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우주의 고아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태어나서 따로따로 죽어가는 고아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으로 반짝반짝 빛나지 않으면
우주의 어둠 속으로 삼켜져 버린대."
우주의 고아.
머리까지 뒤집어 쓴 담요를 홱 걷어 버리고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온몸을 덮쳐 올 것 같은 진한 감색 어둠에 숨이 막혔다.
우주라는 말을 떠올리기만 해도
이 하늘은 이렇게 어둡고, 끝이 없고, 그리고 몹시 거칠어진다.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별들의 빛이 강해지고 약해지면서
앞을 다투며 반짝거리고 있다.
스미레 선생님의 말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알고 있었다.
누구나 가장 힘든 때는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한다는 것을.
누구도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그렇게 때문에 미숙한 지혜를 짜내어,
엉터리였지만 하고 싶은 대로 해 왔다.
소인들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려 나도 함께 뛰려고,
계속 뛰려고 했다.
14년 동안, 이런저런 방법을 다 동원하여
린과 즐겼던 시시한 놀이들.
그런 놀이에서 나는 분명히 배웠다.
머리와 몸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 세상은 얼마든지 밝을 수도 슬플 수도 있다는 것을.
우주의 어둠 속에 삼켜지지 않는 방법.
고아가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말야."
...
"하지만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기 때문에,
가끔은 손을 잡을 수 있는 친구를
더 열심히 찾으라고 선생님이 말했어."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얼굴로 키오스크가 말했다.
"손을 잡고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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