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독서'를 통하여 나만의 욕망을 들여다 봤다. 제어하지 못하고, 한없이 망설이는 주인공들을 통해 나의 또다른 이면을 본다. '나는 왜 이럴까?'를 나만 그렇다로 반복해 보지만, 누구나 질문한다는 것으로, 그 과정이 나의 문제이고 욕망이기에 특별하다는 것으로 고전을 통해 새삼 발견한다. "햄릿이 'to be or not to be(사느냐 죽느냐)' 할 때는 망설이고 결행을 지연하지만, 'let be(순리를 따라야지)'할 때는 비로소 행동하게 된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결정되어 있고 나는 거기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p152)" 내속의 내가 너무도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주 사적인 독서 - 욕망에 솔직해지는 고전읽기
이현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2월
품절


그리고 이 책에서 저는 고전을 최대한 우리 가까이에 갖다놓고 싶었습니다. 가까이 갖다놓는다는 게 집 현관에 갖다놓거나 부엌에 갖다놓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작품이 갖는 보편성을 발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발견은 자기 발견의 구문으로 이루어집니다. '나는 햄릿이다', '나는 돈키호테다', '나는 보봐리다'라는 식입니다. 이런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각자가 자기 안의 햄릿과 돈키호테와 파우스트와 돈 후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배합비율까지도 예민하게 의식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이 주인공들이 바로 근대인의 전형적 초상이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그렇다면 이 작품들은 남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고뇌와 욕망과 광기와 탄식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것이 고전이 갖는 현재성이라고 생각합니다.-7-8쪽

엠마는 욕망을 채우려고 했지만, 이게 거의 화수분 수준이라 충족하지 못한 채 삶을 탕진하게 됩니다. 아무리 돈을 써도 충족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욕구는 채우되 욕망은 버리라는 것이 구태의연할지라도 지혜로운 대답이겠지요. 하지만 이성복 시인의 시에서 나오듯이 욕망이 없다면 이 삶이 얼마나 단조로울까요? 우리는 그 사이에 놓여 있습니다. 엠마의 욕망하는 삶이 비난받을 만하다면, 별 욕망이 없는 샤를르의 아주 단조로운, 그저 욕구만 있는 삶이 바람직한지 혹은 지혜로운 건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욕망에 대해 남긴 교훈입니다. "무엇을 위해 저잣거리를 헤매는가? 삶이란 그다지 많은 것도 아니고 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단순하게 교훈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마담 보봐리]라는 긴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생각보다 복잡하다고 느낀다면 읽어볼 수 있습니다.-43쪽

"아무리 가장 행복한 여성일지라도 여성으로서의 삶이란 과연 받아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과연 행복한 여성, 불행한 여성이 따로 있는 건지 의문을 품게 되죠. 불행한 여성은 그렇다 쳐도 행복한 여성은 그래도 살 만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여성의 삶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전에는 행복한 여성은 그래도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거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대단히 도전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첫 단계로 사회조직을 모두 깨부수어 새로이 세워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남성의 천성 자체나 오랫동안에 걸쳐 천성이 되다시피 한 유전적인 습관을 여성도 정당하고 적절한 지위 비슷한 것이나마 차지하게 될 때까지 뿌리째 뜯어고쳐야 한다." 이것이 헤스터 프린의 '여성 해방론'입니다. -73-74쪽

"한 여자와 제대로 관계를 맺느냐?" 이게 인생의 핵심 문제입니다. 그럼 전쟁도 없다는 거죠. 좀 과도한 해석이기는 하지만 요즘 나오는 어떤 심리한 책에는 젊은 남자들이 욕구를 풀지 못해서 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욕구해소가 안 되니 그게 공격적 본능으로 발산된다는 거예요. 멜러즈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나는 한 여자에게 즐거움과 만족을 얻고 싶었던 것이고,또 그것을 결코 얻지 못했던 것이오. 왜냐하면 여자가 나에게서 즐거움과 만족을 똑같이 얻지 못할 때 나도 그녀에게서 그것들을 결코 엳을 수가 없기 때문이요." 이게 핵심이에요. 로렌스의 성에 대한 생각의 핵심은 진정한 만족은 어느 한쪽만의 만족으로 얻을 수가 없다는 거죠. 왜냐하면 자기만족이란 상대방의 만족에서 얻을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두 사람이 일치돼야 하는데, 이건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코니나 멜러즈도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친 후에야 비로소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로랜스의 핵심적인 성애관이 나옵니다. "남자가 따뜻한 가슴으로 성행위를 하고 여자가 따뜻한 가슴으로 그걸 받아들인다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잘되리라고 나는 믿고 있소."-121-122쪽

햄릿의 복수가 왜 지연되는가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프로이트적인 해석부터 법률가적인 해석, 해석할 수 없다는 허무주의적 해석도 있습니다. 작품을 읽는다는 건 "무엇을 이해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안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햄릿을 이해하려고 하면, 그가 왜 복수를 지연시키는지 알아야겠지요. 그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겠지만, 이해해보고자 한다면 거쳐야 하는 문제가 많습니다.-139-140쪽

돈키호테의 태도는 '이상이라는 게 이미 사라진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이걸 고수하겠다'라는 쪽에 가까운데, 이건 그 이상이 진실이라고 '믿는'태도와는 좀 다릅니다. 그게 진짜라고 믿는 것과, 그게 허상이고 이미 현실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고집하는 것, 즉 현실과 이상 사이의 긴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태도죠. 산초 같은 현실주의자는 오직 하나의 현실 하나만 갖고 있어요. 투구와 세숫대야 중 세숫대야의 세계만 갖고 있는데 보통은 그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돈키호테가 경험하는 현실이란 양면적입니다. 멀쩡한 정신의 우리들도 이건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돈키호테는 둘시네아에 대한 기사도적 사랑에 빠져 있지만, 보통 사람들도 사랑에 빠지면 양면적인 태도를 보여줍니다. 그 남자가, 혹은 그 여자가 평범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동시에 나에게는 특별하다는 걸 알고 있죠. 물론 심하게 빠져 있다면 "네 눈에는 저 사람이 평범해 보이냐?"라고 발끈할 수도 있죠. 하지만 보통 "네 눈에 평범하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내게는 특별해 보여"라고 생각하죠. 과연 이게 광기일까요?-180-181쪽

그런데 여기서 '생각'이 문제입니다.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서 가장 강렬하게 원했던 걸 갖게 된 그 순간에, '딴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각이라는 건 만족감이 다 채우지 못한 빈틈 같은 겁니다. 그 틈새를 생각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게 점점 커지고 권태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게 파우스트의 병입니다. 푸슈킨은 문학작품을 통해 학습한 '권태'를 파우스트라는 희곡을 통해 보여줍니다. 만약 이런 '생각의 과잉', '의식의 과잉'에 의한 권태가 근대적 인간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한다면, 파우스트는 우리 모두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205쪽

돈 후안주의란 현재의 충만을 근거로 해서 미래의 죽음과 죽음 이후의 심판을 거부하거나 간과하는 태도입니다. 현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거죠. 실상 현재란 '지나가는 것'입니다. 청춘도 기분상으로는 영원할 것 같지만, 지나가고 있거나 이미 지나갔지요. 그것과 비슷합니다. 돈 후안주의는 시간의 힘에 대해서 간과하는 태도를 갖고 있어요. 다르게 말하면 돈 후안주의는 현재의 젊음, 젊음의 현재를 어떤 규범으로부터도 벗어나 있는 제약 없는 것으로 숭배하고 예찬하는 태도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그에 비하면 돈 후안의 여성 편력이라든가 쾌락주의라는 건 부차적으로 따라붙는 겁니다. 푸슈킨의 '여성 돈 후안' 라우라의 남성 편력이 말해주는 것도 그런 거죠. 하지만 퓨수킨은 이런 식의 '젊은 지상주의'가 갖는 매력과 위험을 동시에 파악하고 있고, 돈 카를로수와의 대사에게 이미 그걸 이야기합니다. -246-24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 이게 꿈인가? 꿈 이겠지. 꿈 일거야...

바램이다... 꿈이라고 치부하고 싶다...

아들은 재수를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균형잡기가 힘들었다...

온갖 감정들이 올라왔다. 나의 양육방식, 태도, 결정들에 대한 각각의 감정들과 또 싸워야 했다.

그때는 최선이었고, 최고의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 이뤄지지 못한 소원이 위장된 모습으로 꿈으로 나타나리라. 꿈을 자주 꿀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로이트 꿈의 심리학 - 프로이트가 핵심만 간추린 정신분석 입문서
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09년 5월
품절


그러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이 한 가지 있다. '꿈은 억압된 소원의 위장된 성취'라고 한 프로이트의 꿈의 이론이 없었다면, 융의 '에너지 이론'(energic theory)과 아들러의 '기관 열등감과 보상'(organ inferiority and compensation) 이론, 켐프의 '역동적 메카니즘'(dynamic mechanism)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이다.-11쪽

꿈 내용을 이루는 각각의 요소들은 꿈 생각들의 전체 내용에 의해 결정된다. 말하자면 꿈의 내용물 하나하나는 꿈 생각들의 요소 중 하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고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전체 꿈에서 나오는 것이다. 꿈 내용 하나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서로 연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으며, 꿈 생각들의 다양한 영역을 걸치게 될 것이다. 정말이지, 꿈의 요소들은 꿈 내용에서 서로 공통점이 없는 것들까지 모두 표현된다.-49-50쪽

꿈이 '이것 아니면 저것' 식의 선택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 꿈은 이것과 저것을 같은 연결에서 똑같은 권리를 갖는 대안으로 받아들인다. 꿈들의 생성에 '이것 아니면 저것'이 동원된다면, 내가 이미 설명한 대로, 그것을 '이것과 저것'으로 바꿔야 한다. 꿈에서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도 똑같은 요소로 즐겨 표현된다. 꿈에는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표현은 없는 것 같다. 두 개의 생각 사이의 대립, 즉 전환의 관계는 꿈에서 매우 두드러진 방법으로 표현된다. 꿈 내용의 한 부분이 완전히 거꾸로 표현되는 것이다. -60쪽

이제는 고통스런 내용이 든 꿈까지도 소원의 성취로 분석될 수 있다는 점이 이해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사람들이 꿈을 해석하는 도중에 말하고 싶지 않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 주제들을 언제나 맞닥뜨리게 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런 꿈이 불러일으키는 불쾌한 감정은 단지 우리로 하여금 그런 주제에 대한 논의를 억제하도록 하려는 혐오감에 지나지 않으며, 불쾌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직접 처리하려면 그 감정을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꿈에 나타나는 이 불쾌한 감정이 소원의 생성을 막지는 못한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소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소원이 있다. 이런 꿈들의 불쾌한 특징과 꿈 훼손을 서로 연결 짓는 것이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들도 있다. 이 꿈들이 왜곡되었으며, 그 꿈에 담긴 소원의 성취는 위장이라고 결론 내릴 근거도 있다. 그렇다면 꿈 훼손은 사실 검열관의 행위라는 것이 드러난다. 우리는 꿈들의 법칙을 이렇게 다시 쓸 수도 있을 것이다. '꿈은 어떤 '억눌러진' 소원의 위장된 성취이다.'라고. -119-120쪽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든 걱정꺼리,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인상들이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사고활동을 계속한다. 아울러 우리가 전의식이라고 부른 그 체계 안에서도 심리작용이 계속 벌어진다. -160-161쪽

무의식적 소원들이 언제나 활동 중이라는 말은 상당히 진실에 가깝다. 어느 정도의 자극이 건드릴 때마다 그 소원들은 그 자극에게 통과 가능한 길들을 제시한다. 게다가 무의식적 정신작용들이 절대 파괴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은 무의식적 정신작용의 놀라운 특징이다. 무의식에서는 종말을 맞는 것이 없다. 중단되거나 망각되는 것도 있을 수 없다. ......30년 전에 당한 치욕도 무의식의 정서적 원천에 닿기만 하면 그 후 오랜 세월 동안에 언제든지 최근에 당한 치욕처럼 작동한다. 그 기억은 건드려질 때마다 자극을 받으며 다시 생생히 살아난다. 이때 자극은 운동신경의 발작을 통해 해소되지만, 그 기억만은 언제든 다시 일어나 그런 발작으로 이어지게 된다. 심리요법이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무의식적 정신작용을 조정하거나 망각하도록 하는 것이 심리요법의 임무인 것이다.-190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이 갈 수록 아까운 게 많아진다. 또한, 아쉬운 게 많다. 하고 싶었던 일, 함께 있고 싶은 사람들, 읽고 싶은 책, 배우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등이다. 그러나 몰라서 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 때가 가장 답답하고 아쉽고 안타깝다.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매 순간 깊이 있는 삶에 집중하는 게 최고다. '속도의 삶이 아닌 깊이를 위한 삶(p58)'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내외적으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빠름, 빠름에 휩쓸지지 않기 위한 나름의 훈련이 필요함을 '아까운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