를 통해 어떻게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고 학교 공부에도 응용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많은 아이들이 독서를 어려워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류창진 선생님은 아이들이 독서에서 재미를 찾지 못하는 점, 읽기 자체를 어렵게 느끼는 점, 책을 읽은 후 성취감을 느끼지 못하는 점, 역설적이게도 독서를 너무 열심히만 하려는 점, 마지막으로 독서 습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점을 짚어줍니다.


'독서를 너무 열심히 한다'는 부분이 흥미롭죠? 양적인 독서만 강조하다 보면 아이들은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빠르게 넘어가기만 하거나, 책 읽기를 단순한 과제로만 인식하게 됩니다. 진정한 독서의 즐거움과 가치를 놓치게 만듭니다.


독서 지도 전 보호자가 체크해야 하는 6가지 질문이 도움됩니다. 아이의 독서를 방해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독서에 도움이 되는 환경은 어떻게 조성할 수 있는지, 독서 전 준비운동의 중요성, 다양한 독서 방법(눈으로만 읽는 것이 아닌), 독서 후 활동의 중요성 그리고 추천 도서 목록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특히 추천 도서 목록이 반드시 읽혀야 할 필수 목록이 아닌 보물지도와 같은 안내서라는 관점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고, 독서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독서 과정에서 흔히 마주치는 여러 문제 상황들과 그 해결책을 만나게 됩니다. 글을 오래 읽지 못하는 아이, 질문에 '모르겠다'고만 대답하는 아이, 스스로 책을 읽지 않는 아이, 책을 읽고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 특정 주제에만 편중된 독서를 하는 아이, 그리고 책을 읽어도 성장이 느껴지지 않는 아이 등 다양한 케이스별 해결 방안을 들려줍니다.


국어 교육 전문가들은 읽기 과정에서 배경지식과 경험의 활용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아이가 책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히 '집중력 부족'이나 '능력 부족'이 아닐 수 있습니다. 배경지식이나 경험의 부족 또는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책 선택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니, 이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일깨웁니다.


단단한 마음, 뚜렷한 주관, 폭넓은 배경지식, 적극적인 표현력 그리고 깊이 있는 몰입. 이렇게 초등학생이 책 읽기로 갖춰야 할 능력을 다섯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하고, 각 카테고리별로 주제별 독서 활동이 소개됩니다.


'뚜렷한 주관'을 기르는 독서 활동 편에서는 관점, 평가, 비교, 생각 떠올리기, 여러 시각 이해하기, 질문 만들기, 의견 제시하기, 나 돌아보기라는 8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창의적 사고의 씨앗을 심는 중요한 활동들이 가득합니다. 다양한 질문 기법, 비교 분석 방법, 가치 판단 연습 등을 통해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활동들을 소개합니다.


'폭넓은 배경지식'을 쌓는 독서 활동 편에서는 독서와 교과 학습의 연계성에 대해 짚어주는 과목별 기본 지식 쌓기 관련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과목별로 어떤 책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교과 연계 독서 전략까지 안내합니다.


'깊이 있는 몰입'을 경험하게 하는 독서 활동 편에 있는 '결과물 만들기' 주제도 유용합니다. 독서 경험을 가시적으로 남기는 중요한 활동입니다. 독서의 흔적을 남기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성취감을 주고, 독서에 대한 지속적인 동기를 부여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독서 노트, 북아트, 독서 지도, 독후감 등 다양한 결과물 만들기 활동과 효과적인 활용법을 알려줍니다.






책 속 부록으로 실용적인 독서 자료도 있습니다. 책 읽는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도움됩니다. 독서 단계별(전, 중, 후), 장르별(문학, 비문학), 상황별 질문 리스트가 있습니다. 교과서와 연결해 독서하는 방법과 '다시, 학교 공부' 추천 초등 도서 목록도 만날 수 있습니다.


목적이 있는 질적 독서로의 전환을 위해 읽어야 할 책 <초등 3학년부터 시작하는 똑똑한 독서 수업>. 아이 공부 실력을 키울 기초 체력이 될 125가지 독서 활동, 교실에서 검증된 독서 전략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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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니어존 - 우리의 미래를 미워하게 된 우리
구정우 외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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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점점 뚜렷해지는 노인 혐오와 세대 갈등을 다루는 책 <노시니어존>. 현대 사회에서 노인이 어떻게 배제되고 있는지를 분석하며, 초고령화 사회를 맞이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논의한 일곱 저자들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티앤씨재단의 콘퍼런스를 기반으로 한 책입니다.


단순히 감정적 호소에 그치지 않고 사회학, 영화학, 복지학, 정신건강학, 경제학, 인류학 등 여러 분야의 시각으로 세대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노인 혐오는 어디서 비롯되었을까요. 과거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존경의 대상이었지만, 산업화와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적 생산성이 떨어지는 집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젊은 층이 겪는 취업난과 경제적 불안정 속에서 노인은 연금과 복지 혜택을 받는 존재로 보이며 갈등이 심화되었습니다.


노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대표적인 프레임으로 ‘진상 노인’, ‘꼰대 문화’, ‘세대 착취’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지는 노인 혐오적 언어와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포함된다.


‘노시니어존’이라는 말은 주로 카페, 음식점, 대중교통 등에서 노인을 거부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여러 사례를 들어 노인이 어떻게 배제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정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노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사례, 아파트 커뮤니티에서 노인을 배척하는 분위기, 젊은 층이 주도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노인에 대한 비하가 만연한 상황 등을 분석하며, 단순한 개인적 갈등이 아니라 사회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특히 배제의 이면에 있는 감정을 살핍니다. 젊은 세대는 노인을 특권층으로 여기며 불만을 품지만, 정작 많은 노인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오해하고 반목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균열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영화 〈플랜 75〉는 75세가 되면 정부가 노인의 '존엄한 죽음'을 적극 지원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렸습니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노인 부양 부담이 심각해질 때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한국 사회 역시 OECD 국가 중 노인 자살률이 가장 높고, 노인 빈곤율 또한 매우 높습니다. 우리 사회가 노인을 '돌봄이 필요한 존재'가 아닌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기는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로 접어들었습니다. "빼앗긴 나라는 되찾을 수 있어도 소멸한 나라는 되찾을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고령화가 불가피한 현실 속에서 세대 갈등을 줄이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겁니다.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들며 초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비교 분석합니다. 일본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개념을 도입해 노인을 노동 시장에서 배제하지 않고 적극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세대 통합형 주거 모델을 실험 중입니다.


<노시니어존>은 세대 갈등과 노인 혐오라는 사회 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접근하면서, 궁극적으로 공감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이 책이 제시하는 핵심 메시지는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에서 '老 see:near zone'으로, '올에이지존(All Age Zone)'으로의 전환입니다. 특정 세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노인 혐오가 단순한 세대 간의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인식 변화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세대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사회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서로를 배척하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공존하는 길을 모색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지금의 젊은이는 미래의 노인이며, 우리 모두는 현재의 노인이거나 미래의 노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이 책의 부제 '우리의 미래를 미워하게 된 우리'는 노인 혐오가 결국 자신의 미래를 미워하는 자기혐오의 한 형태임을 시사합니다.


노인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미래를 존중하는 일입니다. '노시니어존'에서 '올에이지존'으로, 미래의 나를 미워하지 않기 위한 대안책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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