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옮겨 쓴 '물의 가족'이다. 주인공들의 마음 속이  빤히 보이는 글이다. 주인공들의 마음을 내가 추측 할 필요가 없다. 글을 읽는 데 불편했다. 글을 따라 읽어가는 눈이 글과 그림을 동시에 본다고 할까. 형식 뿐 아니라 내용도 새로웠다. 일본어를 배워 원어로 읽고 보고 싶다. 번역이...

-3월이 끝나고 있다.  나는 그간 너무 화가 나 있었다. 이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편안하고 해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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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가족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춘미 옮김 / 사과나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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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는 아주 만족한 모습으로, 그러한 손녀와 자고 있는 증손자를 교대로 보고 있다. 그것은 힘이 없는 자를 지켜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나이의 눈이고, 아무런 구애 없이, 이성과 감정의 상극도 없이,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눈 깜짝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눈이다.-51쪽

아버지는, 바다로부터 이 고통에 찬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남김없이 배운 사나이고, 허둥댐을 억누르는 방법을 배운 것이 아니라, 일일이 당황하는 일의 어리석음을 바다한테서 깨우친 사나이다. 아버지는 지금, 분명히 아무 생각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 일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한테는 가슴속 깊이 숨겨놓은 씁쓰레한 추억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다음 한순간, 다음 하루, 다음 일 년에 대한 막연한 불안도 없다.-133쪽

이젠 장남의 자리를 포기하겟어,라고 형은 피투성이인 입 속에서 말하낟. 이엉지붕의 낡은 집, 그 집을 둘러싼 봉숭아나무와 아주 약간의 논밭,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순종하는 근성, 시대에 뒤떨어진 돛단배, 그러한 것에 의지해서 오랫동안 핏줄을 남겨온 이름없는 조상들, 그들의 몸이 빨아먹은 쿠사바 마을의 물과, 쿠사바 마을에 배출한 물, 몇 번이고 되풀이된 극히 평범한 삶과, 극히 진부한 죽음, 혹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과 죽음, 마치 달리 나아갈 길이 없는 것처럼, 그들의 발자취를 충실하게 따라가려고 필사적이 되어 있는 자기자신- 그런 것은 이제 아무래도 좋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형은 진심으로 생각한다.-201쪽

아버지 노릇 하는 데 있어서는 그저 그런, 말이라는 것에 거의 의지하지 않는 이 사나이는, 헛되이 흘러가는 시간도, 그다지 의미도 없이 마모되어 가는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아버지라는 평범한 사나이는, 이미 오래 전에, 아마도 돛단배를 타고 아마노나다로 출항했던 첫날에, 이 세상의 구조와 기능을 체득하고, 죽은자조차 그렇게 간단하게는 깨닫지 못하는 하늘의 이치(天理)라는 것을, 쿠사바 마을의 온갖 물을 통해서, 쉽게 이해해버린 것이다.-240쪽

인간이라는 생물은, 빛과 어둠 사이를 빙글빙글 도는 별 표면에, 아무 의미도 없이, 난잡하게 내던져지고, 수많은 신들의 소일거리로 만들어진, 아니면, 구더기처럼 생겨나버린, 그런 저주스런 암울한 존재는 아닌 것이다. 인간이란 모두, 하나 남김없이, 황금벌레나 야생 붕어나 반달곰과 똑같이, 찔레나 해초나 맹종죽과 똑같이, 인동초라든가 복숭아라든가 오오야마벚꽃과 똑같이, 혹은 해변의 모래라든가 강가의 돌멩이나 거대한 운석이 가져오는 이리듐iridium과 똑같이, 혹은 또, 쿠사바 마을을 한시도 쉬지 않고 흘러가는 물이나 세월의 흐름과 똑같이, 누구나가 처음부터 끝까지, 살아있는 동안은 물론, 죽고 나서도 완벽하게 해방되어 있고, 그 누구라도 그 사실을 막을 수는 없다.-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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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먼저 전해진 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이 가능하면 당신을 한번쯤 환하게 웃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봄날 방을 구하러 다니거나 이력서를 고쳐쓸 때, 나 혼자구나 생각되거나 뜻밖의 일들이 당신의 마음을 휘저어놓을 때. 무엇보다 나는 왜 이럴까 싶은 자책이나 겨우 여기까지?인가 싶은 체념이 당신의 한순간에 밀려들 때. 이 스물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달빛처럼 스며들어 당신을 반짝이게 해주었으면 좋겠다...(p209-210)

 

초승달, 반달, 보름달, 그믐달에게 신경숙이 들려준 스물여섯 개의 이야기, 그 중 내이야기도 있다... 그래서 그녀의 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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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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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는 모르는 소리 마라. 사람 사는 일 중에 함께 밥 먹고 잠자고 하는 일처럼 중요헌 게 또 있간? 니가 그걸 모르니까 여태 시집도 못 가고 그러고 있는 거여.-43쪽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를 땅속에 묻었다. 꽃이 자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간다. 체중이 가벼운 그녀는 땅을 거의 누르지도 않았다. 그녀가 이처럼 가볍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을까.
브레히트라는 시인의 [나의 어머니]라는 시입니다.-97-98쪽

그런 날이 있다. 모든 것이 비 탓이라고 느껴지는 날, 혹은 눈 탓이라고. 다시 말하면 그저 무슨 탓을 하고 싶은 날. 그런 날은 웬만하면 사람을 만나지 말아야 했다. 평소에 잘 지내던 사람인데도 그가 하는 말이 이상하게 다 거슬려서 괜히 시비 걸고 싶어지니까.-163쪽

그래, 그런 것 같아.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일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어. 작별도 끝이 아니고 결혼도 끝이 아니고 죽음도 끝이 아닌거지. 생은 계속되는 거지.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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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매개체는 '언어'다. 언어가 서로 다르면 말 뿐만 아니라 그안에 여러가지가 아주 많이 다르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므로서 소통의 부재를 겪게 된다. 동일한 단어를 사용해도 청자와 화자의 내용이 다를 수 있다. 소통이 된다는 건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기본 하에, 소리로 나왔을 때 함께 웃을 정도는 되어야 소통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영어연수 받을 때가 생각났다. 외국인은 모두 웃고 있는데, 우리 몇몇은 멀뚱거린 기억이 났다. 만약 그속에 나혼자만 있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학교에 오기 싫다는 아이들 또한 소통의 부재 때문이리라. 무슨 말인지 모르는 소리를 몇시간씩 듣고 있자니 얼마나 힘들까... 차이를 알게 되면 사이를 좁힐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차이를 알기까지가 힘든 세상인데, 소통하려고 몇번씩 언어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의 바램과는 차이가 크다. 그래서 사이가 멀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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