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서 시작된 연초 랠리가 거래소 시장으로 옮겨붙으며 증시의 활황세가 지속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 사이에서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장기 저항선인 900선을 돌파한 이후 단숨에 920선을 넘어섰고,코스닥종합지수도 파죽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440선을 넘어 450포인트에 근접하고 있다.
◇분기점은 삼성전자의 기대 이상 실적=최근 증시 급등세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불을 지폈다. 당초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1조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보기좋게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지난해 순이익 규모가 10조8000억원에 이르러 일본 전기전자 업종 주요 기업 10개의 순이익 합계보다 많았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서프라이즈 수준이었다”면서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낙관적인 실적 전망이 거래소 주요 기술주와 코스닥 시장의 주요 장비업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들뜬 객장 분위기=폭등세 속에 증권사 객장은 다시 찾아온 투자자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리는 등 실로 오랜만에 들뜬 분위기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거 급등기의 후유증 재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신증권 일산 주엽지점 관계자는 “객장을 찾거나 계좌를 개설하는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과거에 매매하다 중단했던 고객들이 다시 객장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증권사 서울 대림동지점 관계자는 “객장을 찾는 고객이 작년 말에 비해 30% 정도 늘 것 같다”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객장 손님만 늘고 실제 계좌를 트는 사람이 적었는데 오늘은 신규 계좌가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LG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오늘 오른 종목은 대부분 삼성전자 LG전자 LGPL 등 개인들이 쉽게 사지 않는 종목인 만큼 지수 상승에 비해 시황이 실제로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마까지 오를까=한 전문가는 “주가가 가는걸 누가 말리겠느냐”는 표현으로 주가 전망을 대신했다. 주가가 이미 900선에 안착한 만큼 단기적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 고점을 예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고점을 예단해 매수,매도 타이밍을 설정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이미 주요 매물대와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상황인 만큼 저항선 설정 자체가 힘들다”며 “올해 주가 고점을 1200포인트선으로 본다면 현재로서는 적극적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맹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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