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길고도 묵직한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 마치고 돌아오니 기다리던 택배가 와 있다. 회의의 피로가 금세 풀린 것도 모자라 기분까지 좋아졌다. 책만 보고도 말이다. 사람만큼이나 새 책이 주는 설렘이 참 좋다. 


문학동네 시인선, 박정대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 창비에서 나온 권여선의 <안녕 주정뱅이> 이번에 동인문학상도 받았다고 하던데 친애하는 분이 극찬하는 책이어서 고민없이 주문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의 허수경<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그러고보니 3권인데도 출판사는 골고루다. 읽을 책은 많고 시간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매일매일 읽어가다 보면 곧 읽을 수 있겠지. 기대하는 마음부터 우리의 만남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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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엔 사랑 이야기. 코니 윌리스의 신작 <크로스토크>. 귀막고 눈감아도 들리고 보이는 텔레파시가 통하게 된 남녀의 달콤살벌한 로맨틱 코미디." 


아작에서 제대로 취향저격의 책을 내놓았다. 표지도 정말 마음에 든다. 책이 도착하면 읽던 책들을 잠시 내려놓고 바로 읽어야지. 이러다, 책장이 아작스러워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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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에 따르면, 외로움이란 무거운 망치로 얻어맞는 것과 같아서, 유리는 산산조각 내지만 쇳덩이는 더 단단하게 한다고 했다. (p.58)


아모스 오즈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1>을 바쁜 중에도 틈틈이 읽어가고 있다. 시간이 없다고 미뤄두면 다시 펼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알기에 되도록이면 한 줄, 한 장이라도 매일 읽으려고 한다.  


읽다가 참 좋은 표현이다 싶어서 밑줄을 그었다. 그러고도 내내 마음에 남아서 이렇게 올려본다. 


외로움이란, 

무거운 망치로 얻어맞는 것과 같아서, 

유리는 산산조각 내지만 

쇳덩이는 더 단단하게 한다  


외로움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본 자의 표현일 수 있겠다. 너무 외로워서 더욱 자신의 내면 속으로 갇히고 마는 그러한 상태. 삶의 고통 속에서 아직 영혼이 단련되지 않은 자들을 유리에 비유한다면 그들은 비로소 외로움을 통해 인생의 처절함을 경험할 것이고 무너져가는 자신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깨어지고, 깨어지고, 또 깨어진 그 유리는 점차 쇳덩이가 되어 가겠지. 


그들은 외로움이 외부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은 내 안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고 외부로 더 깊이 나아가지 못하고 어떤 이유에서든 외부와 어울리지 못하게 하는 내 안의 상처가 외로움의 굴레에 가두고 마는. 


반면에 외로움이, 쇳덩이는 더욱 단단하게 한다는 말이 특히 와 닿는다. 정신이 유약한 자들은 외로움 속에서 산산이 깨어진다면 그동안 삶의 고통과 좌절 속에서 쇳덩이가 되어간 정신이 강건한 자들은 외로움 속에서 더욱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고 외로움을 인생의 브레이크 시기로 삼아 더욱 절대고독 속으로 들어가려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생에서 이렇게 홀로 외로운 시기는 잘 찾아오지 않음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절대고독 속에서 홀로 외로움을 견딘 자들은 그 외로운 시간이 결코 외롭지 않다 여길 것이고 그 안에서 오히려 평안과 안정감을 누리는 특별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인생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외로움, 모든 상황이 외로움 속으로 몰아갈 때도 있을 것이고 나 스스로가 외로움을 찾아 들어갈 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만나는 외로움이든, 외로움을 벗삼아 인생을 힘있게 살아가는 쇳덩이가 될 수 있게 매일의 삶 속에서 나를 단련해 가야 할 것이다. 문제에 나를 던져놓지 말고 문제가 나를 이끌게 두지 말고 늘, 문제 너머의 답을 바라보며 지혜를 구하며 살자. 외로움이 찾아오면 그 안에서 안정감을 누리는 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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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의 독서일기 1 범우 한국 문예 신서 51
장정일 지음 / 범우사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

예를 들어 내가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내가 읽어보지 못했으므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톨스토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책을 읽어야 한다.

내가 한 권의 낯선 책을 읽는 행위는 곧 한 권의 새로운 책을 쓰는 일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내가 읽는 모든 책의 양부가 되고 의사(pseudo) 저자가 된다.

 

 

막연하나마 어린시절부터 지극한 마음으로 꿈꾼 것이 이것이다.

정선해서 골라 든 책을 안고 침대에 푹 파묻혀,

밑줄을 긋거나 느낌표 또는 물음표를 치면서

나 아닌 타자의 동일성에 간섭하고 침잠하는 일,

뒷장에 내 나름의 '저자 후기'를 주서하는 일.

나는 그런 '행복한 저자'가 되고 싶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1』 중에서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이 세상에 없는 책이다." 로 시작하는

「장정일의 독서일기」의 글이 살면서 자주 생각난다.

존재하지만 내가 읽지 않은 책은 없는 것과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때를 따라 찾아오는 존재감 묵직한 책들에 감사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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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나날
제임스 설터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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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삶의 한계를 받아들였다. 이 고뇌와 이 만족이 그녀를 우아하게 했다."

 

 

제임스 설터의 「가벼운 나날」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다.

오늘도 그 문장을 음미하며 "그녀" 대신 내 이름을 넣어 읽고는 흐뭇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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