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900선에 무사히 안착해 지수 900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이상 형성된 840∼900포인트대의 박스권을 지난 14일 상향 돌파한 데 이어 17일에도 급등해 92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시장도 4년 만에 상한가 종목수가 최대 수치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하며 지수 440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러나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예측하면서도 환율부담,내수침체 지속 등을 이유로 대표주 중심의 종목이나 핵심 우량주로 매매를 국한할 것을 제안했다.
◇기술주 주도 양상에 증권주도 상승=실적 부담이 가중되던 포스코와 삼성전자가 지난주 잇따라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발표를 하면서 증시가 긍정적인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정보기술(IT)주 주도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외국인도 IT주 중심으로 2777억원 순매수하며 이틀간 4690억원어치를 사들이는 등 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LG필립스LCD가 상한가에 육박했으며 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삼성전자 등이 각각 4∼7% 상승했다. 팬택앤큐리텔 콤텍시스템 등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IT 부품 및 장비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며 상한가까지 오른 종목수가 181개에 달했다. 이는 2001년 1월30일에 상한가 218개를 기록한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치이다.
거래소에서는 증권업종 지수가 전날보다 2.51% 오르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실장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3∼4월부터 국내 기관투자가와 개인의 매수세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중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증권사들은 환율부담,내수침체 등의 변수를 이유로 주식시장의 1·4분기 대세 상승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씨티그룹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940선까지 오를 수 있으나 오히려 750선까지 조정될 가능성에 대비해 차익실현에 나서라고 권했다.
또 외국인들이 작년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 순매수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선호주인 IT주 추가 매수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IT주는 상승폭이 둔화되고 통신,증권주 등으로 오름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를 감안해 굿모닝신한증권은 올해 실적이 회복되는 ‘턴어라운드 종목’ 14개를 선정하고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권했다. 대부분 3·4분기 전에 실적 측면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유다.
추천 기업은 고려개발 화인텍 우리금융 웅진닷컴(이상 1·4분기 이익 모멘텀),삼성전자 레인콤 빛과전자 평화정공 현대미포조선(이상 2·4분기),현대건설 LG생명과학 다산네트웍스 현대중공업(이상 3·4분기),삼성물산(4·4분기) 등이다.
어쨌든 현재 시점은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는 낙관론과 대세 상승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현 상황은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국면이라고 지적,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유영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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