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를 정말 부지런히 한다. 알면 아는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책장을 넘긴다. '통섭'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최재천교수의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점점 자신의 밥그릇에 전문화가 되어가는 우리는 자신들 만의 울타리를 쌓게 된다. 그래서 같은 밥상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높은 소리를 내고 있다. 피곤한 일이다. 무더위까지 야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교양인의 행복한 책읽기 -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4월
품절


책은 흔히 아는 것처럼 '읽는' 매체가 아니다. 책은 도리어 '생각하는' 도구다. 당장 우리는 무슨 책을 읽을까부터 생각해야 하고, 한 권의 책을 읽은 후에는 무슨 책을 이어 읽을까도 생각해야 한다. -17쪽

근본적인 행복은 무엇보다 인간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은 사랑의 일종이다. -41쪽

그 중 하나는 인내라는 귀중한 덕목이다. (...)아는 것이야말로 행복이다. 넓고도 깊은 지식이 있으면 참된 목적과 허위를 구별할 수 있고 고상한 것과 저속한 것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95쪽

모든 사물이나 사태는 관련되어 있고, 그 관련 양상은 끝없이 변화하며, 변화의 근본은 그 사물이나 사태 내부에 이미 그 원인이 있고, 변화는 단순한 차이가 아니라 발전을 낳으며, 아무리 변화한다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원칙은 존재한다.-122쪽

실제로 지식을 확장하는 데 가장 큰 장애는 지식과 지식, 지식과 사회현실을 한데 엮어 사유할 수 있는 능력의 부재다.-126쪽

[논어]는 "내가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아는 것이다."라고 진정한 배움의 길을 가르쳐 주고 있다. -219쪽

진정한 사랑은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해, "나는 언제나 당신 편입니다." 하고 의젓한 지지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에는 눈물도 나지 않고, 애교 섞인 목소리의 사랑한다는 값싼 고백도 없다. 오직 '채근(菜根, 채소 뿌리)'처럼 소박한 가치를 변치 않고 간직하는 '견딤'이 필요할 뿐이다.-233쪽

과학과 대중은 마치 '팽창하는 우주' 같다. 둘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도플러 효과를 보이는 듯하다. 긴 파장의 가시광선이 도드라지는 적색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붉은색, 그것을 인간의 마음으로 해석하며, 아니 인문의 무늬로 번역하면 열정이 아닌가. 해가 바뀌어도 대중과학서가 끊임없이 출간되는 이유다. 그만큼 대중이 과학을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책임은 대중이 아니라 과학에 있을 것이다. 너무 어려워져버렸다. 갈수록 분과학문으로 쪼개져,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끼리의 소통마저 빽빽해졌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대중이 겪는 '무식함'은 대중이 치러야 할 빚이 아니다.-241쪽

매걸음마다, 매해마다 내가 지나간 풍경은 더 깊고 더 풍부하고 더 다채로워지며 그것을 품고자 하는 마음을 언제나 넘치게 했다. 결국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길은 걸음 이상이 되었고 배움 이상이 되었으며 삶 이상이 되었다. 그것은 한 인간의 삶과 우주를 이어 주는 끈이자 도(道)가 되었다. -245-246쪽

작가란 많은 것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보는 것을 많이 아는 사람이며, 위대한 세상을 두루 아는 천재가 아니라 평범한 세상에서 위대함을 발견할 줄 아는 인생과 자연의 구도자다.-24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얼마나 더운지, 29도란다 . 얼굴도 화끈거린다... 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돌아온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대학생이 된다면, 어떤 강좌를 선택할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을 통해 기존의 상황들을 낯설게 볼 수 있을까... 아마도 외면했을거다... 지금은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기에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교실이 돌아왔다 -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생의 글 읽기와 삶 읽기
조한혜정 한운장 홍아성 김연지 방영화 김한솔 외 103명 / 또하나의문화 / 2009년 3월
장바구니담기


나는 학생들이 수업에 헌신하기 바랐으며, 학습 중 가장 높은 단계, 곧 내적 몰입commitment의 단계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학생들이 독립적이며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면서 동시에 자기에 대해 성찰하고 다른 이들의 생각을 포용해 내면서 협동적 지식을 만들어 내기 바랐다. -19쪽

주변을 늘상(참여)관찰하고 냉철한 추리력으로 사유하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곧 지혜로운 삶을 사는 태도다.-37쪽

절대적인 옳고 그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옳고 그름이라는 것은 특수한 사회적 상황이나 배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라들의 특수한 역사적 경험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107쪽

중립된 시각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존재와의 지속적인 접촉과 진지한 소통 끝에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112쪽

우리는 배움이라는 것을 스스로의 삶과 연결시킨 지식이 아니라, 암기해야 할 무엇으로 '처리'해 버리고 있으며,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실제 행동과 말은 다른, 정해진 답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151쪽

자의식 과잉의 시대에, 제각각 자기가 보고 싶고 볼 수 있는 만큼만을 보며,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힘없이 고꾸라지며 피해 의식을 키워 가는 개인이 제법 많은 세상, 병적인 활력과 무기력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현 세상에서, 미래를 꾸려 나가야 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은, 수전 손택의 말처럼 '타인의 고통을 감지할 수 있는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 -191쪽

'의지적 인간' '합리적 근대인'으로 남아 있기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중 소비 사회, 지식 정보 사회,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는 너무 복잡하고 비합리적이다. 의지로 바꾸어 내려고 버둥거리기보다 조건 자체를 바꾸어 보는 것, 문체 자체, 말하는 형식 자체를 바꾸어 보는 노력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231쪽

'12명의 성난 사람들'은 공동체적 소통이 쉽지 않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보여 주는 영화다......우리들이 얼마나 피상적으로 말하고 적당히 생각하며 감정적인 의견을 이성적인 척 가장해서 둘러대고, 그래서 잘못된 결론을 내리면서 살고 있는지를 잘 드러내 주는 영화로,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집요한 탐정처럼 얼마나 세심하고 정확하게 관찰하고 유추해야 하는지, 또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보는 훈련을 해야 하는지를 절감하게 해 주는 영화다.
현상은 "있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본다"는 현상학적 명제를 영화를 통해 확인하면서 이제 헤어질 차비를 한다. -283쪽

자신의 고민이 자기만의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사회적 맥락에서 풀어 가는 것을 배우면서 감동과 희열을 느끼게 되는 것, 동시에 그런 행동 자체가 '로컬 지식'을 생산하는 작업의 일부라는 것을 알아 가는 것이 대학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란 뭔가를 배워 가고 가르치는 창조적 공공재이기에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 곳이 아니었던가요?-33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 마종기 시작詩作 에세이
마종기 지음 / 비채 / 2010년 5월
장바구니담기


나는 고상한 척하고 용기 있는 척하며 함부로 세상을 진단하는 사람들이 자꾸 불쌍해 보이기 시작했다.-38쪽

체험을 통한 현자의 은유야말로 살아 있는 시를 만드는 새로운 질료라고 생각했다.-45쪽

바람의 말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60쪽

아빠는 그럼 사랑을 기억하려고 시를 쓴 거야?
어두워서 불을 켜려고 썼지.
시가 불이야?
나한테는 등불이었으니까. -안 보이는 사랑의나라 中에서--68쪽

물빛 1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 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생전에 맺혀 있던 여한도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앙금들을 한 개씩 씻어내다보면, 결국에는 욕심 다 벗은 깨끗한 물이 될까요. 정말 깨끗한 물이 될수 있다면 그때는 내가 당신을 부르겠습니다. 당신은 그 물 속에 당신을 비춰 보여주세요. 내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주세요. 나는 허황스러운 몸짓을 털어버리고 웃으면서, 당신과 오래 같이 살고 싶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당신은 그제서야 처음으로 내 온몸과 마음을 함께 가지게 될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송두리째 가진다는 뜻을 알 것 같습니까. 부디 당신은 그 물을 떠서 손도 씻고 목도 축이세요. 당신의 피곤했던 한 세월의 목마름도 조금은 가셔지겠지요. 그러면 나는 당신의 몸 안에서 당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어서 물이 된 것이 전연 쓸쓸한 일이 아닌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127쪽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였다. 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크고 작은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고, 살고 죽는 것의 차이에서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내게도 어려운 결심이었다. -이 세상의 긴장 中에서-

-165쪽

사랑은 아무런 보장 없이 자신을 헌신하는 것이고 자신을 완전히 내어주는 것이다. 사랑은 믿음의 행위로서 믿음이 부족한 자는 사랑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뵈거나 말거나, 당싱의 목소리가 들리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고 당신과 함께한다는 믿음으로 살아왔다.-196쪽

그렇다. 사랑하고 사랑받았다는 것. 그 확인 말고는 세상의 끝장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20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