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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주역 - 팔자, 운세, 인생을 바꾸는 3,000년의 지혜 ㅣ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강기진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인생 절반을 산 오십 이후의 삶은 어떨까요? 팔자타령을 하기도 하고 이 나이 들어 뭘 새롭게 바꾸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강기진 역학자는 <오십에 읽는 주역>에서 인생을 바꾼다는 정의를 새롭게 짚어줍니다. 바꾸는 것이 미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십 인생을 살아온 이들에겐 시큰둥한 반응이 나오는 거라고 말이죠.
저자는 바꿔야 할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고 말합니다. 아니, 어떻게 지나간 과거를 바꾼다는 거죠? 오늘 먹은 나의 마음이 내 인생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따라 지금까지 살아온 과거가 바뀐다고 합니다.
잘못된 관점 때문에 무기력증에 빠지기 일쑤입니다. 천운을 바라며 종교나 역술인을 찾기도 합니다. 강기진 역학자는 이때 필요한 것이 오십이라는 나이에 부여된 사명이고, 그 사명을 담은 주역 읽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주역에 담긴 어떤 내용들이 중년에 꼭 필요한지 주옥같은 25수를 통해 오십의 운명, 성찰, 경륜, 마음을 이야기하는 <오십에 읽는 주역>에서 확인해 보세요.
주역을 단순히 점술서로만 오해했다면 이번 기회에 주역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겁니다. 주역은 3,000년 지혜를 담은 오래된 철학서이자 유교와 도교의 최고 경전입니다. 인생길을 헤쳐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지금 봐도 심오한 내용이 많습니다.
‘운명은 바꿀 수 없다!’라고 생각하시나요? 운이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하는 힘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자신에게 부여된 운이 부족한 듯 느끼고, 언제나 운이 좋아지길 바랍니다. 살면서 길흉과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역경》은 주인공인 군자가 인생의 여행길을 답파해 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그 여행길에서 군자가 맞이한 결과를 보면 길이 141회, 흉이 57회 등장한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역경》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세상에 길흉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貞)한 사람이 이기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이죠. ‘정하다’는 개념이 역경에서 무척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람의 마음자세가 ‘곧다, 지조가 곧다, 마음이 곧바르다’는 뜻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리키는 겁니다. 흉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태한 사람, 방만한 사람, 약삭빠른 사람들이 길운을 다 차지하지 않겠어요? 꺾이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이기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 이 세상의 구조라는 겁니다.
운명에서 운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예정대로 달성하는 힘이라면, 명은 하늘이 내린 천명을 뜻합니다. 운명이란 길흉의 질곡을 뚫고 자신에게 부여된 명을 향해 운전해 가는 것입니다.
가시밭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 운명이라면 기꺼이 걷겠다는 게 운명을 바르게 사용하는 거라고 합니다. 흉운이 두려워 전전긍긍하지 않으며 운에 끌려다니지 않아야 하는 거죠.
📚 장章을 머금어야 정貞할 수 있으리라. - <곤괘> 3효사
《역경》이 말하는 장章이란 나의 인생을 무엇이라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역경은 인생의 전환기에 놓인 오십에게 이를 스스로 규정하라고 조언합니다. 나이 오십에 이르면 가고자 하는 바가 세워져야 한다고 합니다. 중심을 잡아 표류하지 않도록 일깨웁니다.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 나의 과거는 가변적인 것입니다. 비참한 과거였는가, 나를 단련시키는 과정이었는가? 무의미한 과거였는가, 유의미한 과정이었는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수 있으려면 지금까지 살아온 지난날의 의미를 정립해 자신이 지나온 삶인 과거를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제 왜 저자가 바꿔야 할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라고 말했는지 이해됩니다. 오늘 나의 마음이 바뀌면 나의 행동이 바뀌고 과거를 포함한 인생 전체를 바꾸고 완성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읽을수록 재미있습니다. “아이고, 내 팔자야.” 하며 팔자 탓하고, 인생사가 덧없다는 생각이 들고, 엎친 데 덮친 격 거듭 구덩이에 빠지는 느낌이 들 때... 인생의 위기 상황에서 《역경》이 들려주는 지혜가 숨통을 틔웁니다.
<오십에 읽는 주역>은 오십 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들을 짚어주며 오십에 받아들여야 할 지혜를 일깨웁니다. 인생 경륜이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조언이 쏟아집니다.
오십에 이른 사람은 이제 자신의 인생을 완성해 내기 위한 치열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운과 팔자에 치이며 살아왔던 오십 이전의 삶을 바꾸고 싶다면, 그래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면 주역을 만나보세요.
주역은 미래를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십에 읽는 주역>을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운명을 개척하는 힘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