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다는 것 헨리 나우웬 영성 모던 클래식 7
헨리 나우웬 지음,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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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건 바퀴가 굴러가는 것과 같다. 받는 데서 주는 쪽으로 성숙해가고 삶이 죽음을 값지게 만들면서 인생의 주기를 매듭지어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이 드는 걸 감추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다. 삶의 신비를 벗겨 그 실체를 서서히 드러내는 성장 과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하고 경험해야 한다. (17쪽)

바퀴살에는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가 없다. 한데 어우러져 이지러지지 않는 원을 만들고 그 힘이 모이는 중심축을 드러낼 뿐이다. (24쪽)

분리가 사회로부터 거절당하는 것이라면, 적막감은 가까운 이들에게 거절당하는 경험이다. 배우자나 친구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어떤 말로 설명하고 해석해도 냉혹한 세상에 홀로 남겨진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가슴 깊이 거절감이 스며들고 심지어 분노가 치밀기까지 한다. 이런 감정을 마음 속 깊은 곳에 꼭꼭 감춰놓고 남들은 물론 자신에게조차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실체가 파악되지 않는 그 감정은 그지없이 큰 고통을 안기기 마련이다. 분리와 적막감은 노인들을 심각하게 소외시키는 강력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살펴볼 자기 거부야말로 더없이 파괴적인 거절 방식이다. 자아상실은 곧 내적인 외면이자 배척이다. 이해득실을 따라 움직이는 사회에서 더 이상 환영받는 존재가 아니라든지, 가까운 친구들이 함께 어울리는 작은 모임조차 꾸려갈 수 없게 되었다는 느낌을 안겨줄 뿐 아니라, 자긍심을 앗아가고 내면생활을 온전히 이어가지 못하게 만든다. 자아상실은 분리나 적막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도 나이 든 이들을 구석으로 몰아넣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50-51쪽)

나이가 든다는건 어둠으로 내려가는 통로일까? 아니면 빛으로 이어지는 길일까? 답은 우리 존재의 중심에서부터 나오는 것이기에 누구도 딱 집어 판단할 수 없다. 아무도 자신이 노년이 이러저러할 것이라든지 이만저만해야 한다고 단정짓지 못한다. 실존의 의미를 예측하거나 추정할 수 없다는 점은 인간의 위대한 속성에 속한다. 궁극적으로 존재의 가치는 마음으로 누리는 자유 속에서만 찾아보고 확인할 수 있다. 오로지 거기서만 분리와 연합,적막감과 소망,자아상실감과 새로이 되살아난 통찰을 분별하는 게 가능하다. 너나없이 늙어가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게 마련이지만, 이러한 인식에는 고유한 방향 같은게 없다. 파괴적일 수도 있고 창조적일 수도 있다. 억압적일 수도 있고 자유로울 수도 있다. 추방과 거절이 부각되고 평생을 통들어 가장 두려운 시기인 노년이 도리어 공동체에 위가 어디고 아래가 어딘지 가르쳐주는 행복한 기회로 바뀔수 있다. 하지만 누가 은신처에서 노인들을 불러내는 주인공이 될까? 누가 그들의 두려움을 걷어내고 분리와 적막감,자아상실이라는 어두운 구석에서 뭇나라와 백성이 바라볼수 있는 빛속으로 데려갈 주역이 될까?(99-100쪽)

가난한 마음, 곧 젊음에 대한 집착을 놓을 줄 아는 초연한 마음은, 낯설기만 한 늙은 내 모습을 삶의 한복판에 기꺼이 받아들여 가장 친밀한 친구로 삼게 해준다. 보살핌은 `죽지 않고 영원히 살리라`는 착각을 밀어내고 가난한 심령을 갖게 한다. 그제야 비로소 나이 많은 어르신들과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게 된다. 어찌 반응해야 할까, 하는 걱정 따위는 제쳐두고 자연스럽게 노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무엇을 줄 수 있을지 염려하지 앟ㄴ고 어른들이 내놓는 것에 관심을 쏟게 된다. 나이 든 이들을 위해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할지 궁리할 필요없이 그분들의 내면에 있는 것을 직시하게 된다. 그릇된 노력이나 선입견을 비워내면, 빵과 포도주뿐 아니라 삶의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늙은 나그네들에게 망설임 없이 내 놓을 수 있다. 긍휼은 가난한 마음에서 자란다. 가난한 심령만이 늙어가는 아픔을 헤아리고 또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130쪽)

살아가는 자세에 따라 늙어가는 양상이 달라지는 게 사실이라면, `됨됨이`가 `소유`와 꼭 들어맞는 건 아니며, 자존감이 인생의 성공 여부에 따라 흔들리는 것도 아니고, 선량하다는 게 곧 인기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생각이 투영된 삶의 방식을 찾도록 돕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삼아야 한다. 나이 들어가는 이를 보살힌다는 건 성적, 학위, 지위, 승진, 보수 따위에 최종적인 의미를 부여하려는 성향을 끈질기게 물리치는 한편, 고독과 침묵까지도 언젠가 빛을 가져다줄 선물로 넉넉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매면의 자아와 단절되지 않도록 용감하게 노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56쪽)

늙고 비참한 인간의 눈에 비친 세계, 진정 그것이 우리의 세상이다. (164쪽)

"그래야 생명이 값지지 않겠니, 아세르?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건 절대로 귀중한 게 아니란다."
진정한 보살핌은 유하하기에 더욱 소중한 인간의 공통 조건 위에서 서로를 바라볼 때 비로소 이뤄진다. (166-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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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좋은 저녁이다. 얇은 책이지만 여성의 심리를 아주 세밀한 붓으로 그린 듯하다. 제목도 금요일 저녁이라니... 어떤 순간을 사랑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 어느 순간 빠져든 비밀스런 마음을, 특히 냄새때문이라면... 호기심에서 걱정, 아니 딱 이 순간만이라도 갖고 싶은 게 그 남자가 아니라 그 남자의 냄새라면 충분히 두려움과 불안을 이길 수 있으리라. 

지난 주에는 옥천을 다녀왔다. 정지용의 생가, 특히 툇마루에서는 한참을 머물렀다. 보수중인 이지당, 홍차가게 소정, 문을 닫은 콩이야기, 카푸치노, 대박집에서 맛본 도리뱅뱅이와 어탕국수, 풍미당의 물쫄면은 처음 맛 본거였다. 어떤 상황이 되면, 이때껏 규정하고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있던 개인의 신념은 언제든 저절로 변할 수 있다는 거... 그때는 그 순간에는 그게 전부였으니까...친구와 빗속의 시골길을 달리며 그때 붙잡아야만 했던 것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처럼... 돌아보니 많은 일도 있었더라... 어쩌라고... 지금 마음이 가는대로 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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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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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냄새일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아주 좋은 냄새였다. 이 좋은 냄새가 사라지지 않게 하려면 숨을 크게 쉬지 말아야 한다. 움직이지도 말아야 하낟. 무엇보다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19쪽)

이제 그만, 더는 이 냄새를 생각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있지? 그가 뭘 하든, 깜박이를 켜든, 기어를 변소갛든, 핸들을 돌리든, 스위치, 손잡이, 기어 레버, 이 모든 것에 남자의 냄새가 배고 있었다. 그리고 왜 생각하면 안 되는가? 조금 있으면 이 남자는 떠날 것이고, 내일이면 이 남자를 잊을 텐테. 남자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게 뭐가 중요하지? 오늘 저녁, 딱 오늘 저녁만 이 남자의 향기를 누리면 안 될 이유가 없지 않은가? (39-40쪽)

로르는 한숨지었다. 내일, 모레, 그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정말 좋았다. (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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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권의 책을 동시다발로 여전히 전투적인 정희진 글은 반쯤에서 멈춰있다. 불편하고 힘이 드는 글은 자꾸만 멀어져 간다. 이때껏도 잘 살아왔는데, 아무리 책읽기를 좋아해도 양볼이 얼얼한 느낌을 갖게하는 글은 정말 맞을 짓을 했을 때 펼쳐서 읽게 된다. 정말 맞을 짓도 나이들면 그 조차 감각이 무디게 되지만.... 임경선의 글은 쉽기도 하지만 편안하다. 살아오고 살아가는 가치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가치'라는 단어는 무겁고 고정되어 있고 쉽게 바꿀 수 없다라고, 여기는 것은 편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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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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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저녁이 있는 삶`이나 `일과 사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이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하루 대부분의 생산적인 시간을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에 투입하는데 내 마음과 열정이 그곳에 없어 빈껍데기처럼 일한다면, 그만큼 충족되지 못한 마음과 열정을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해소시켜줘야 한다. 그러러면 사생활이 정말 재미있어야만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사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게 더 힘들어 보인다. 일의 문제는 그만큼 인생을 통들어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처 나의 삶의 질에 가장 깊숙이 영향을 주는 문제인 것이다. (30쪽)

사람들이 사라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 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두,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연애에는 고통과 슬픔이 동반함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이것이 `나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 `나의` 사랑만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 `나의` 사랑만은 항상 특별하니까. (55쪽)

나이가 들수록 가만히 있어도 삶의 무게는 무거워지니 가급적 많은 것들을 단순화시키고 깃털처럼 가볍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방식에 여부느이 군더더기가 없을수록 자유롭다. 특히 그중에는 인간관계가 자유로워야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맨 먼저 할 일은 `나는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싶은가, 나는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를 가려내는 일인 것 같다. 자칫 편협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것으로 `내가 있어야 할 장소`나 `내가 가지고 가야 할 인간관계`를 우선적으로 챙긴다. 밀물과 썰물을 거쳐 여전히 내곁을 지키고 있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지금의 `내 사람들`인 것이다. (93쪽)

이렇게 객관적으로 너무나 괜찮은 사람이지만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객관적으로 하나도 괜찮지 않은데도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이런 부조리함은 그것대로 낭만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108쪽)

상대에게 자시느이 몸에 대한 결정권을 맡긴 채, 나중에 관계가 어그러지면 `역시 내 몸이 목적이었냐`는 식으로 자신을 연민하는 것, 자발적인 성관계임에도 연애가 뜻대로 잘 풀리지 않으면 당했다, 라고 피해의식을 앞세우는 것은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도구로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너무 빨리 몸을 `허락`해서 관계가 깨졌다고 우겨보지만 그건 자신의 몸을, 혹은 연애에 있어서 성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늘 성관계 외에 어떤 것을 나눌 수 있는지, 성적 매력 외에 어떤 인간적 매려깅 있는가, 였다. (119-120쪽)

일을 바꾸는 것은 과거의 나를 완전히 지우는 것 같지만, 자신의 본질적 자산은 그 어디에도 가질 않고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 지금 하는 일에 힘이 되어줄 수 있다. 가령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알아서 일을 만들어서 하는 자발성과 창의성, 규칙적으로 일을 하고 그에 대해 책임을 지는 성실성, 나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신중함, 고집을 부리기보다 협업을 통해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유연성 등은 일의 성격이 달라져도 일관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주고 응용되어 쓰이는 소중한 기본 자질들이다. (151-152쪽)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완벽주의에 묶여 자신에게 가혹한 사람이나, 자신의 껍데기 안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가혹하거나 깎아내리려 할 뿐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의식은 강하지만 자존감은 낮아 자신의 문제를 상대에게 투영함으로써 해소한다. 자존감이 낮다면서 자기 연민에 빠져 우울해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감정노동 시키며 기를 빼앗는다. (193-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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