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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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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추리소설은 가끔 가다 읽는데 요즘 들어 추리소설을 부쩍 읽는다. 여름이라 그런지 더욱 추리소설이 많이 나온다. 하루가 다르게 출판사에서 추리소설 신간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말을 달리 표현한다면 추리소설이 출판사에 돈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익이 되지 않으면 쫓지 않는 것이 어쩌면 인지상정인지도 모른다. 그럼  출판사의 베스트 셀러에 대한 신뢰감 또는 공정성은 얼마나 될까? 절대 백프로의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하는 것이 우리 사는 사회의 룰인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참 재미있는 추리소설을 만났다.<언페어>는 앞의 그런 현실을 따끔하게 충고하면서도 공정과 불공정한 것에 대한 생각을 이번  기회에 정리해 보게 되기도 한 소설이기도 하다.

 

추리소설안의 추리소설이 들어가 있는 구성으로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시점으로 되어 있다.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장점은 바로 개개인의 심리묘사로 인하여 독자에게 리얼리티를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리얼리티 ! 이 소설의 장점은 전정한  리얼리티라는 것이다.

 

그럼 이 소설은 왜 리얼리티를 외치는가? 하는 것에 있는데 그것은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정해져있는 틀을 깨버리고 싶은 저자의 바램이 아닐까 한다. 우선은 어떤 추리소설이던지 사건은 해결된다는 것과 범인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 독자들은 보수적이라 공정한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항상 예정조화적 '대반전'을 말하면서 동시에 '리얼리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이 추리소설의 주인공 즉 범인은 독자들에게 진정한 리얼리티를 선사하기로 한 것이다. 복선도 없고 결말도 없고 범인이 밝혀지지도 않는 진정한 리얼리티를 위한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범인은 그래서 소설을 쓰기로 한 것이다. 진정한 추리소설의 리얼리티를 위해, 독창성을 위해, 공정함을 위해 ... 소설을 쓰면서 동시에 살인을 한다.

 

서건을 추리하는 형사는 유키히라 여형사이다. 2년전 열일곱 살의 약물중독소년을 총으로 쏴 죽인 일로 딸에게 살인자로 불리워지는 유키히라. 그 사건으로 인해 이혼당하고 혼자 살면서 경찰청내  검거율 1위인 명성을 자랑하지만 뛰어난 미모와 달리 더럽게 생활하여 남자들에게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면서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유키히라는 소설과 함께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던 중 이와사키 출판사 편집장 세자키를 살인사건의 관계자로 만나게 된다.세상에 마음을 닫고 산지 오래인 유키히라는 세자키에게는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인다.

 

이어 계속되는 살인과 함께 밝혀진 범인인 히라이는 2년전 실종된 상태이고 히라이와 같은 대학 동아리 후배가 살해당하고 범인은 또 한번의 예고를 한다.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를 말하는 이 소설은 추리소설이 너무 공정하다고 불평하지만 결국은 일반 추리소설의 공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건은 해결되고 범인은 밝혀지고 , 결국 범인의 소설은 팔리지 않는다. 여기서 웃음이 나는 건 범인의 소설을 사지 않는 대신 2년전  문학상에 공모했던 살인범의 원고를 출판하려고 하는 장면이었다.  출판사의 모리카와 부장이 제안한 것을 보면 출판사에서 이익이 되면 설령 공정하지 않다해도 세상의 이슈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불공정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살인마의 데뷔작품이란 타이틀만 붙이면 엄청난 매출을 일으킬 거라며 ... 세자키는 그런 부장에게 적어도 출판사가 작품을 세상에 내보낼 때는 최소한의 수준은 지켜줘야 한다고 ... 이 한마디가 마치 작금의 출판문화에  일침을 가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전 한 여성의 자전적인 소설을 쓰레기라며 항의한 글들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런 책을 낸 출판사도 같이 욕을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 같이 떠오르는 이슈에 목말라 하며 트렌드면  무조건  따라가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충고를 던져주는 듯하다.. 세상이 공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아직은 공정한 룰을 지키며 사는 세상이기도 하다. 범인의 끊임없는 물음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 에 대해 어차피 세상에 진정한 공정은 없다고 본다. 단지 공정함을 가진 사람은 있다고 믿는다. 점점 공정과 불공정이 애매해지고 있는 시대에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우리의 사회의 공정성 ^^ 에 대한 생각을 던져주었던 소설이다.

 

불공정한 행위는 항상 '정의'의 이름으로 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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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랑 - 왕을 움직인 소녀
이수광 지음 / 네오픽션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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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가 <세익스피어의 세상을 보는 지혜>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중에는 될 수 있는 데로 송사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좋다. 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적엔  이 글귀가 이해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이 송사에 휘말리는 일이 생긴다. 나이가 들어 옳고 그름의 판단을 법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 일은 몹시도 씁쓸한 일이지만 사람이 그 시대를 살면서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 살아야 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속담을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람은 어느 시대에 살던지 그 시대의 관습과 규칙을 따라야 한다. 그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차랑>은 특히  조선시대의 송사를 볼 수 있는데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서 유추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숙종때부터 시작하여 이후 영조까지 이어진 괴이한 사건이다. 왕들이 관심을 가질 정도의 사건이었으니 조선시대에 괴이하긴 무척 괴이한 사건이었던 것 같다.

 

경상도 상주의 엄청난 부자 박수하의 집은 임금만 짓는다는 아흔아홉칸이다. 당시 임금만 지을 수 있는 아흔 아홉칸을 임금의 허락을 받고 지었으니 박수하의 집을 얼마나 부자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십년전 아들 박제구가 집을 나가 소식이 없고 딸만 둘 있다. 그나마 문랑과 차랑이 총명하여 그래도 마음의 위안을 삼고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아들 박제구의 정체로 인해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십년만에 나타난 박제구는 사실 진짜가 아니라 박수하의 며느리의 오빠 이창래가 어느 날 우연히 길을 가다가 조석술을 보게 되었는데  박수하의 재산을 가로챌 욕심으로 조석술에게 박제구의 행세를 하게  한 것이다.  

 

박제구가 나타난 시점과 같이 하여 절에 간 차랑이 산적을 만나게 되는데 겁탈을 당하기 전 산적이 떨어뜨린 칼로 산적을 찌른 후 실신한다. 절에 공부하던  박원규에 의해 무사히 집에 가게 된 차랑은 자신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박원규에게 시집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당시 조선시대의 법은 양반이 천민에게 희롱당하여도 정절을 잃었다고 여겼기 때문에 이웃의 한 아녀자가 천민이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손을 자른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차랑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산송사건이 유독 많았다. 연암 박지원도  산송사건에 휘말려 상소를 올린 적이 여러번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만큼 조선시대의 묘자리는 가문의 영광과 사대부의 명예와 관련하여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조석술이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자 이창래는 차랑과 혼담이 오고가는 박원규의 부친 박경여에게 가서 박수하의 산에 부의 묘를 쓰라고 종용을 한다. 박경여는 현감으로 벼슬을 하고 있는 사대부로서 평소 박수하의 선산을 마음에 두고 있던 터라 박수하의 아들이라는 말만 믿고 다짐장을 받아둔다.그러나 박수하의 산에 묘를 쓴 이후로 두 집안은 혼담이 오간 사이가 아니라 원수집안으로  대립하게 된다.

 

사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은 차랑이 [탁씨일가전]을 이창래가 훔쳐가게 한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이어 송사의 결말은 너무 많은 희생을 가져왔음을 볼 수 있다. 아이러니 했던 것은 여성이 정절을 잃었다고 손목을 짜르는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준 반면에 한량이었던 양반 이창래는 여자만  보면 가리지 않고 오입질을 하는 것을 보며 조선시대가 얼마나 남성우월주의였는지 !!!! 이어 송사로 인해 두 집안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목숨 걸고 싸우는 걸 보며 사소한 일에  목숨건다는 말이 생각이 나기도 했다.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우리가 살면서 가장 조심해야할 일 송사에 휘말리지 말라는 말이 처음으로  이해되는 시간이었다. 조선시대의 송사가 궁금하다면 ^^ <차랑>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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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비밀의 종말 - 가디언이 심층취재한 줄리언 어산지의 모든 것
데이비드 리.루크 하딩 지음, 이종훈.이은혜 옮김, 채인택 감수 / 북폴리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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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언 어산지를 떠올리면 항상 첩보영화 <본 아이덴티티>의 멧 데이먼이 떠오르곤 한다.  내부비밀을 유출하여 조직이 탄로날 위기에 처하자  정보유출자란 이유로 맷데이먼을 죽이기 위해 법무부 장관과 CIA요원까지 나서서 맷데이먼을 죽이려 했던 스토리였는데 미 국무부의 극비문서 폭로로  유명해져버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불리워지고 있는 실존 인물 줄리언 어산지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있다. 하지만 영화속 인물과 굳이 비교하자면 본아이덴티티의 주인공은 멋있고 정의의 편인듯 한데   줄리언 어산지는 그런 정의롭다고도 멋있다고도 판단이 되지 않는 애매함이 있다. 그것은 아마도 줄리언 어산지의 사적인 모습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표현해 놓은 이유이기도 한데 실제로 이 책의 목적은 줄리언 어산지의 현재 과대포장된 어산지의 모습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이 목적인 것으로 보여진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영국의 유명한 <가디언>의 기자들로 위키리크스가 보내주는 정보를 받아 보도해주는 역할을 해 왔으며 위키리크스의 정보에 상당히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줄리언 어산지가  비밀 폭로로 인하여 세계적인 뉴스메이커가 된 것은 불과 몇 년 사이이다.줄리언 어산지는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미디어의 메시아로 떠올랐고 어떤 이에게는 사이버 테러리스트에 불과한 사람일 뿐이기도 하지만 그의 명성에 재를 뿌리게 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스웨덴 여성 두명에 의해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가 성폭력 사건으로 인하여 감옥에 가게 되기 까지의 과정 또한 흥미로운 사실이었는데 그것은 줄리언 어산지의  지극히 개인적인 환경의 영향과 여성에 관한 문제를 들 수 있는데그의  불우한 어린시절로 인하여 독특한 성격이 형성되었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어린 시절 줄리언 어산지는 부모님의  계속된 이혼으로 도망다니는 생활을 해야했고 수없이 옮겨다니는  형편으로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기도 했다.결국은 그런 자폐성향은  줄리언 어산지에게 유일한 즐거움이자 삶의 토대가 컴퓨터가 될 수 밖에 없었음을 말한다.( 흥미롭게도 세게에서 손꼽히는 유능한 프로그래머 가운데 몇몇 사람은 결손가정출신이다. )

 

실제 인생에서 줄리언 어산지는 낙오자 였을지도 모른다.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통과하지 못했고 성인 연장대학에서 공부했으나 졸업하지 못했다. 그러나 온라인 생활에서  줄리언 어산지는 그야말로 신적인 존재였다. 이후 어산지는 컴퓨터 지하조직에서 해킹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 때부터가 줄리언 어산지의 야망이 시작되는 시기인지도 .....

 

책을 다 읽은 후 드는 의문이 하나 있다. 과연 줄리언 어산지는 대중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유통자일까? 라는 .... 현재 줄리언 어산지를 미국의 적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줄리언 어산지를 옹호하는 세력은 그가 국민에게 정의와 진실을 알게 한다는 "모든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는 정의의 심판자로 그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와 대조되게 그의 사생활은 조금 문제가 있어보인다.위에서 말했듯이 대인 관계형성에 문제가 있다. 무명의 해커에서 해커들에게 신적인 존재로 비춰지는 어산지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에 대한 엇갈린 평가속에서 진실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몫인 것 같다. 흥미진진하게 첩보영화를 보는 듯 한 느낌이 들면서 비밀을 폭로한 후 두려움에 사로잡힌 미군 병사 브래들리 매닝의 관한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영화보다 더 흥미진진 했던 부분도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적나라한 성폭력에 관한 장면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줄리언 어산지, 그는 누구일까?  정의의 사도일까? 한 낱 해커에 지나지 않는 사람일까?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판단이 되어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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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과 가면의 룰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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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邪) 란 이 세계를 불행하게 하는 존재야. 어느 누구도 이 세계에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최소한 선이 반짝이는 세계는 아니라고 생각하게 하기  위한 존재 - p12

 

<악과 가면의 룰> 은 후미노리의 네번째 작품으로 스케일이 한층 더 커진 인간 내면의 세계와 전쟁과 역사, 그리고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했다는 점에서 탁월함을 보여준다. 일본이 다른 나라와 다른 것은 종교에 대한 관대함이다.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소설, 또는 영화에서 영적인 존재에 대한 언급을 쉽게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일본이 신이라는 존재와 사후의 세계에 대해 남다른 인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이 책의 주인공은 그런 사(邪)의 존재로 태어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그리고 그 남자가  살아가는 단 한가지 이유인 단 하나의 가치, 사오리라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기 하다.

 

똑같이 사의 존재로 태어난 다섯형제들의 얼굴을 본 적도 없이 구키그룹의 막내로 자란  후미히로에게 아버지는 열 한살이 되자 사의 존재를 말해준다.그리고 열 네살이 되면 지옥을 보여주겠다는 것과  다른 형제들이 어떻게 사(邪)의 역할을 하는지 말해주었던 아버지가  한 소녀를 양녀로 데려왔다. 그 소녀의 이름은 가오리, 가오리는 그에게 웃어주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친구로서, 연인으로서 커간다. 그러나 열 네살이 되자 아버지가 가오리를 추행하는 것을 보게 된 후미히로는 아버지를 죽이기로 한다. 아버지를 죽이기로 한 날 아버지는 너는 나를 죽이는 것으로 나를 너의 내면에 맞아들이게 되지. 타인의 목숨을 해친다는 건 바로 그런 거야. 그리고 그것이, 살인의,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점이지.타인을 맞아들이는 것. 생물학적인 뒤틀림과 맞바꾸어서. 나는 네 안에서 살아있어 . 영원히. 더이상 너에게 행복은 없어.

 

그날 이후로 자신의 얼굴이 아버지와 똑같은 얼굴로 바뀌어져 가고 가오리 역시 후미히로에게서 아버지의 추했던 얼굴을 느끼게 되자 둘 사이에는 변화가 오게 된다. 후미히로는 가오리를 위해서 가오리를 떠나보내고 자신 안에 깃들인 사의 존재를 계속 부정한다.오로지 가오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가치로서 존재할 뿐이었던 후미히로, 두번의 자살미수와  또 한번의 자살을 시도하고 있을 때 가오리가 남자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후미히로는 이후 자신의 삶의 이유를 가오리로 바꾸어 버린다. 존재하는 최고의 가치로서의 존재가 된 가오리,  그리고 자신의 얼굴과 모든 것을 바꾸어 신타니라는 이름으로 새로 태어난다.

 

그러나 또  다른 사의 존재인 둘째 형 구키 미키히코의 계속되는 추격과 바꾼 얼굴의 주인공 신타니가 8년전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을 때 사건을 담당하던 형사의 집요함에 이어  또다른 사의 집단으로 볼 수 있는 테러집단인 JL의 이토와의 만남 , 계속되는 살인사건과 신타니의 끝없는 가오리를 향한 사랑은 처절하기까지 하지만... 가오리를 사랑하지만 가까이 갈 수 없는 후미히로의 고뇌와 함께 가오리가 이 세상의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는 이유로 가오리를 손상시키는 것이 목적인 둘째 형 구키 미키히코.구키 미키히코로부터 가오리를 구하기 위해서 후미히로는 마지막 카드를 꺼낸다.

 

독특한 발상으로 보여지지만 이세상에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불가사의함에 의하여 사란 존재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세상에 알 수 없는 일들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사의 존재이다. 걸프전과 태평양전쟁을 주도한 것은 나라를 떠나 바로 인간이라는 사실에 바탕을 두며 모든 전쟁에는 반드시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인(因)이라는 것의 작용으로 사람과 사람사이에 알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즉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그런 수많은 불가사의한 인의 선들이 줄기줄기 뻗어서 반복되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다.<악과 가면의 룰>이 보여주는 것은   점점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새로운 사고에 대한 고찰과 추리하는 재미와 서스펜스 가득한 의미심장한 소설이었다. 사의 존재가 정말 존재할까? 마지막에 주인공이 더이상 자살하는 것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말하는 것을 볼 때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래도 희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오타       148P 두번째 줄  산원 ☞ 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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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정치동맹 - 10인의 민주진보진영 리더에게 묻다
이상이 외 9인 지음, 김윤태 인터뷰 / 밈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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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의 정치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책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도 盧의 참여정부시절에는 나름 정치에 관심이 있었더랬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 가운데 국회 한 가운데에서 서로 멱살잡이 한 그 날 이후로 정치에 관한 관심을 끊었다. 그야말로 그 사건은  큰 충격이었다. 그렇다고 난 누구의 편은 아니다. 다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시민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할 뿐이다. 그  사건을 CNN을 통해서 보게 되고 일본 방송에서도 보게 되었을 때는 정말 우리나라가 너무 창피했다. 이후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고 부러 보고 듣지 않으려 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중요한 시기에  직면해 있다. 국민의 무관심으로 나라는 더욱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잘살게 해줄 거라며 부자되게 해준다는 이명박정부는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었고 민생불안을 더 가중시키면 시켰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기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또한 만나기 힘들다. 더이상 무관심도 이젠 지쳤다 . 이제  정치에 무관심했던 국민들이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느껴야 할 때이다.  그것은 바로 복지이다.

 

이 책은 민주당 리더 10인의 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성취해야 할 많은 과제가 국민들 사이에 남아 있음을 말해준다. 지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과도기인 것 같다. 물질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영적인 과도기에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과도기에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국가비전으로서의 복지국가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그 정치주체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이 5~10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정치주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정치주체가 대두되는 데 그것은 바로 非 비정당적 정치운동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무브온이나 티파키 같은 형태)

 

문성근 의원의 '정파등록제' 천정배 민주당 최고 위원의 야권단일정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말하는 광범위한 복지동맹에 관한 이야기들의 공통목표는 모두 복지이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복지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세금이다. 복지제도를 지향하기 위해 이들이 지향하는 복지체제는 바로 스웨덴이다. 그러나 스웨덴은 모든 국민에게 균등한 기반에서  국민기본연금제를 실시한 최초의 국가이기도 하지만  현재 스웨덴의 복지에 대한 문제점으로 인해 스웨덴은 몸살을 앓고 있다. 높은 조세부담과, 기업과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저하와 복지확대를 위해 재정지출을 증대시키다 보니 재정적자가 계속 악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스웨덴을 대부분이 복지천국으로 알고 있으나 현재 스웨덴의 경제는 많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어 또 다른 문제점은 무상복지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의 문제이다. 일부 의원들도 지적하고 있지만 무상복지는 말도 안되는 이상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그럼 세금에 관한 국민들이 생각은 어떠할까?  현재 고령화시대에 들어서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어떠하며 세계 최저출산율을 가지고 있으며 자살률 또한 1위인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세금을  더 내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세금을 더 내지 않는 대신 지금처럼 각자도생의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시장복지를 구입하고 시장만능국가의 국민으로 머물 것인지, 각자의 능력에 맞게 누진적으로 세금을 더 내고 민생의 5대 불안(교육 불안, 노후 불안, 의료 불안,주거 불안 ) 을 해소하고 경제와 복지가 유기적으로 통합된 보편주의 역동적 복지국가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것인지 우리 국민이 직접 선택해야 한다. 

 

복지국가가 별건가요. 국민 각자가 행복을 꿈꿀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시스템을 설계하고, 정치를 하겠다는 복지국가 논쟁의 핵심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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