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에는 바다를 보러갔다. 가을 햇살이 서늘하다. 쓸쓸한 기운이 들어있다. 드러낸 다리가 시렸다... 전어구이를 먹고 멋진 인천대교를 건너왔다... 금요일에는 휴가를 내고, 심학산 둘레길을 걸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많다... 토요일에는 비발디파크를 갔다... 불타는 밤을 보냈다... 즐거웠다... '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는 일상의 이야기를 잔잔히 담아내고 있다... 가끔씩 부러운 장면도, 안타까움도 들어있다... 소소한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여 청량감을 주는 삶, 한없이 늘어져가고 다운되어 가는 시점에서 사소한 기쁨을 건져내어 맛볼수 있는 삶이 들어 있었다... 너도 그랬구나, 나도 그랬는데, 후회를 평범한 일상으로 바꿔주는 글이었다... 그래서, 나의 일상을 글로 표현한다면...,

버스커버스커 '처음엔 사랑이란게'를 듣고 있다... 처음엔 사랑이란게 참 쉽게 영원할거라 그렇게 믿었었는데 그렇게 믿었었는데 나에게 사랑이란게 또 다시 올 수 있다면 그때는 가깝진 않게 그다지 멀지도 않게, 머린 아픈데 오 너는 없고 그때 또 차오르는 니 생각에 어쩔수 없는 나의 맘 그때의 밤, 나에겐 사랑이란게 아 사랑이란...

일상은 그렇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그 쯤에서 사는 게 가장 좋다. 그 쯤이 어디쯤인지는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 매일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바로 그 시점으로 지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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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일요일이 필요해 - 샛길 산책자 김서령의 쫄깃한 일상 다정한 안부
김서령 글.그림.사진 / 예담 / 2013년 8월
품절


심심하고 외로운지도 모르고 지냈던 우리는 만날 때마다 심심하고 외로웠던 시절에 대해 떠들었다. 말로 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고 말로 하지 않고 지나왔던 시절이 아까워졌다. 심심하고 외로웠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였으므로 심심하고 외로웠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일이 부끄럽지 않았다. -108-109쪽

그렇게 살면 외롭지 않아?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에 대한 대답을 하기 전, 어쨌거나 다행인 점이 있다면 나는 내 욕망을 읽는 법을 조금 알게 되었다는 거다. 내 몸이 원하는 것. 내속이 원하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가장 먼저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렇게 살면 외롭지 않아?라는 질문은 적어도 내게 불필요하다. -138쪽

길을 가다 소녀들을 보면 애틋하다. 저 소녀들은 지금 생애의 어디쯤을 허정허정 걷고 있는 것일까. 그들은 왜 외로울까. 내가 소녀 시절 턱없이 외로웠기 때문에 그들도 외로울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일까. 소녀들이 비밀처럼 떠안고 있을 고독들이 나는 때로 두렵다. 까르르 웃다가도 한순간 얼굴을 바꾸어 눈물을 후두둑 떨어뜨릴 수 있는 시절.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시절. 나는 소녀들이 부럽지 않다. 예쁘다 해도, 부럽지 않다. -240쪽

그날 이후 자기야, 라는 호칭은 몹시 자연스러워져서 나중에는 이름 부르는 걸 잊을 정도로 그렇게만 불렀다. 그 남자를 아주 오래 만났다. 이제 더는 못 만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문득 알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먹어, 자기야. 그 말을 한 후 그의 표정이 아주 조금 흔들렸던 건 그가 자신의 '실수'에 놀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까 나를 부르려 했던 것이 아니라 나 이전의 다른 사람. 늘 자기야, 라고 다정하게 불렀던 다른 사람을 향한 호칭이 멋모르고 튀어나온 것이라는 걸 말이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에게 묻지 않았고 어떤 증거도 없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그와 헤어졌다. -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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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오가는 길에 토니오 크뢰거를 읽었다... 이도 저도 아닌, 속인도 예술가도, 북쪽과 남쪽, 아버지와 어머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토니오는 경계에 서있다. 그렇게 사랑했던 한스한젠과 잉게보르크는 토니오의 마음을 모른다. 그들은 토니오가 함께 나누고 싶었던 세계와는 다른 곳에 있다.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성공을 했지만 여전히 고향에서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서도 배척을 당한다. 유리문 가까이서 그들을 드려다 볼 뿐이다. 영원한 관찰자, 그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사람들과 환경에서 빙빙 돌기만 하는 토니오는 다른 이들보다 더 이성적이고 생각이 깊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볼 수 없는 부분까지 깨닫고 인식하고 있었기에 그들보다 한 발 더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수에게서 소수는 잊혀지고 한번씩 비웃음을 선사하는 이상한 부류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 토니오는 그래도 그들을 위해 좀 나은 일을 하고자 다짐하고, 결국엔 그들을 위해 뭔가를 이뤄야 한다고 고백한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웠다. 나또한 상황에 뛰어 들기 보다는 방관하고 회피하다가 종국엔 발을 담그기 때문이다...자격연수를 받았다. 몇백명이 모였다. 자격이라는 부분을 의심하게 만드는 많은 사람들, 목적도 없는 발걸음을 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자격에 혹시나 하는 욕심을 부렸다. 훗날 어찌되지 않을까, 어찌되는 건 뭔가가 특별해 진다는 전제다. 글쎄... 그러나 괜찮은 사람들을 봤다는 것, 그들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괜찮다는 자부심으로, 멋진 원로들을 보고 위안삼았다... 기차안에서 토니오의 복잡함이 괴롭혔다... 토니오에게 관심이 없다면 괴롭지도 않겠지... 사물과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깊이 드려다 보는 동시에 힘이 든다...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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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오 크뢰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5
토마스 만 지음, 강두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2월
구판절판


너는 지금 내가 있는 데로 나와야 할 것이 아니냐! 내가 없어졌다는 것을 눈치 채고 내 기분이 어떻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비록 불쌍하다고 생각했더라도 좋으니 몰래 쫓아나와서 네 손을 어깨에 얹고 "자, 우리들 있는 데로 가시죠. 그리고 즐겁게 노세요. 저는 당신이 좋아요"라고 말해야 마땅하지 않느냐. 그는 등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 채 어리석은 긴장 속에 혹시 그 여자가 오지 않을까 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그 여자가 올 리는 없었다. 그런 일은 이 세상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32쪽

저는 마음속에 있는 정리되고 형성될 것을 원하는, 아직 탄생되지 않은 그림자와 같은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거기에 얽힌 그림자와 인간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은 모두 제가 붙잡았다 놓아줄 것을 암시하고 제게 손짓하고 있습니다. 비극적인 또는 희극적인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합친 모든 그림자의 모습입니다 - 그리고 저는 이런 그림자들에게 애정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정말로 깊고 가장 은밀한 짝사랑은 금발머리, 푸른 눈을 가진, 맑고 씩씩한, 행복스럽고 사랑스러운 평범한 사람들에게 바쳐지고 있습니다. -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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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은 아주 작은 에피소드들이 불러 일으키는 기억들, 추억들을 맛본 시간이었다. 냄새, 감촉, 시선, 소리에 기억들이 묻어 있다. 음식, 장면, 행동, 경치, 음악, 장소, 물건, 날씨에도 추억이 들어 있다. 그러한 기억과 추억은 그리움을 불러 온다. 불쑥하고 올라오는 그.립.다...보.고.싶.다가 반복하여 목에 걸리고 마음을 울린다. 커피한잔 들고 뚜벅뚜벅 햇살 속을 걸어 보기도 했다... 익숙할 때도 되어야지... 그리움으로 남아있는 소소한 기억들이 살아나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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