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씨.

여름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면

전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천둥씨를 앞세워

곧 올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전 마음이 설레요.

당신의 존재감에

압도당하는 그 순간이

너무 기다려집니다.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별다를 것 없는 일상에

당신이 스며들면

이리저리 방황하던

마음은 당신에게 오롯이 향합니다.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당신의 거대한 존재감에

전 제가 얼마나 하찮은 인간인지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래요, 

하찮은 제 존재 그대로 가만히 있어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저 거대한 폭우씨 앞에서는

너도 나도

도긴개긴이다.

뭘 그리 아등바등하니?

바람아 불어라,

천둥아 쳐라.

우리 모두

폭우씨 앞에서는

별볼일없는 인간이다!

다 똑같아.

그러니 폭우씨가 온 순간만큼

우리,

인간세계의 온갖 고민과 고통은

다 내려놓자.

뭐 이런 기분이랄까요.

오늘 너무도 잠시 왔다간 폭우씨.

또 언제 오시렵니까?

커피 한 잔 타놓고

오래도록 보고싶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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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2-05-1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우씨가 간만 보고 떠난 바람에 물뿌리개 들고 화단을 다섯번이나 왔다갔다 하고 말았죠.

마음을데려가는人 2022-05-19 09:21   좋아요 0 | URL
잉크냄새님 화단에 식물 키우는 남자였군요!!! 어젠 바로 가버려서 너무 아쉬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