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
장만주엔 지음, 정세경 옮김 / 페이지팩토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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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중년의 시간, 우리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30대와 달라진 것이 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랐고, 내 품을 떠나려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 각자의 시간에 몰입하면서 이제 더 이상 부모의 그늘에 쉬려 하지 않고 밖으로만 나가려한다. 그러면서 나의 시간은 자연스레 늘어났다. 아이들을 키우며 직장을 다니며 정신없이 흘려 보낸 30대보다 조금은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다. 그렇게 늘어난 시간에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운동도 한다. 그럼에도 가끔씩 헛헛한 무언가가 밀려온다. 중간정도 살아가다보면 과거의 언저리 어딘가에 아직도 머물러 나를 고통에 가두기도 하고 슬프고 아픈 기억들이 심연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가 누군가 후욱 불면 켜켜이 일어나는 먼지처럼 떠올라 아픔을 오래오래 껴안고 살아갈 때도 있다. 살아온 날들의 미련과 아픔들이 마음의 주름으로 남겨져 깊은 자국을 남기고 있기에 무엇을 해도 열정과 몰입에 두려움이 든다.

  

어른은 그 존재만으로 반짝반짝 빛나야 한다.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지혜롭고 너그러우면서 생각이 깊은 어른이 되어 반짝반짝 빛나고 싶다. -p22

 

 누구나 어른이 되면 반짝반짝 빛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기분은 몸만 커버린 채 정신은 어린 시절 언저러에 머물러 있는 듯하며 나이가 들면 채워져 있을 것만 같은 영혼의 창고는 텅비어 공허함을 더한다. 어른의 실체란 것이 결국은 그런 것이었다. 여전히 좌충우돌이며 사람과의 관계는 자주 어긋나고 서툰 표현으로 오해를 사는 것 또한 같았다. 빛나는 어른은 그저 문학속의 캐릭터에 불과하다. 나의 또래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나둘 가정이 파괴되어가고 하나둘 병으로 쓰러져갔다. 우리들의 중년은 현실에 찌들어가는 중이었다.

  

네가 보기에는 우리 세대가 좀 서글프지 않니?”

  

<진격의 거인>이란 영화가 있다. 만화가 원작으로 영화화 한 것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만화와 영화였다. 어느 날 잠이 오지 않아 OCN에서 방영을 하는 걸 보았는데 좀 황당한 영화였다. 저런 말도 안 되는 , 게다가 CG수준도 너무 허접했다. 게다가 거인들이 점령한 세상은 잔인하고 무시무시했다.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의 저자 장만주엔은 그 만화 속 거인들이 바로 중년의 얼굴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이 작품을 놓고 매우 또렷한 약육강식의 세계라며 열렬히 토론했을 때 나를 사로잡은 것은 완전히 벌거벗은 거인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남성으로 볼품없는 몸매에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들은 피곤에 찌들고 기댈 곳조차 없어 보였다. 거인들의 급소는 심장이나 복부가 아니라 목덜미와 등이 연결된 곳을 베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보며 읊조렸다.

 

 중년이잖아. 중년의 표정, 다들 중년이야.“

  

아무런 감정 없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박살내고, 그 어떤 연민도 없이 타인을 잡아먹고, 자신의 욕망을 만족시키려고 남의 것을 빼앗고도 만족하지 못하는 중년 말이다. 거인의 소리나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 겁에 질린 채 숨으려 하지만 결국 그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거인에게 맞서 숨통을 끊어놓는 대담한 사람들은 젊은이들이다.

  

중년, 작가의 말대로 거인들의 감정도 연민도 남겨져 있지 않고 피곤에 찌들어 볼품없는 몸매가 중년의 그것과 같다는 말에 적잖은 충격이 되었다. 더 이상 아름답지도 않고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중년에게 찾아오는 위기가 바로 그러할지도 모르겠다. 괴물이나 다름없는 거인의 모습을 한 중년들. 그런 중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삶을 재정비해야만 한다.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노년의 삶이 달라진다. 중년에는 시간도 젊은 날의 시간보다 좀 더 여유로와진다. 그 여유로운 시간을 보다 가치있는 것들로 채워야 빛나는 어른이 될 수 있다. 중년은 어쩌면 새로운 삶을 다시 살아갈 기회의 삶이다. 새롭게 배우고 새롭게 삶의 목표를 세워 진정한 의 인생, ‘의 삶을 살아야 중년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게 된다. 폐쇄적인 자기 복제를 반복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거인의 삶을 살기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운 중년이 되고자 한다면 이 책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은 가치 있는 중년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아주 세밀한 시선으로 알려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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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샤덴프로이데

왕따를 당했던 경험 덕분에 나는 연민이 무엇인지 더 잘 알게 됐고, 약한 사람을 공감하게 됐으며, 타인의 어려움을 내 것처럼 느끼게 됐다. 또한 대학에서 동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에 나는 더 경각심을 갖고 나 자신을 살피게 됐다. 마치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하루하루를 보내게 됐다고나 할까. 내게 상처 줬던 사람들은 확실히 나의 긍정 에너지를 키워줬다.

타이완의 유명한 심리치료사 쉬하오이는 말했다.

“당신에게 상처 주는 사람들은 단지 생존을 바라는 것 뿐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당신의 존재가 자신의 인생에 방해가 되거나 해를 입힐거라고 오해하는 것이다. 당신에게 심한 상처를 주는 사람일수록 약자이며 당신이야말로 그들의 마음속 강자이다.

이런 깨달음을 알고도 계속 자기 연민에만 빠져 있을 텐가? 당신 자신에게 ‘모두 지나간다’라고 말해줘야 한다. 현재의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며, 앞으로 꿋꿋이 나아갈 때 과거의 고통과 상처는 의미가 없어진다. 지난날과 화해하고, 나 자신과 화해할 때 비로소 여유롭고 평온하게 늙어갈 수 있다.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


‘샤덴프로이데‘ 라는 독일어가 있다.
‘샤덴‘은 상처를 주는 것이고 ‘프로이데‘는 기쁨이다 .
이 두 단어를 합친 것이다.
직역하면 타인의 불행은 개꿀, 꿀맛, 쌤통, 고소하다란 말이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며 따라다니며 상처를 주는 샤덴프로이데들은 어쩌면 가장 나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기연민과 자기불행을 타인에게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공감과 연대정신으로 똘똘 뭉쳐있는 사회인들은 이런 샤덴프로이데의 감정을 경계한다. 또한 남을 미워하고 괴롭히는 감정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 대부분 너그럽지 못하다.
PC방 살해사건에 공분하여 피해자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것만보아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공감과 연대를 지닌 희망의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일수록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며 결국 그 상처는 자신에게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시키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며 내면을 치유할 때 아름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중년이라면 이제 내 마음에 귀를 기울이며 나 스스로를 안아주어야 한다. 타인의 고통이 나의 기쁨이 아닌 타인의 고통도 나의 고통이며, 그 고통을 이겨내면 또다른 기쁨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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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나는 이상적인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IT회사의 설립자인 남자는 재혼을 한 뒤에야 자식을 얻었다. 그는 아이의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주식을 양도하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그는 일하지 않고 아내와 아들, 개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삶을 다시 배워야 했다. 그들은 후원에 향초들을 가꿨는데 모두 아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또한 집 지하실에 음향기기와 프로젝터 등을 설치해 남자의 로망을 실현했다. 남자는 아들이 여덟 살이 되던 생일에 직접 작은 나무집을 지어 선물하기도 했다. 산으로 이사한 뒤 남자는 수없이 바뀌는 산속 구름과 안개를 보며 문득 촬영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그는 구식카메라를 찾아내 꽃이며 새, 벌레와 물고기는 물론이고 자연과 가족, 애완동물 등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랐다. 과거에 심장 수술을 했던 그에게 한 친구는 몸을 챙겨야 한다고 권했지만 그는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는 내가 결정하지 못해. 하지만 어떻게 살지는 내가 정할 수 있어.”

한랭 기단이 몰려온다는 보도가 있던 어느 날 아침, 그는 개를 산책시킨 뒤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준비하며 창문 앞에 서서 커피를 마시다 갑자기 쓰러져서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다. 그의 아내는 페이스북에 그의 부고를 알리며 ‘안타까운 소식’이라든지 ‘청천벽력’ 같은 말 대신 지극히 평화로운 글을 남겼다.

‘남편은 커피 한 잔을 다 마신 뒤 우리 가족의 사랑과 영원한 그리움을 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작별했습니다.’

그의 친구들은 부고 소식이 뜻밖이었지만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가 원하는 삶을 살다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명을 완성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막 쉰다섯 살 생일을 맞았고 겨우 아홉 살 난 아들이 있었지만, 그의 친구들은 페이스북에 부러움이 묻어나는 말을 남기며 그와 이별했다. 그는 너무 늦지 않은 때에 자신이 원하는 생활방식을 선택했다고 말이다.

사람은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많은 것들을 미뤄 왔음을 깨닫는다. 꼭 해야 했던 일, 하고 싶었던 말, 사랑하고 싶었던 사람들 모두 미뤄왔다. 때로는 스스로 움츠러들어서, 혹은 먼저 배려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제 펜과 종이를 꺼내 당신이 인생 전반전 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일일이 기록해보라. 미뤄왔던 것이 많을수록 남을 위해 희생했던 것이 많고, 스스로 손해 본 것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미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선 우리는 더 이상 그렇게 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

지난 주 토요일, 친구아내의 부고 소식으로 부산 장례식에 다녀왔다.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고 4개월만의 죽음이었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났을 언니의 슬픔이 부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장례식을 가는 동안, 그리고 오는 동안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점점 익숙해져가는 나이라는 사실을 통감하였다.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하는 이유는 완벽한 타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잘 들어주고 화를 내지 않으며 나의 이야기만 해도 싫은 내색을 절대 하지 않는 ‘완벽한 타인’들. 매일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완벽한 타인’인 페북 친구들이 또 다른 관계를 형성하여 나를 위로해주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이유보다도 내가 페이스북을 시작하였던 것은 완벽한 타인보다는 기록의 차원이 더 컸다. 매일매일 다른 일상,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그 안에 담겨져 오로지 나만의 클리셰가 만들어져 있었다. 『내 나이 또래, 중년의 당신에게』에서 중병을 앓던 사람이 선택한 삶은 병원이 아니라 ‘이상적인 삶’에 대한 기록이다. 자신만의 클리셰를 이루고 떠나는 것. 이제까지 미뤄두고 용기 내지 못했던 삶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룬 것이었다. 중년은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인 두려움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떠나간다. 나의 이야기를 쓰기에 중년은 아주 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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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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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덴프로이데> . 즉 남의 불행을 기뻐하는 마음이죠. 모름지기 신문은 그런 감정을 존중하고 북돋워야 해요. -p218


우리는 수많은 음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들의 일대기는 더욱 흥미롭고 신비한 이야기들이 많다. 광해군이 대역이 있다는 상상으로 영화가 만들어지듯이 한 번쯤은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의혹과 음모로 느껴질 때가 많다. 뇌가 넘치도록 끊임없이 정보를 주입해야 하는데다 가짜 뉴스를 만들기 쉬워진 인터넷 환경에서 진실과 거짓을 걸러줄 수 있는 필터기능의 언론이 필요한 세상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0의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다. 대필 작가 콜론나는 글 쓰는 재주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이름이 아닌 타인의 이름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번역 일을 통해 입에 풀칠만 하고 산다. 그가 능력이 있으면서도 대필 작가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독일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어 번역일 때문에 학사학위를 받지 못하였고 그 덕에 그는 평생을 대필 작가로 먹고 살아야 했다는 설명이 있다. 추리소설을 써달라는 이에게 자신의 문체로 타인의 이름을 빌어 소설을 발표한다. (타인의 이름으로 발표된 소설의 문체가 자신의 문체임을 볼 때마다 콜론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런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시메이 주필은 <한 저널리스트의 회상록>이라는 책을 집필해 달라고 한다. 물론 시메이의 이름으로. 그렇게 6명의 기자와 한 팀이 되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하는데 어느 날, 무솔리니의 죽음을 추적하던 브라가도초가 살해당하면서 책집필은 취소된다. 브라가도초가 말하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소설은 주역이었던 이들을 조역으로, 조역이었던 이들을 주역으로 내세우며 왜곡된 현실을 비춘다. 대필 작가로 살았던 이의 삶, 무솔리니의 대역으로 살았던 이의 삶, 세계 뉴스의 헤드라인만 뽑아서 고치는 형태로 쓰는 신문기자들의 삶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처럼 우리가 주목하지 않는 부차적인 삶들이다. 그렇게 소설은 세 가지의 왜곡된 이들의 삶에서 권력 이데올로기에 지배받는 허상의 메커니즘을 그린다. 첫 번째 왜곡은 대필 작가로 50년을 살아온 작가의 삶이다. 두 번째 왜곡은 로마의 부활을 꿈꾸었으나 히틀러와 손잡고 잔인한 독재자였던 무솔리니의 최후이다. 카톨릭의 나라에서 교황청의 막강한 권력배경으로 무솔리니의 대역이 존재했으며 광장에서 총살당하는 그 순간의 무솔리니는 대역이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왜곡은 창간하지 않을 신문을 만드는 신문기자들이다. 이 세 가지의 왜곡을 통해 에코는 실질과 다른 허상이 지배하는 현실세계를 신랄하게 풍자한다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부인이라는 뉴스가 언론사마다 보도가 된다. 온라인에서 설왕설래하며 치열한 댓글싸움을 보기도 하였고, 뉴스를 거짓으로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은 온통 음모투성이인 것만 같다. 이재명에게도 무솔리니 같은 대역이 있거나, 소설의 주인공처럼 글을 대신 해주는 사람이 존재했던 것일까? 어쨌거나 우리는 보이는 것이 전부인 세상에 살고 있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어느 날 갑자기 유병언이 살아있다는 속보가 터지고 내 남편이 사실 여자였다는 사실을 뉴스를 통해 만나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게 느끼게 할, 허구속의 현실이라는 묘한 오버랩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분이 누구더라? 그래, 진리란 그런 거야. 사람들이 무언가를 더 폭로하면 다 거짓말처럼 보이게 하지.-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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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fmail 2018-11-29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의 평신도 김동수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위 게시물의 내용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알려드리고자 덧글을 남깁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

위 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또한 최근 법원에서 유 전 회장의 자금이 청해진 해운에 유입되었다는 사실이 전혀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진술만 있기 때문에 유 전 회장을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라고 특정할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또한 이는 언론사에서 정정보도 된 바 있습니다.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242416
위 기사를 확인하여 주시고 부디 오해가 풀리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오해가 풀리셨다면 해당 부분에 대해서 수정, 삭제 등 재검토를 부탁드립니다. 혹시 이와 관련하여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klefmail@naver.com으로 메일 주시기 바랍니다.

드림모노로그 2018-11-29 12:05   좋아요 0 | URL
삭제했습니다.
서평 내용은 사실과 다른 허구의 예로 쓰여진 것이라
굳이 사실관계가 필요하지 않다 생각하여 쓴 것인데..
(댓글보고 사실 놀랐네요 ㅎ)
인터넷에는 여전히 세월호 실소유주 유병언이라는 글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겠네요 ...진행과정은 잘 모르겠고 .
다음에는 사실여부를 잘 판단하여 신중하게 쓰도록 해야겠네요 ^^
감사합니다
 
아웃사이더의 반란
스티브 리처즈 지음, 장서연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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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며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라는 책에서는 오바마가 대통령 선거당시 가장 많은 검색 후보자였다는 사실만으로 빅데이터의 정확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허나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기 전 여론조사는 클린턴의 우승을 예측하였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한국에서도 있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에는 거의 모든 후보자들이 여론조사의 결과와는 전혀 다른 후보가 당선되었다. 거기에 또 아웃사이더들의 갑작스런 부상은 세간을 더욱 놀라게 했다. 

 

아웃사이더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서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우리나라의 아웃사이더 정치인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있다. 이들의 행보는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박원순은 최초의 3선 시장이라는 기록을, 이재명은 민선 5·6기 경기도 성남시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민선 7기 경기도지사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아직 풀지 못한 의혹과 문제들이 산재되어 있다. 박원순의 아들 박주신은 병역비리의 논란을 일으키고는 아직 영국에서 귀국한 적이 없다. 이재명은 성남시장직에 있을 때 있었던 사적인 문제에서부터 공적인 문제들로 인해 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아웃사이더들의 등장은 비단 우리나라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웃사이더들의 혜성 같은 등장과 함께 이슈몰이에 성공하면서 주류 정치인의 길을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당의 정체성을 지닌 정치인들이 성공하던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행보인 것이다. 이들은 많은 주요 정당들이 정체성 위기에 빠져 있을 때 모두 혜성처럼 등장하였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정치와 사회분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국의 트럼프가 그러했고 캐나다의 쥐스탱 총리,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 등 이들은 모두 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다. 

 

  

매끄럽지 못한 패턴의 경계 역시 중요하다. 민주주의 세계에서 아웃사이더들은 위협적일 만큼 강하지만 동시에 분명히 약하기도 하다. 그들은 권력을 쟁취했고 역사적 변화를 불러일으켰으며, 정권에서 멀어져 있을 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마치 동네의 테니스 초보자가 윔블던이나 US 오픈에서 승리하는 것에 비견될 만한, 정치 초보자들의 예외적인 성과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웃사이더들은 무기력하고, 허술하며, 일관성이 없고, 경험도 일천한데다가 종종 어리석기까지 한데, 이는 정치인으로서 진중하게 여겨지길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피해야 할 자질이다. 그들은 대의명분이나 이상을 변덕스럽게 지지하지만 그것을 쌓아 나갈 견고한 기반은 없다. 그들의 목적은 종종 분명하지 않으며, 공개적으로 내부 분열이 드러나기도 한다. 정치인으로서 그들은 강력하면서도 동시에 절망적이다. -P17

  

아웃사이더들의 등장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들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면서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고난체험의 선봉에 서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웃사이더들은 생각만큼 정치를 알지 못했고 이들을 시험에 빠뜨리는 문제들이 현대에는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였다. 혜성같은 등장에도 그들 앞에 산재해 있는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트럼프는 끊임없이 주류 정치인들에게 압박을 받았다. 반이민 행정명령 이행과 국가안보보좌관 임명, 오바마 케어의 폐기를 요구하는 주류정치인들을 다루어야 했고 그리스의 치프라스 역시 권력의 안쪽으로 들어가자 큰 벽에 부딪힌다. 이들은 모두 권력의 딜레마에 빠져 버렸다. 세계의 모든 정치인들이 세금과 복지에 신경을 쓰지만, 세금을 많이 내고 싶은 유권자는 어디에도 없으며 공공의 복지서비스는 누구나 최상으로 누리고 싶어 한다. 이런 유권자를 설득하는 방법을 아웃사이더뿐만 아니라 주류 정치인들조차 모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생애 최초 청년국민연금' 정책 발표로 나라가 시끄럽다. 안그래도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는 연금은 50조라는 천문학적 부도를 맞이할 것이며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책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파격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성남시장으로 있을 당시에도 끝없는 선심성 정책으로 전 국민들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렸고 현 경기도지사를 지내는 작금에도 그의 걸음걸음마다 구설수가 난무했다. 이 책에서 비춰지는 아웃사이더의 이미지는 딱 그러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같은 세계의 아웃사이더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이것을 시대의 흐름이나 정치기조라 보고 싶지는 않지만 왜 아웃사이더들에 대해 국민들이 열광하는지에 대해 역으로 생각해 본다면 아웃사이더들을 향한 시선이 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우리 앞에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문제가 산재되어 있다. 세계화와 그에 따른 4차 혁명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아 하는 생존의 문제들과 세금과 복지는 어떻게 배분해야 평등해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웃사이더들의 번성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은 고민한다는 것이다. 주류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나 정당 정체성에만 신경을 쓰느라 아무도 우리 앞에 산재되어 있는 문제들을 고민할 여과가 없어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내부 분열을 거듭하며 민생은 뒷전이라는 것이 문제다. 정체성을 상실한 채 침몰하고 있는 정당의 분열에 국민들은 싸늘한 시선만을 보낼 뿐이다. 그러나, 아웃사이더들은 -그들이 비록 불안정해보이고 정치적으로 서툴러 보일지 모르지만 - 국민들의 고민을 적어도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웃사이더의 반란은 국민의 필요를 충족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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