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밤을 새워 읽은 그들의 이야기이다. 누군가를 안다는 건, 알아야만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당연 김태연이 써야지만 알 수 있는 기형도 이야기이다. 기형도와는 거리가 먼 온갖 장소에서 떠돌아 다니던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잠재웠다... 누군가를 제대로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가 내게는 있는가. 어쩌면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도 있는, ~~카더라가 아닌 진짜 내 모습을 알고 있는 이가 있는 지도 곰곰히 되집어 본다. 뭔가를, 누군가를 안다는 건 시간을 들여 공들여 함께한 내밀한 노력들이 곰삭아서 충분히 발효를 한 이후에야 말 할 수 있으리라. 오랜 시간 후에 드러난 그들의 이야기, 그간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을 참고 참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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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를 잃고 나는 쓰네
김태연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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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꼼꼼한 성격이 책장 전체에 그대로 묻어났다. 책 한 권 한 권마다 메시지 무게까지 일일이 담고 재배치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책 한 권을 이렇게 대할진대 사람은 오죽할까. 기형도의 배려심음 유별난 데가 있었다. 누가 외로워하거나 소외되어 있는 꼴을 못 보았다. 어떤 모임에서나 술자리에서 누가 약간만 외톨이로 있을 것 같으면 반드시 옆으로 가 챙기는 스타일이니까. (146쪽)

이 세상에 정해진 건 없어. 단지 정해진 것처럼 보일 뿐이지. 문제는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운명이란 허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혹한다는 거야. 숙명이니 뭐니 이름을 붙이며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게 그 증거일세. (2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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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도시를 잘 알면 된다지만, 이웃조차 알 수가 없다. 서로 알기를 원하지 않는 거 같다. 서울의 운명이 설마 나의 운명일까는 저만치 있고, 정치하는 이들의 손에 오가고 있다. 조금씩 쓸려가고 있는데 도무지 알 수 없다. 누군가는 하고 있겠지... 요즘 많이 힘든다. 너무나 주체적이고 매우 많이 알고 있는 나는 행복하지 않다. 무식한 상사를 만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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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발견 - 행복한 삶을 위한 도시인문학
정석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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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행복한 시민으로 살고 싶다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4쪽)

타고난 아름다움을 깨뜨리지 않고 잘 지키는 것, 그대로 두는 것Let it be, 이 또한 매우 훌륭한 도시설계다. (91쪽)

오래된 건물과 장소를 없애고 새로 짓는 것은 어렵지 않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진짜 어려운 일은 오래된 것을 되살리는 일이다. 그것이 진정한 건축이고 참한 도시설계다. (102쪽)

재개발의 또 다른 문제점은 건물주나 토지주 또는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106쪽)

서로 다른 입장과 이해관계 속에서 재개발을 할지 말지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의사결정은 대부분 돈과 힘을 가진 강자들의 입장에서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111쪽)

좋은 도시를 원한다면 그만큼 시민도 정치적이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정치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119쪽)

도시가 정치라면 시민들도 정치적이어야 한다. 강력한 권력과 엄청난 자본의 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시민의 단합된 힘뿐이다. (142쪽)

"진보적 도시란 가난한 사람들까지 자가용을 타는 곳이 아니라 부유한 사람들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곳이다." (153쪽)

마을의 재생이든 도시의 재생이든 결국은 건물이나 도로 같은 하드웨어보다 ‘사람‘에 달려 있고 ‘순환체계‘가 중요하다. (181쪽)

익명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마을‘은 매우 중요한 의제다. 마을은 나에게 무엇인지, 마을공동체는 과거의 추억에 지나지 않은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우리에게 마을과 마을공동체는 중요하다. (216쪽)

누군가가 만들어준 공간은 그저 비어 있는 ‘터‘일 뿐이다. 거기에 내가 들어가 살 때 빈터는 비로소 ‘삶터‘로 바뀐다. 내 삶이 담기기 전의 터가 ‘공간space‘이라면, 내 삶이 배어 있는 삶터가 바로 ‘장소place‘다. 스페이스와 플레이스는 전혀 다른 것이다.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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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다. 여전히 애거사 책을 읽었고, 간간히 유홍준의 '안목'을 읽었다. 읽었다기 보다는 보았다. 순전히 힐링차원이었다. 청자, 백자, 산수화, 세한도, 황소, 글씨, 김환기의 점들에서 위로를 받았다. 보는 싯점에 따라 깊이가 달랐다. 몸은 가만히 누워 있기를 원하고 마음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여 바닥과 맞물려지는 몸을 일으켜 여기저기 돌아 다녔다.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 너머의 뭔가에 혹하지 않고서야 전재산과 일생을 통해 유물들을 구하고 보관하는 그들의 노고는 뭐라고 하면 될까. 애호가 열전이 가장 감명깊다.... 영화 '페터슨'을 보았다. 잔잔한 일상, 평범한 버스 운전사의 한주간의 삶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우리 삶은 페터슨처럼 살고 있을거다. 그 속에서 맥주한잔, 떠오르는 싯구, 옆에서 보면 동일한 일상으로 보일지라도 페터슨은 늘상 다르게 받아들이고 그 곳에서 뭔가를 시로 쓰고 있다. 아직 오지 않은 알수 없는 삶의 노트에 유일무이한 나의 삶을 살아가는 그런 삶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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