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날보다 출근이 무겁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택배가 도착하는 월요일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배송완료 문자와 함께 출근이 그렇게 설렐 수가 없다. 원래 토요일에 도착했어야 할 택배가 월요일에 도착하게 되면서 공교롭게도 토요일엔 슬픔이었던 택배가 월요일엔 기쁜 소식이 되었다. 김정선 님의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에 감동받고 이어서 시킨 것이 은유 작가의 <쓰기의 말들>이다. 김정선 님의 <소설의 첫 문장>과 <동사의 맛>을 주문하려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충분히 익힌 다음에 주문해도 늦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미루었다. 나머지 두 권이 도착하면 빨리 읽고 싶어서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제대로 익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마쓰이에 마사시의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의 단편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귀은님의 <이토록 영화같은 당신>. 바로 읽지 못해 쌓일 것이 분명한 책들이 도착했지만 보기만 해도 만족스럽다. 책을 느리게, 자세하게 읽겠다는 마음을 먹고 책 구입도 자제하려는 이 때에 그 전에 시킨 책들이 도착하니 새롭게 만나는 책에 대한 기쁨이 얼마나 큰 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읽은 책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마음까지 먹은 이상, 오늘 도착한 책들 중에 몇 권은 언제 읽을지 기약할 순 없지만 그래도 자주 책등을 쓰다듬으며 이뻐해야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