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타이중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이라암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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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는 알아도 타이중은 생소한 이들에게 새로운 대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해시태그 타이중>. 타이중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대만 제 2의 도시입니다. 그동안 타이베이에 편중되었던 대만 여행이었다면, 이 가이드북을 통해 매력만점 타이중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타이베이에서도 열차로 1시간 내외면 도착하기에 타이중은 앞으로도 인기 높아질 것 같습니다.


가이드북에서는 타이중 핵심 관광지만 둘러보는 1박 2일에서부터 시내와 근교 모두 다녀올 수 있는 3박 4일 일정까지 소개합니다. 살펴보니 사실 근교 여행이 포인트더라고요! 배틀트립에서도 2박 3일 일정으로 타이중 시내와 근교를 다녀왔는데 그 일정대로 따라 해봐도 좋습니다.


중구, 베이구, 시구, 둥구, 난구, 난툰구, 시툰구 처럼 지역별로 구분해 대표 관광지를 소개하고, 각 지역을 여행할 때 함께 묶어 다닐 수 있는 동선을 따라 효율적인 루트를 알려줍니다.


동북아를 아우르는 미식의 집합 대만. 타이중 곳곳에도 맛집이 가득합니다. 대만에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현지 음식 베스트, 타이중에서 만날 수 있는 딤섬 전문점, 호불호 따위 없는 열대 과일 베스트, 버블티 등 대만 대표 음료, 타이중의 야시장 등 한국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타이중은 대만 유일의 국립 미술관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국립대만미술관, 대만 최초 오페라 전용 극장인 국가가극원도 있어 문화와 예술의 도시라는 명성을 갖췄습니다. 근현대사를 품은 타이중 기처역 같은 국가 지정 고적과 공자묘, 사찰, 독특한 벽화가 그려진 무지개 마을 등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대학교를 중심으로 상권 형성이 되어있어 먹을거리도 풍부합니다.


도시 여행으로 제격인 타이중은 근교 여행도 놓칠 수 없습니다. 아시아의 우유니라는 별칭을 가진 고미습지, 포토존 루체 교회 등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다고 합니다.


타이중에 방문한 여행자들은 꼭 방문하는 무지개 마을과 고미습지. 타이중 시내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긴하지만, 투어 상품으로도 있어 효도 여행, 가족 여행 시에는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하고 있네요.


아시아의 우유니라는 별칭을 가진 고미습지는 인생샷 장소이기도 합니다.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촬영지 장화 지역도 소개합니다. 시간 여행하는 듯한 기분에 빠질 수 있는 루강 등 근교에 어쩜 그렇게 볼거리가 풍성한지요.


대만 중부의 깊고 높은 산속에 위치한, 대만 8경 중 하나인 일월담도 느낌 좋은 여행지입니다.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장소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일월담 스타벅스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대자연의 감동을 만끽할 수도 있어요. 스벅 시티컵을 모으는 취미를 갖고 있다면 일월담 머그컵도 이참에 소장품으로 콕!


대만과 타이중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도 효율적인 동선으로 즐거운 여행을 누릴 수 있게 도와주는 <해시태그 타이중> 가이드북. 중국어를 말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대만 타이중 여행법을 꼼꼼하게 알려줘 큰 도움됩니다. 이색적이고 다양한 매력이 있는 타이중에 이제 주목해보세요. 자유롭게 여행 다닐 수 있는 날이 얼른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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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타이중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이라암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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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했던 타이중을 제대로 꽂히게 만든 책. 이색적이고 다양한 매력이 있는 타이중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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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일기
문기현 지음 / 작가의서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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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랑 바르트 애도일기의 오마주, 문기현 작가의 <감정일기>. 불현듯 사라져간 존재의 빈자리를 슬퍼하며, 그 삶을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감정적인 이야기를 읽다 보면, 깊은 슬픔과 고독이란 감정의 끝은 어디일지 궁금해집니다. 그 답은 감정일기의 끝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감정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매번 느끼는 감정들 속에서 모든 시간을 추억하기 때문입니다." - 책 속에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 '밤을 견딘다'는 말이 와닿는 때가 있습니다. 불안한 감정에 지배당하며 어쩔 줄 모르는 감정을 마주할 때는 사실 그런 감정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채 감정에 허우적대기 일쑤입니다. 불안한 감정들이 일상을 지배할 즈음 작가는 감정에 대한 조금의 여유를, 삶에 대한 조금의 편안함을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유난히도 감정이 북받치는 날, 그런 날의 감정을 담담히 써 내려가는 <감정일기>. 아파하고 울고 있는 영혼에서 말을 건네듯 자신의 감정과 마주합니다. 지금의 감정들이 너무나도 밉고 이 감정이 언젠가는 휘날리듯이 사라지고 흩어질 거라는 것도 알지만, 그렇기에 또 가슴 아픈 양가적인 마음입니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읜 작가가 어머니를 대신해 쓴 감정일기도 있습니다. 평생을 홀로 자식 뒷바라지한 어머니가 하지 못했던 말을 대신하는 작가의 글은 상실의 아픔을 간직한 어머니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노력한 흔적입니다. 스스로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매만져온 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거예요. 자신의 감정에 허우적대다 보면 다른 이의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할 여유조차 없어지잖아요.


감정이 나를 가로막고 흔들어 놓는 날의 연속일 때는 세상에 넘쳐나는 좋은 말들도 진정 나를 위한 말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해답은 결국 내 안에 있는 거니까요. 그 감정을 돌아보며 나 자신을 찾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기에 <감정일기>를 쓴 세월은 결국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됩니다.


문기현 작가는 아픈 마음의 시간을 보내고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자신에게 감사하고 있음을 표현합니다. 우리는 보통 감정을 죽인다는 말을 내뱉기도 하지요. 억지로 죽이기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없다는 것도 잘 알면서도, 그 순간에는 그렇게라도 무감각해지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국 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상처받은 감정은 마냥 나쁜 감정만이 아닌, 나를 이해하는 감정이 될 수 있다는 걸 <감정일기>에서 보여줍니다. 오히려 온전한 사람이기에 수많은 감정들을 배워가는 거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소중한 감정을 느끼며 울고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겁니다.


<감정일기>는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을 시적으로 보여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감정과 현실, 두 가지 모두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일상을 기대하며 무수한 감정적인 변화를 겼었고, 그 상황을 이해하며 아파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감정이 없다', '감정을 잃었다'는 말은 무서운 말입니다. 그리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말았다'는 말은 더 무서운 말입니다.


느껴지고 공감하는 대로 이 삶을 표현하며 살아보라고 작가는 조곤조곤 들려주고 있습니다. 잦은 고독과 상처에 많은 시련을 버텨내는 이들이라면 <감정일기>를 함께해보세요. 누군가의 짙은 감정을 함께 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밤을 이겨낸 사람이기에 위로받고 공감할 수 있는 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언어로 대체할 수 없는 깊은 감정들은, 한숨으로 내쉬곤 하였어요." - 책 속에서


작가의 다음 책은 살아가면서 이해했던 삶의 진실, 성숙함을 말하는 책이 될 거라고 합니다. 내 감정을 오롯이 마주했기에 때때로 내려놓는 마음과 삶을 이해하는 법을 깨닫게 되는 여정을 보여준 <감정일기>. 긴 고독과 상처를 지나오며 그 끝을 마주 하고픈 이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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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인문학 - 하루 10분 당신의 고요를 위한 시간 날마다 인문학 3
임자헌 지음 / 포르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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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지식과 삶의 지혜를 담은 울림 있는 날마다 인문학 시리즈 <마음챙김의 인문학>. 조선왕조실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임자헌 저자는 옛 문헌 속에서 지금 여기의 문제에 대해 과거가 줄 수 있는 지혜를 쏙쏙 뽑아 모아 <마음챙김의 인문학>에 소개합니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지 않는 이상은 옛 글을 일부러 찾아 읽기 쉽지 않지요. 그런데 이 글들이 고리타분하지 않습니다. 옛 선현들의 멋진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글도 매력적이지만, 오늘날의 사정에 비추어 들려주는 저자의 맛있는 해석 덕분입니다.


한 해의 시작 새해에 마음 다잡을 때 되새기면 좋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나무꾼이 나무하는 그림을 보고 지은 정도전의 글입니다. 어떤 나무를 자라게 두고 어떤 나무를 베어내야 할지 아는 제대로 된 나무꾼처럼 우리 인생에도 중요한 것을 제대로 알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이어갑니다. 당장의 땔감을 해결하느라 마구잡이로 베어내는 짓을 하지 않듯 말이지요. 장자도 하루 단위로 계산하면 부족하지만 1년 단위로 계산하면 남음이 있다고 말했듯, 올해는 '중요한 일'을 위해 나만의 시간을 붙잡는 한 해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인간다운 인간으로 살기 위한 바른 정신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문장도 많습니다. 욕망으로 자신을 옭아매지 않고 내 가쁜 호흡을 돌아보고 한층 성숙해지는 일상을 위해 읽으면 좋은 글이 가득합니다. 나의 괜찮음을 좋아요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서의 '나'에 집중하자고 합니다. 보편적인 취향에 맞추다 보면 자기 자신을 잊게 되는 법입니다. 새날에 읽으면 좋은 이야기입니다.


선비들의 글은 진지함 그 자체일 것 같지만, 정말 재미있는 글도 많습니다. <마음챙김의 인문학>은 고전 인문학 책이 갖는 선입견을 깨뜨립니다. 요즘 감각에 맞춘 글이 재미를 더합니다. 낡은 습관을 버리고 뜻을 세우게 도와주는 이이의 저서 <격몽요결>이 이 책에 몇 번 등장하는데요. 고전 읽기 책마다 추천하는 책이어서 저도 눈여겨봤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옛 글을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더 실천적인 모습으로 와닿을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빵 터지는 옛 글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놀러 갈 계획을 세우는 선비의 글인데요. 친구들과 꽃구경 가기 전에 규약을 만들고 지키지 않을 시 벌칙까지 세운 장문의 글입니다. 놀 때 놀면서도 장원을 세 번이나 한 권상신의 글이었어요. 꽃놀이 작당모의가 너무나도 진지하면서도 배꼽 잡게 만듭니다.


한 편 한 편 신선한 글, 신선한 해석이 이어지는 <마음챙김의 인문학>. 고전의 힘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인생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주는 데 있습니다. 40편의 명문들을 통해 지친 마음을 정돈시켜보세요.


세상에 품고 있던 생각이 드러나는 글들도 있습니다. 아수라장 같은 세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닮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싹 틔웁니다. 비관하며 울다 끝내지는 않았습니다. 크고 넓은 시야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글이 모여 있습니다.


누군가는 활기찬 의욕의 동기를 얻을 수도, 누군가는 토닥토닥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나를 헤아리고, 나와 내 마음을 돌보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쌓아가야 할 배움을 안겨주는 <마음챙김의 인문학>. 사는 동안 어려움 없는 순간은 없습니다. 다만 지켜야 하는 내 마음을 잘 간수하며 어려움을 밟아 건너는 데 도움이 될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조선 건국 기초를 닭은 정도전의 글로 시작해 조선 후기 개혁과 대통합을 실현한 정조의 글로 마무리합니다. 명문의 저자들이 대부분 정치적인 인물이라 딱딱한 글만 남겼을 법한 선입견은 조금씩 읽는 동안 스르륵 사라집니다.


이 책에 소개된 글은 지극히 나에 관한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개인의 삶의 자세에 관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개인의 변화는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가장 빛나는 내일은 결코 쉽게 오지 않는다."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낡은 모습을 고치고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찬란한 빛깔로 찾아와 안길 거라고 합니다.


40편의 명문과 함께 계절의 변화와 흘러가는 시간 흐름 속에서 분주히 방향을 잃고 움직이던 몸과 정신을 잠시 멈추는 시간. <마음챙김의 인문학>으로 스스로를 헤아리는 시간을 보내고 나면 분명 조금은 달라져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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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펭귄클래식 100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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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출간 후 1세기가 더 지난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는 책 <타임머신>. 28세에 쓴 이 책으로 과학소설의 창시자라는 칭송을 받을 만큼 명성을 얻은 허버트 조지 웰스(H. G. 웰스)는 1880년대 왕립과학대학의 토론 모임과 실험실에서 다양한 형태로 시도했던 시간 차원 개념을 1988년 단편소설 『시간 탐험가들』로 먼저 소개했습니다. 이후 인류 진화에 대한 철학을 담아 이 시대 SF 고전으로 불릴만한 멋진 소설 <타임머신>으로 탄생시켰습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는 <타임머신>외에도 <모로 박사의 섬>, <투명인간>, <우주 전쟁> 등 생전 50권 이상의 소설을 발표했는데, 특히 <타임머신>을 두고 어슐러 르 귄이 한 말이 인상적입니다. 이 작품을 읽지 않고 SF를 쓰거나 문학으로서의 SF를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입니다.


정신적인 여행이 아닌 현대적 기계 장치를 이용한 시간여행과 타임머신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등장시킨 허버트 조지 웰스의 <타임머신>. 발명가의 집으로 초대받은 이성적이고 신뢰감이 가는 화자가 독자를 납득시키는 역할을 맡았고, 그 속에 시간여행자의 미래 이야기를 포함시킨 구성입니다.


만찬 모임에서 자신의 사차원(시간) 이론을 설명하는 시간 여행자. 타임머신을 축소한 모형을 손님들에게 소개합니다. 공간을 여행하듯 시간을 여행하는 기계장치입니다. 손님 중 한 명이 작동시키자 이 모형이 사라지는 걸 모두가 목격합니다.


타임머신 하면 영화 '백 투더 퓨처'의 자동차 드로이언 DMC-12와 영드 '닥터 후'의 타디스가 떠오릅니다. 소설 <타임머신>에서는 안장이 장착된 기계가 등장합니다. 레버를 밀고 당기면 과거와 미래로 향하는 방식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연도가 표시되어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허술한 듯 보여도 딱 핵심을 담은 기계입니다.


일주일 뒤 시간 여행자의 집에서 다시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손님들은 도착했지만, 정작 시간 여행자가 뒤늦게 나타나는데 그의 몰골이 엉망입니다. 허겁지겁 씻고 음식을 먹으며 정신을 좀 차린 후, 시간 여행자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무려 802,701년으로 여행하고 온 겁니다.


기계를 멈춘 직후 든 생각은 두려움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잔인함이 일상다반사가 되었다면? 사람다움을 잃었다면? 그들에게 자신은 구세계 원시 동물로 보일지도 모를 테니 그제서야 무슨 짓을 한 건가 싶습니다. 게다가 도착한 곳의 환경이 전성기는 사라졌고 쇠퇴기에 접어든 세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처음으로 마주한 사람들의 인상이 어린아이처럼 온화해 보입니다. 엘로이라 부르는 그들은 120cm의 키를 가진 소인입니다. 왜소한 육체, 지력 부족인 엘로이는 밝은 곳에서는 웃음을 지으며 행복한 듯 지내지만, 어둠을 극도로 두려워합니다.


어둠의 세계를 지배하는 존재가 따로 있는 겁니다. 지하에 사는 몰록 족은 육식을 하며 (동물이 대부분 멸종된 시대에서 어떻게 육식을 하는지는 상상에 맡기리) 어둠에 적응한 신체를 가진 작은 괴물과도 같습니다.


엘로이와 몰록 모두 미래 세계의 인류의 후손이라는 게 충격적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걸까요. 허버트 조지 웰스는 자본가와 하층민이라는 자본주의로 인한 빈부 격차와 차별에 대한 비판을 엘로이와 몰록에 덧씌웠습니다. 지상에는 '가진 자들'이 살게 되었고, 지하에는 '못 가진 자들'이 기계처럼 부려지며 그 생활에 적응된 둘 모두에게 퇴화가 일어나게 된 겁니다. 지상의 엘로이는 용기와 호전성이 필요 없게 되자 그 부분이 도태되었고 흡족한 권태만 남게 되었습니다. 지하의 몰록은 빛을 싫어하는 야행성으로 변하게 되었고요.


"동종 인간의 노동 위에서 안락과 즐거움을 누리고 살면서 인간은 '불가피성'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핑계 삼았다. 바야흐로 때가 되자 그 '불가피성'은 그들에게로 되돌아왔다." - 책속에서


너무나도 그럴법한 인류의 후손 모습이지 않나요. 하인 계층에서 태어난 그가 평생 개선하고 싶어한 것들의 시작점이 <타임머신>입니다. 엘로이와 몰록 이후의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생사를 넘나드는 고난을 경험하고 타임머신에 올라탄 시간 여행자는 더 먼 미래를 확인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옵니다.


경장편 혹은 중편 소설인 <타임머신>은 지금 읽어도 전혀 고리타분하지 않은 SF 소설입니다. 사실 허점을 엄청 발견할 수 있기도 한데 스토리 안에서 셀프 자책을 하고 있으니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타임머신이 실험실로 다시 돌아왔을 때 왜 첫 위치와 달라졌는지 설명하는 문장처럼 세심하게 소소한 설정을 잘 챙긴 소설입니다. SF 장르에 낯선 독자도 꼭 읽어보세요. 그동안 숱하게 불러왔던 타임머신의 시초를 만나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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