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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뭘까
가쿠타 미츠요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지질이도 바보같은 연애를 하는 여자, 데루코가 나온다.
데루코는
좋아하는 사람이 전화를 하면,
일을 하는 도중이건 잠자리에 들려던 참이던.
시간 괜찮다며 뛰어나가는 여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순간.
주변의 모든 것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져버려
회사에서 왕따를 당하고, 해고를 당해도.
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여자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 초콜릿을,
면접을 포기하고 사다주는 여자다.
여자는 대접받는 연애를 해야한다고 믿는 사회에서.
데루코는 질리고, 쉬운 여자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사랑방식이 바뀔 리 없다는 것,
자신은 그런 식으로밖에 사랑을 할 수 없는 사람이란 걸.
너무도 잘 아니까.
마지막까지도 좋아하는 사람 곁에 충실한 강아지처럼이라도
남고싶어서 내키지 않는 소개팅을 하고,
그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랑 잘 되도록 연기하는 데루코.
데루코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걸까?
다른 대상에게 옮겨가지 못하는,
자신도 어찌할 바 모르는 집착인 뿐일 걸까?
하지만.
데루코는 바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작 하고있는 사랑도.
그다지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랑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지구상 모든 존재가 하나하나 다르듯.
그들이 추구하는 연애도.
그들이 하고있는 사랑도.
다 그 수만큼의 색깔일 테고.
무엇보다 사람들마다 사람을 선택하고,
사랑을 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의 방식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바뀌지 않는,
그 사람의 약점과 상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데루코의 행동이 사랑이 아닐지라도,
난 그녀의 생각이 마음에 든다.
억지로 연애의 우위에 서려는 여자가 되지 않고,
자기가 좋은 방식대로 마음을 전하는 데루코의 방식.
그것이 설사 병적인 사랑이라할지라도
(사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병적인 거 아닌가)
조금, 응원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마음이 꼭 다나카 씨가 아니라도,
어떤 지점에서 전해지는 남자가 나타날 거라고 믿는다.
세상엔, 이런 사랑도, 저런 사랑도,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그렇게 있는 것이다.
p.s: 전반적으로 밋밋한 감이 많아서, 일본소설 특유의 예쁘고 감성적인 문체는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