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이상은

 

의미를 모를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드넓은 이 세상 어디든 평화로이 춤추듯 흘러가는 신비를
오늘은 너와 함께 걸어왔던 길도 하늘 유리 빛으로 반짝여
헤어지고 나홀로 걷던 길은 인어의 걸음처럼 아렸지만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소중한 너를 잃는 게 나는 두려웠지
하지만 이제 알아 우리는 자유로이 살아가기 위해서 태어난걸

용서해 용서해 그리고 감사해
시들었던 마음이 꽃피리
드넓은 저 밤하늘 마음속에 품으면
투명한 별들 가득
어제는 날아가버린 새를 그려
새장속에 넣으며 울었지
이젠 나에게 없는걸 아쉬워 하기보다
있는것들을 안으리

 

삶은 계속되니까 수많은 풍경속을 혼자 걸어가는걸 두려워 했을뿐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속을 걸어갈수 있어야 했던걸

눈물 잉크로 쓴 시 길을 잃은 멜로디
가슴과 영혼과 마음과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이제 다시 일어나 영원을 향한 여행 떠나리


삶은 여행이니까 언젠간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더 걸을수 없으니
수많은 저 불빛에 하나가 되기 위해
걸어가는 사람들 바라봐

 

...................................................................................................................................

이 노랠, 라이브로 두 번 들었다. 하나는 어느 인디밴드의 공연에 게스트로 나온 이상은 씨가 따근한 신곡을 들려주던 작년 겨울. 또 한 번은 얼마전 열린 이상은 20주년 콘서트 Festa Festa. 그런데 참 이상했다. 작은 소극장에서 처음 그녀가 이 노랠 부를 때 마음이 찌징-해지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코끝이 찡했다. 슬픈 노래인 줄 알았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또다시 들었을 때, 그곳은 클럽이었고, 사람들이 가득했고, 신나는 분위기였는데 이 노래를 시작하니까 또 가슴이 지잉~해왔다. 슬픈 노래도 아닌데 심장이 흔들려서 어쩔 줄 모르겠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집에 와 다운을 받아 들었지만, 심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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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틀째 간 헬스장.

말그대로 동네 헬스장이다.

기계는 제대로 작동이 안 되는 것이 많고, 낡았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운동복 대신,

헬스 클럽에서 주는 찜질방복처럼 생긴 분홍파랑 티를 입고

모두가 운동하는 곳이다.

게다가 관장은 할아버지이고.

근데 난, 그래서 이곳이 마음에 들었다.

모두가 최신식의 새롭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에 열광한다.

그래서 낡고 바랜 것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그 낡음대로 묵묵히 쓰여지는 공간이 하나 있다는 것,

그것은 왠지 나에게 위안이었다.

 

#2

러닝머신 20분을 끝내고 자전거에 앉았다.

이틀전에도 자전거는 무지 힘들었었는데,

오늘도 여전히 2분도 채 되지 않아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아쒸, 힘들어.

그러다가 이런 식으로 나가면 5분도 못할 거 같아서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다리에 힘을 뺐다.

아, 근데 처음엔 둔하게 움직이던 내 두 발이 점점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부드럽고 가볍게.

그래, 힘을 들여서 애를 쓰면 역시나 힘만 들고 지치고 마는데.

온몸에 힘을 주욱 빼는 순간 너무도 쉬워졌다는 게,

너무도 신기했다.

힘을 빼는 순간, 힘이 나간 공간에 여유와 즐거움이 자리잡는다.

힘이 들지 않으니 천천히, 오래도록 웃으며 할 수가 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쳤다면,

그랬다면, 난 곧 포기해야 했을 것이다.

역시, 삶이란, 너무 힘들이면 안되는 것이다.

적당히, 스무스하게, 리듬을 타면서 그렇게.

 

#3

자전거에 있으니 여러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이거 조금 저거 조금 하다가 말아 버린다.

저러니 뭔가 잘될리가 없지,

러닝머신을 조금 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다른 기구로 가 있다.

그러다 또 사라져 저쪽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

다른 그런 식으로 사는구나.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겉치레만 하다가 마는구나.

삶을 성공했다, 라는 건.

무언가를 진득히, 즐겁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또 하나의 진리를 배웠다.

그래서 더더욱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20분을 채우고 내려왔다.

 

#4

운동이란 건 묘한 매력이 있다.

분명 힘을 쓰고 왔는데,

힘이 빠져나간 자리엔 어느새 활력이 들어와 있다.

그러니 뭔가를 받아들이기 위해(기운 같은 것)

몸안의 불필요한 것들을 빼내는 작업,

그것이 운동이 아닌가, 싶다.

운동 또한 명상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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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8-01-11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음과 헐거워짐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
또 다른 삶에 눈뜨게 되나 보네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8-01-11 12:43   좋아요 0 | URL
캬, 명문장이에요. :)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하지만,
새것만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차트랑 2012-01-0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헬스장 등록하고 잘 나가면 두어달 ㅠ.ㅠ 1년 내내 잘 좀 나가는 방법 없나요 ㅠ.ㅠ
 
[수입] Taiko To Tabla
ARC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현란한 북소리가 이끄는 매력. 기운이 없을 때 들으면 힘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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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칠년 가을 :)

행복은 어떤 '순간'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순간들이 이어지면 행복감도 지속되는 것이고,

그 연결고리가 끊어지면,

행복은 흩어져 단순한 즐거움이나 기쁨에 머문다.

하지만 어떤 찰나의 순간만큼

솔직한 것이 또 있을까.

내게서 나온, 나도 모르는 나의 자연스러운 저 표정이,

마음에 든다.

그 순간의 감정이야 사라져 버렸지만,

아마도 마음 저 깊은 한구석에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그것이 툭툭 튀어나와서,

그 기운이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고,

바람을 타고 나르며,

저 바다와 하늘을 날아 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았으면,

그래서 나도 그 기운을 다시 받아 또 한 번 미소짓는,

그런 세상과 마음.

그것이 나의 행복.

 

ps 오즈마 님을 위한 특별 서비스입니다. (미리크리스마스~!)

지난번에 저만 오즈마 님 얼굴 안다고 조금 억울하다고 했죠?

뭐, 이목구비는 잘 안 보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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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07-12-05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난, 인터넷에 흔한, 이미지 사진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슥 지나갔다가, 글을 읽고, 다시 올라갔어요. 왜 그런 오해를 했냐면, 미인이자네요!!!!!!!

그동안 난 하트님을 저 옆에 찌그러트린 고양이라고 상상해 왔죠!
워- 실망이야!
혼자 미인인 게 어딨어요, 안 놀아! (뭔 소린지;;)
격한 미모!


아이 예뻐라. 예쁘고 예쁘네요, 내 친구 하트님!
그래서 자꾸자꾸 보게 되네요. 예뻐요, 예뻐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2-05 11:22   좋아요 0 | URL

오호호호 오즈마 님은 속은 거예요.
저게 어찌하다 빛을 쫘악 받아서 나온 거라 저래요-
오즈마 님의 섹시함에 어디 비할 수가 있나요 :-)

잉크냄새 2007-12-0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정이 참 행복해보이네요. 언뜻 문근영의 표정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행복은 어떤 순간들의 연결고리에 있다는 말, 되뇌이게 되네요.

마음을데려가는人 2007-12-05 11:24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 문근영이라는 소리는 첨.
워낙 나이차가 나서리;;;;

저도 사진보고 놀랐어요.
(본인 사진을 보고 참 행복해보인다,라고 생각했으니;)
자꾸자꾸 저런 순간들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