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의 재발견 - 마이어스-브릭스 성격유형 탐구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08년 4월
절판


인간 행동에 나타나는 다양성이 겉으로 보기에는 우연히 일어나는 것 같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행동의 차이가 정신의 기능에 나타나는 몇 가지 근본적이고 관찰 가능한 차이에 따른 논리적인 결과인 것이다. 이 근본적인 차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쓸 때 선호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사람들이 인식하는 방식과 판단하는 방식 때문에 그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식(perceiving)은 사물이나 사람, 사건, 아이디어를 자각하게 되는 과정을 포함한다. 판단(judging)은 그렇게 지각된 것들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포함한다. 종합하면, 사람의 전체 정신 활동 중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식과 판단은 그 사람의 외부 행동의 상당 부분을 지배하게 된다. 그 이유는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볼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인식이고, 그렇게 본 것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판단이기 때문이다. -32쪽

두 사람이 어떤 상황을 다루는 문제를 놓고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고 가정해 보자. 그 어려움은 서로 다른 성격유형이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한 결과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이 똑같은 사실들을 알지 못하거나, 똑같은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거나, 똑같은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 있을 때에는 그 문제에 대해 서로가 부분적인 지식만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그 모든 것을 종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사람 모두, 잘 발달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4가지 종류의 정신작용을 두루 이용할 필요가 있다. 관련 사실들을 긁어모으는 데는 감각이, 유익한 모든 조치를 살피는 데는 직관이, 그 결과를 결정하는 데는 사고가, 그 결과가 두 사람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는 데는 감정이 필요하다. 두 사람 모두의 인식과 판단을 종합할 경우에 두 사람에게 똑같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197쪽

성격유형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잘 개발할 수 있는 인식과 판단의 종류에서 차이가 난다. 이 선호는 타고나는 것이며, 그것을 거꾸로 돌려놓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봐야 소용없다. 선호를 바꾸려다 그만 인식과 판단의 발달을 가로막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280쪽

행복하고 유능한 사람과 행복하지도 유능하지도 않은 사람 사이에는 눈으로 관찰 가능한 차이점이 한 가지 있다. 그 차이의 상당 부분은 판단력의 질적 수준으로 돌려질 수 있다. 만약에 훌륭한 판단이 보다 나은 대안을 발견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이라면, 행복하고 유능한 사람의 판단은 대체로 훌륭하고 무능한 사람의 판단은 꽤 나쁠 것임에 틀림없다. -305쪽

그러므로 어린 시절에 꼭 필요한 것은 아이들의 자신의 품행과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간단한 규칙을 따를 때, 그에 따른 결과는 어른들의 인정과 확신, 보상의 태도로 나타나야 한다. 또 보너스로 아이들은 결정을 스스로 내릴 자유를 한껏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알고도 잘못된 일을 저지를 때, 그에 따른 결과는 일관되게 아이의 비위에 거슬리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조건이라면,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과 정해진 규칙을 중력의 법칙 만큼이나 명확하게 지켜야 한다는 점을 배우게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나쁜 짓보다는 옳은 일을 찾아 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삶의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신의 품행에서 옳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한다. 아이들은 당장에는 옳은 일이 덜 재미있고, 덜 매력적이고, 덜 유쾌할지라도 그 일을 할 동기를 갖게 된다. 이것이 판단의 시작이다. -30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도록 책만 읽는
이권우 지음 / 연암서가 / 2009년 5월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우리도 쌀을 얻으려고 경쟁한다. 그렇지만, 그 쌀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는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39쪽

'고등'하다 자부한 종교들이 우리네 삶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무엇을 해왔던가.-114쪽

한비자는 말한다. 호랑이가 개를 능히 제압할 수 있는 것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군주도 형벌과 덕으로 신하를 제압해야 하는 법이다. 뛰어난 리더에 대한 정의도 귀담아들을 만하다. "다른 사람이 나를 애정으로 대하지 아니할 수 없는 방법을 사용하지. 다른 사람이 애정을 베풀어 나를 위해 일하기를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주에도 등급이 있으니 제일 낮은 수준은 자신의 능력을 다 발휘하는 자이고, 중간은 다른 사람들의 힘을 다하게 하는 이다. 그렇다면 최고수준은? "다른 사람의 지혜를 다하게" 만드는 이란다.-153-154쪽

문명교류가 오늘날 의미를 띠게 되는 것은,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할 줄 아는 의식을 키워주었기 때문이다.-172쪽

아이들이 당장 한 쪽짜리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는 힘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하는 힘이 모자란 것은 꾸준히 책을 읽지 않아서 그러했다. 더욱이 책읽기는 사람을 성장시키고,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발견하게 하며, 스스로 성찰하게 하면서 기쁨과 위안, 그리고 휴식을 주지 않던가. 그렇다면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33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품절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은 매사에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닐 것이다. -44쪽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61쪽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93쪽

주변에 사랑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사람들은 뚱보가 된다.-95쪽

법이란 지켜야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113-114쪽

생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별로 신경쓰지 않고 살아가게 한다.-173-174쪽

시간은 낙타 대상들과 함께 사막에서부터 느리게 오는 것이며, 영원을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바쁠 일이 없다고 했다.-174쪽

아주 못생긴 사람과 살다보면 그가 못생겼기 때문에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정말로 못생긴 사람들은 무언가 결핍 상태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22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장미의 이름 읽기 - 텍스트 해석의 한계를 에코에게 묻다
강유원 지음 / 미토 / 2010년 6월
판매중지


'텍스트 읽기'라는 말은 두 가지를 요구한다. 하나는 텍스트가 무엇인가 하는 텍스트의 정의를 규정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읽기'의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텍스트'를 가장 일반적으로 규정하자면 그것은 '의미를 담도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말과 글)로 이루어진 것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그려진 것 등도 포함한다. -17쪽

자신이 뜻한 바, 즉 기의를 표현하기 위해 기표에 그것을 담아, 기호를 만들고, 그 기호들을 배치함으로써 텍스트를 만들어낸다.-23쪽

아무리 순수한 태도를 가졌다 해도, 그 태도 자체가 다른 것을 완벽하게 배제할 때에만 유지 가능하다면, 그것은 곧 독단이요. 이 독단은 인류역사에서 가장 해로운 독이 되어왔음을 상기해야 한다. 오늘날에도 그러하기 때문이다.-65쪽

"우리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탄 난쟁이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보다 더 멀리 더 잘 볼 수 있으나, 이는 우리의 시각이 더 예민하거나 우리의 키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우리를 공중에 들어올려 그들의 키만큼 높여주기 때문이다."-74쪽

미궁이 혼돈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 구성원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원리만 알아내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물론 원리를 알아내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99쪽

사태를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사태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127쪽

윌리엄의 말처럼 서책은 다른 서책에 대해 말하므로 서책들을 모아놓은 장서관은 서책끼리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그것만이 아니다. 서책은 일단 만들어지면 그것 자체로 위력을 갖는다. 로고스의 힘이 서책에 내재되는 것이다. 서책들은 거대한 정신적 덩어리의 결집이 되어 서책을 만들어낸 인간을 억압할 수도 있게 된다. 서책이 모여 있는 장서관을 지키는 것은, 권력을 지키려는 것이요. 그것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 역시 권력을 지키려는 의지에서 나온 것이다.-149-150쪽

보르헤스는 벨그라노 대학 강연 중에 "인간이 사용하는 여러 가지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랄 만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책이다. 다른 것들은 신체의 확장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을 확장한 것이며, 전화는 목소리의 확장이고, 칼과 쟁기는 팔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다른 것이다. 즉, 책은 기억의 확장이며 상상력의 확장"이라 언급한 바 있다.-15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 알랭 드 보통의 유쾌한 철학 에세이
알랭 드 보통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5월
구판절판


소크라테스는 인간 존재란 살다보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 때도 있기 때문에 간혹 자신의 관점에 대해 의문을 품어야 한다는 점을 자연스레 인정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진실과 인기 없음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요소를 하나 더 덧붙였다. 다름 아니라, 우리의 사고와 삶의 방식이 어떤 반대에 봉착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것을 그릇된 것으로 확신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가르침이 그것이다. 우리를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의 수가 아니라 그들이 그렇게 하면서 내세운 이유들이 얼마나 훌륭한가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기가 없는 현상 그 자체에 관심의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인기를 잃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에 주목해야 한다. 공동체의 구성원 대부분으로부터 자신이 그릇된 존재라는 비난을 받는다면 무척 놀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다른 사람들이 그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 논법을 고려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반대에 얼마만큼의 무게를 부여할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그런 의견이 나오게 된 사고방식의 건전성이다. -48-49쪽

에피쿠로스의 시각에서 보면, 철학의 임무는 우리 각자가 원인 모를 우울증과 욕망의 충동을 해석하도록 돕고, 또 그렇게 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그릇된 계획을 세우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었다. 우리 인간은 당장의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그만두고, 그 대신 에피쿠로스보다 백 년도 더 전에 소크라테스가 도덕적 정의들을 평가할 때 동원했던 것과 비슷한 질문방식에 따라 우리의 욕망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그렇게 말했을 때 철학은 우리의 고통을 합리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우리의 병을 치유하고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 -90-91쪽

불안을 다스리는 데는 사색보다 더 좋은 처방은 없다. 문제를 글로 적거나 그것을 대화 속에 늘어놓으면서 우리는 그 문제가 지닌 근본적인 양상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문제의 본질을 파악함으로써 우리는, 비록 문제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부차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것들, 말하자면 혼동, 문제의 악화, 준비 없이 당하는 데서 오는 마음의 고통등을 예방할 수 있다. -96-97쪽

그렇다면 값비싼 물건들이 크나큰 기쁨을 안겨다 주지 못하는데도 우리가 그런 것들에 그렇게 강하게 끌리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자신의 두개골 옆면에 구멍을 뚫게 한 편두통 환자가 저지른 것과 비슷한 잘못 때문이다. 말하자면 값비싼 물건들은,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따로 있는데도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 그럴듯한 해결책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건들은 우리가 심리적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어떤 것들을 마치 물질적 차원에서 확보하는 듯한 환상을 준다.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는 않고, 새로운 물건이 진열된 선반으로 끊임없이 이끌린다. 우리는 친구들의 우정 어린 충고 대신에 캐시미어 카디건을 구입한다.-107쪽

시끄러운 길거리에서 마음의 평정을 얻으려면 소음을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믿어야 한다. 외부의 소음과, 그것을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마음속의 생각 사이에 방화벽을 쳐야 한다. 다른 사람의 동기에 대한 비관적인 해석을 우리가 본래 가지고 있던 대본에 추가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규칙만 지키면, 소음은 결코 달가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격노하게 만들 이유 또한 없는 것이 될 것이다. -167쪽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면 무엇이든 야만스럽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각각 자기 나라의 관습이나 사고방식 외에는 달리 진실이나 올바른 이성의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225쪽

나는 기꺼이 교육의 부조리라는 주제로 돌아가겠다. 우리의 교육의 목적은 우리를 행복하고 현명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뭔가를 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목적이라면 성공한 셈이다. 교육은 우리들에게 미덕을 추구하고 지혜를 포옹하도록 가르치지 않았다.-241쪽

이 세상에 오가는 이야기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고, 이야기의 구성은 주인공의 이름과 배경만 바뀔 뿐 끊임없이 되풀이된다. "예술의 정수는 그 하나의 이야기기 수천 명에게 적용된다는 데 있다'는 사실을 쇼펜하우어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319쪽

니체는 우리가 좌절에 봉착했을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기를 원했을까?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심지어 우리가 그것을 갖지 않았을 때라도, 아니 결코 가질 수 없을지라도 그것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계속 굳게 믿으라고 가르쳤다. 달리 표현하면, 어떤 선한 것들을 손에 넣기가 무척 어렵다는 사실만으로 그것들을 모욕하고 악으로 치부하고픈 유혹에 굴하지 말라는 뜻이다. -37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