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집에서, 제부를 거실로 내몰고 동생 부부의 침대에서, 고른 숨을 내쉬며 깊이 잠든 여동생 옆에서 난다의 읽어본다 시리즈 세 번째 책을 읽고 있다. 장석주, 박연준 부부의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 보오>. 실은 시리즈 다섯 권 중에 제일 마지막에 읽으려고(좋아하는 분들의 책을 젤 마지막 순서로 두면 그 책을 읽기까지 계속 설렐테니까) 했던 책인데 그 결심을 거스르고 말았다. 어제부터 읽고 있는데 온통 밑줄이다. 장석주 작가의 문장은 똑똑하고 사려깊은 문장이라면 박연준 시인의 문장은 언젠가 나도 써먹고 싶은 문장이랄까. 그녀의 에세이 <소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 책의 문장들을 사랑한다. 부부가 함께 쓴 첫 책이 난다의 걸어본다 시리즈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인데 그때와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칼로 물 베는 소소한 부부싸움이 이 책에도 등장한다. 동생이 건네준 북램프에 의지해 <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를 읽는데 너무 잘 읽혀서 이러다 밤 샐까봐 잠시 숨을 고르며 흐름을 애써 끊어본다. 오늘은 여기까지 읽고 내일 다시 이어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