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첫 문장
하성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들키는 것이 견딜 수 없이 두려웠다. 하지만 동시에 들키고 싶기도 했다. 누군가 내 거울에 간 금들을 들여다봐주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어쩌면 거울도...... 그랬을 것이다. (22쪽)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워온 것을 잊어버리고 고쳐 배울 줄 알아야 닮게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기는 거야.
-고쳐 배워?
-그래 고쳐 배우는 거야. 고쳐 배우는 것은 자기 마음을 끝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고행의 길이야. (108쪽)

어쩌면 희망이란 건 하얀 소금 사러 소금가게 갔다가 검은 연탄 사오는 격, 다른 말로 하면 순희 만나러 갔다가 엉뚱하게 영희 만나서 아들 낳고 딸 낳고 사는 이야기 같은 것일 수도. (123쪽)

누군가를 좋아했지만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 못한 채 헤어졌지요. 돌이켜 생각하니 그것도 영화 같았네요. 각본 연출 출연 저 혼자인 영화요. (187쪽)

가슴이 산산히 부서질 듯한 아픔이 뭔지 그때 알았죠. 그가 다니던 길목에 서 있다가 우연히 마주친 것처럼 가장을 한 적도 있죠. 널 좋아한대, 라는 친구의 메시지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전하면서 이를 꼭 물고 있기도 했고요. 그렇게 유치하던 때가 있었다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때가 바로 마음의 봄이었다는 걸 알겠습니다. 사랑은 없다, 라고 말하는 게 결코 어른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요. (256쪽)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나날은 얼마나 될까요? (28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