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를 읽기 시작한지 오래임에도
서문도 아닌 작가의 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음을 인정한다.
문장마다 온도를 지닌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박경리 선생의 언어는 작가로서는 너무 뜨거워.괴로운 온도다.선생의 글을 읽을 때 나는 너무 괴롭고
문장의 온도에 데일 듯 하여 천천히 곱씹어 삼키지만
이내 괴로워져서는 솜털이 다 일어서는
고통을 맞보곤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간 연대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시간 연대기 -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
애덤 프랭크 지음, 고은주 옮김 / 에이도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그리스로마 신화 가운데 판도라상자 이야기가 있다. 인간에게 재앙이 도래한 이유가 제우스가 금기시한 마음상자를 판도라가 열어보게 되면서 파생된 스무가지의 악덕(자기애, 무지, 슬픔, 허영,거짓말,과도함,집착,오만,탐욕,비뚤어진 웃음,골육상쟁의 피,잔혹함, 폭력, 운명, 불복종, 불능,이별, 복수)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 수많은 악덕 가운데 첫 번째로 튀어나온 것이 바로 시간이다

 

시간이 악덕이다? 당시 나는 시간을 악덕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무척 의아했다. 악덕의 사전적 의미는 ‘도덕에 어긋나 나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도덕이라는 기준은 분명히 인간의 기준일 뿐이다. 도덕이라는 규범자체는 인간이 만들어낸 테두리에 지나지 않으니까 말이다.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도덕의 잣대로 악덕처럼  애매모호한 구분은  없는듯 하다. 그렇다면 인간 악덕의 기준에 다른 무엇 아닌 시간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야기가 현대 우주론의 끝자락으로 우리를 이끈다면

두 번째 이야기는 우리가 생활에서 경험하는 시간의 역사인 시간의 사회사를 다룬다. 여기에는 깜짝 놀랄 만한 진실이 숨어있다. 우주론과 시간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화하면, 인간의 시간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이다.-p15 

 

시간에 대한 이야기 시간 연대기는 우주의 역사와 인간의 시간을 하나로 엮는다.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일상생활과 연결하여 과학적 우주론의 탄생까지 궤어나간다.  저자는 시간과 우주의 변천사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춘다.  이만년 전의 수렵과 채집의 생활과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과학의 시대인 현대라는 시간 간극은 어마어마하다.  이만년 전의 하루는 오늘의 일분이나 단 몇초에 불과할 수도 있다.  바로 과학이라는 혁명으로 인해 생활의 모든 패턴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문화의 혁명은 곧 도구의 발달과 궤를 같이하고 신석기 시대의 쟁기의 사용이 혁명의 시작이라면 현재 디지털 문화까지 수많은 우주론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우주와 문화의 변천사는  '물질'이라는 프리즘으로 과학의 스펙트럼을 펼친다. 

 

물질의 개입, 문화, 우주사이의 수수께끼 같이 복잡한 관계는 순환 고리를 이루며 열려 있었다, 문화적 변동은 새로운 종류의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고, 새로운 기술은 다시 인간에게 새로운 형식의 체험을 하게 만들며, 이런 새로운 체험은 다시 새로운 형식의 문화 변동을 낳는 것이다.-P73

 

그렇다면 시간은 언제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것일까? 저자는 중세 수도원에서 시간에 맞추어 의례를 행했던 것, 즉 하루가 여러 차례의 기도 시간으로 나누어졌던 것을 오늘날 시간의 원형으로 보고 있다. 이어 코페르니쿠스의 혁명이 가져온 우주론적 개념은 시계장치 우주’ (시계가 보급되기 이전)으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결코 넘치지도 않으며, 여름에도 겨울에도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시계장치(오렘)’라며 우주를 표현했다. 행성들의 운동을 정밀한 시계장치를 움직이는 균형잡힌 시소와 비슷하게 본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수백년 후의 뉴턴역학으로 이어졌고 산업혁명시대 발명된 가스등의 사용은 과학의 시대를 열게 된다.  이후 과학과 문화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며 문화와 우주론은 더욱 긴밀해지고 복잡해져 간다. 아인슈타인의 '시간조정장치'로 인해 전 세계가 전자기적 동시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러한 시간의 동시성은 상대성이론의 기준틀을 마련해 주었다.

 

세탁기와 라디오의 등장은 팽창하는 우주론과 빅뱅이론을 정립해 주는데 저자는 문화에서 사용하는 도구들이 시간과 공간을 다시 정의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주고 있, 디지털 과학기술이 생활양식을 지배하게 되면서 빅뱅이론의 모순을 모두 해결해주는 인플레이션이론이 등장한다. 그러나 , 이것은 빅뱅(폭발)이전의 우주에 대한 설명에는 부족함이 있고, 빅뱅이후의 우주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미완상태에 있다저자는 21세기가 시작되면서 과학과 그 과학이 속해 있는 우주가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이어 영원히 순환하는 우주, 우주가 산산조각이 나 잿더미가 되고 난 후에 끝없이 부활한다는 주기적 우주론과 우주가 고차원 브레인 세계일 것이라는 가정을 제시하는 끈이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역학과 우주의 시작이나 끝이 없는 다중우주까지 문화의 변천사와 함께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시간이란 단순히 시계를 보고 읽는 것이 아니다. 살아있는 존재인 시간은 우리가 무슨 일을 하고 그 일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규정될 수 있다.-P315

 

멀티 유니버스의 브라이언 그린이  단 하나의 우주라는 패러다임을 버리고 ‘9가지 다중우주(누벼 이은 다중우주,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브레인 다중우주, 주기적 다중우주,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 양자 다중우주, 홀로그램 다중우주, 시뮬레이션 다중우주, 궁극의 다중우주)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주론을 펼쳤을 때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가 하나가 아닌 수많은 우주라는 가설이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었더랬다. SF영화도 진일보하여 이 우주에서 저 우주로 여행다는 일이 상상만이 아닌 먼 미래일 것만 같은 상상을 주기도 하였는데 이처럼 다변화되고 있는 우주론에 새로운 시각을 부여해 주며 새지평을 열어주고 있는 책이다. 리처드 파넥이 《4퍼센트 우주》에서 말하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는 겨우 4퍼센트이며 나머지 96퍼센트 우주의 베일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채 남겨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우주론이 변화함에 따라 우주의 시간과 그 기원 역시 달라졌다고 한다. 브레인 우주론, 영원한 인플레이션이론, 다중우주론, 끈이론의 풍경, 루프양자우주론등, 문화의 변천에 따라  몇몇이론은  다른 이론들보다 더 완전하게 발달했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주라는 무대에 특이하고 새로운 역할을 할 뭔가를 더해져야 했다는 것이다. 시간이 돈이자 권력이 되는 세상, 영화 <인타임>을 보면 시간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소중하지만 그만큼의 가치를 느끼고 살지 못하는 시간에 대한 영화는 시간이 권력이자 힘이 되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시간의 가치를 되새겨보게 한다. 시간과 우주의 긴밀성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의 우주론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어쩌면 판도라 상자에서 가장 먼저 튀어나온 시간은 베일에 가려진 우주의 문을 열어주는 제우스의 열쇠 일런지도.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한자의 탄생 - 사라진 암호에서 21세기의 도형문까지 처음 만나는 문자 이야기
탕누어 지음, 김태성 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자를 외우는 것이 쉽지가 않다. 우리나라 말은 소리 나는 대로 쓰는 표음문자이지만 한자는 각 글자가 고유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자의 음과 뜻이 사물의 형상을 본 뜬 문자라 하기에는 어불성설이다. 세월의 풍화에 의해서 자연의 지형이 바뀌듯 한자의 뜻 역시도 수많은 변천을 겪으며 변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문자가 생기기 이전에 사용하던 그림과 낙서는 한자의 변천을 유추할 수 있는 주요한 단초가 된다.

 

 

한자의 탄생의 저자 탕누어는 대만 출신으로 대만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학자이며 작가이다. 저자는 창일이라는 개인이 한자를 창제했다고 주장하는 창일제자설이 허무맹랑한 신화와 전설에 불과한 것이라며 문자 형성은 하나의 시간대에 한 지역에서 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며 문자의 기원은 오로지 문자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문자 또는 아직 문자로 형성되지 않은 유사 문자를 바탕으로 추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저자는 중국에서 발견한 최초의 문자인 갑골문자에서 한자의 형성과 기원을 추론해 간다. 갑골문자는 저자의 전방위적인 지식을 총동원한 풍부한 상상놀이터이다. 글자 만들기 시작인 상형문자로 시작하여 형성자의 조합이 다시 지사문자에서 가차와 전주가 되면서 새로운 글자가 아닌 기존 문자의 폐물로 이용되는 과정을 다양한 설명과 사유의 확장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친 한자들은 오늘날에 이르러 글자의 제대로 된 의미가 잘 전달되지 못한 채 문자의 중복 전주하는 굴레에 빠지거나 단순한 가차로 도약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문자의 전유와 공동의 기억 사이의 의존 관계를 권력과 정보의 상호 의존과 공생관계를 맺으며 파생되는 글자를 비천한 글자와 성애의 문자, 무서운 문자로 구분하여 추론할 뿐아니라 문학과 비평, 발터 벤야민, 마르케스와 보르헤스와 같은 문학가들의 언어와 대비하여 전방위적 사고를 궤하기도 하며 문자의 출현이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닌 사회적 습속의 흔적임을 확인시켜 준다 

 

알라딘이 램프의 요정을 불러낸 것처럼 서로의 기억 속에 잠재돼 있는 공동의 무언가를 불러낼 수 있는 모종의 주문이 필요하다. 문자가 바로 이런 기억을 불러내는 주문이다. 문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해답을 유추하게 만드는 수수께끼다. 문자는 정보에 접속한 사람을 이미 알고 있는 세계에서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비유이기도 하다, 문자는 서리가 내리면 얼음이 얼 것을 아는 것과 같다. -p78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구명보트에 홀로 살아남은 소년 파이의 이야기이다.  망망대해에서 파이가 호랑이와 구명보트에 남겨지자, 절망과 고독감에 정신 불안 증세까지 보이던 파이를 위로해 준 것은 다름아닌 글이었다.  연필이 몽땅 연필이 되고 폭풍우에 노트가 날라가기 전까지 파이를 살아있는 존재로 만들어 주었던 것은 말보다도 글이었다. 노트가 날라가자 배에 날짜를 표기하며 버티는 파이의 모습은 어쩌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행위는 언어보다 문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와 비슷하게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도 같은 장면이 나온다.  무인도에서 자신이 살아있는 존재로 표현하는 방식은 로빈슨이 벽이든 모래사장이든 나무든 닥치는 대로 자신에 대한 표기를 남기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배가 파산할 때 같이 떠내려온 배구공에 사람 얼굴을 그려 이름을 부르는 것도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위나 진배없다.  이렇게 홀로 남겨졌을 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주는 것이 쓰는 행위인 것처럼 문자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수단이기 이전에 생래生來이다.

  

 

 

 

     

그렇기에 갑골문자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은 문자의 변천만이 아닌 수세기를 살아오며 변모를 거듭해 온 문화의 기억을 불러오는 작업이다.  알라딘이 램프의 요정을 불러내는 일은 언어(말)로 하는 것이지만   알라딘의 존재를 기억하고 전승하는 것은 문자이기 때문이다. 파이와 로빈슨의 이야기가 전세계의 독자들이 읽을 수 있었던 이면에는 바로 이러한 문자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문자는 언어가 담지 못하는 흔적을 담고 기억을 불러오는 거수기 역할을 한다.  한자에 담겨진 함의들을 저자와 같이 풀어가는 재미도 재미지만 세월의 풍화로 변해 버린 글자 본연의 민낯을 보는 학업적 소득도 있는 책이다. 역사학과 문화비평에 해박한 저자이기에 가능했던 문자의 상상놀이터이자  포스트모던 비평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최근 켜자마자 영단어앱을 다운 받아 매일 영어를 외운다. 일상에서 필요하지 않은 언어라면 이 나이에 영어공부 하는 일은 없을 테지만 영어 활용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여전히 영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지만 과거의 영광일 뿐이고 현재 통용되는 말은 모든 길은 영어로 통한다고 하여도 과하지 않은 표현일 것이다.  현재 영어는 실제 어떤 언어가 통하는 숫자로 매긴 순위를 볼 때 115개국에서 영어로 소통하고 있으며 이는 2위인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나라의 세배 넘는 숫자이다

 

 

영어가 세계를 정복했음은 국제 항공 영어로 사용된다는 점, 사용자가 만드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영어로 된 정보가 가장 많다는 점이 뒷받침한다. -p21

   

저자 필립 구든은 '영어'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된 언어로 자리잡기까지 역사라는 큰 줄기아래 사회와 문화가 어떻게 작용하며 영향을 미치는지를 《세계사를 품은 영어이야기》에서 밝혀주고 있다. 그럼 첫 시작인 영어의 기원은 어디에서 부터 시작될까? 성서에서 밝히듯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던 인류가 하나님의 진노로 바벨탑이 무너지면서 뿔뿔이 흩어지게 된 그때부터 일까? 확실한 것은 이 이야기로 인류의 만국공통어는 영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영어의 모국인 영국이 영어의 탄생지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영어가 전세계적인 언어의 헤게모니가 되기까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기 전에는 영국인들은 켈트어를 사용하였고 로마의 지배를 받을 때는 로마어였던 라틴어를 사용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의 기초는 5세기 초 로마가 영국을 떠날때쯤 영국에 들어온 사람들이 닦았다. 켈트어와 로마어를 사용하였던 영국은 현대의 영어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언어의 파생이 켈트어에서 유래된 흔적도 있다. 특히 현대에 만들어진 단어의 경우 켈트어 단어의 일부를 넣어 변형한 것이 많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주 쓰는 영어 단어 100개 가운데 대부분이 (이때 파생되어진 것으로 보이는) 고대 영어에서 비롯되었고 이후, 영국을 침입한 앵글로색슨족의 침입으로 한 차례의 변화를 겪고 바이킹으로 인해 광폭한 단어들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이때 앵글로색슨인이 다스리던 영국을 정복한 노르만계 프랑스인의 영국 정복은 앵글로색슨인과 노르만인의 결합을 의미했고, 노르만인이 프랑스에 노르망디를 빼았기는 사건은 영어를 더욱 다양하고 복잡한 언어로 변모하게 하였다. 프랑스어는 제3의 언어를 영어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였고 단어가 많아졌고 뉘앙스를 풍부하게 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어의 사용과 문장을 결합하는 방법을 단순화 시켰다. 가장 커다란 영향은 복잡한 성개념(세가지 유형)을 남성형과 여성형으로 나뉘어졌고 어순도 단순해졌다. 동사 역시도 더욱 단순해지고 통일되었다.

 

세익스피어 시대(1552-~1616)에 이르러 강국이 된 영국은 단어에 대한 실험과 창조가 돋보이는 시대다. 신대륙을 탐험하듯이 세익스피어는 단어와 표현에 그치지 않고 단어를 쓰는 방식을 자유자재로 바꿔놓았고 언어유희를 많이 사용한 작가로 언어지향적이며 과감한 표현을 즐겨 사용했으며, 이러한 언어유희의 발달은 영국을 강국의 초석으로 다져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현대 영어가 세계를 지배하는 언어가 될 수 있었던 된 시기는 16세기 말, 영국이 제국을 건설하고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슨 박사(1700~1800)시대에 이르러 정확한 영어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했고, 바른 말 쓰기나 언어 지킴이 같은 운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이 시작된 시기를 현대 영어의 탄생기로 보고 있다. 이후 미국의 독립선언서(1776)가 나오기까지 영국과 미국의 영어는 전혀 차이가 없었지만 19세기 중반에는 영국의 영어와 미국의 영어가 억양과 표현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영어가 세계를 정복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영국이 전쟁을 통해 많은 국가를 정복한 일이다. 정복을 당한 국가들은 자연스럽게 강대국의 언어를 익히고 사용하게 되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세계로 전파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영어가 전세계적인 언어가 되는 과정은 지배와 정복을 번복하면서 민족과 민족끼리 충돌하면서 만들어진 문화의 산물로 그려진다. 이후, 

청교도인들이 미국으로 넘어가며 다시 영어는 미국 원주민들과 뒤섞이고 영어를 사용하던 인구가 많은 이유로 영어가 미국의 주언어로 사용된다. 20세기, 미국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영어는 세계의 언어로 자리잡게 된다. 

  

모든 길은 이미 영어로 통하고 있다. 대학입시나 취업의 조건으로 영어는 필수이다. 하다못해 한때는 대통령이 나서서 영어옹호론을 주장하여 초등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기까지 하였다. 결국 고가의 영어 사교육에 대한 반발로 헤프닝으로 끝난 정책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영어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례가 아닐까한다. 반면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보여지는 언어파괴 문제가 한국의 문제만이 아닌 영어에서도 보여지고 있다. 인터넷 문화는 언어변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언어 이면에 숨겨져 있는 역사이야기도 흥미로왔지만, 어원이 파생되는 과정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영어단어에 숨겨져 있는 의미들을 일화와 살펴볼 수 있어 유익할 뿐만 아니라 세계사의 큰 줄기를 통해 영어의 외연도 넓힐 수 있는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3-19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19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출판사 서평-

 세계 120여 개국 30만 명 이상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세계정치론』은 1997년 초판이 출간된 이후 세계정치의 역사와 이론, 구조와 과정 그리고 주요 쟁점들을 포괄적으로 다루어 세계 주요 대학의 표준 교과서로 자리 잡았으며, 가장 권위 있고 완벽한 국제정치학 개론서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제6판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세계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다룬 「부상하는 국가들과 신흥 지구 질서」가 추가되었고, 「핵확산」에 대한 장이 대폭 수정되었으며, 브릭스, 가자 자유 함대, 수단 내전, 무인항공기 드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중국의 부상, 점령하라 운동, 시리아 혁명 등 최신 국제정세를 충실히 반영하는 새로운 사례연구들이 대폭 포함되었다. 또한 아랍의 봄, 유로존 위기와 지구화 영향, 신흥 경제국의 역할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출판사 서평-

‘글쓰기의 기초’는 정확한 문장 쓰기에서부터 문단을 체계적으로 구성하고 이를 연결하여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을 익히는 교과목이다. 여기서는 글쓰기 이론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한국어다운 문장을 사용해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한다. 이와 같은 자연성, 정확성, 논리성은 좋은 글이 갖추어야 하는 기본 요건이 된다. 이 과목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기본 요건의 습득이다.
이 과목의 교재인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된다. 제1부 ‘대학 생활과 글쓰기’는 글을 읽고 쓰기에 앞서 생각해 보아야 할 점들을 살피는 자리이다. 제2부 ‘글쓰기의 과정과 방법’은 비교적 짧은 글을 읽으면서 글쓰기의 이론을 학습하는 곳, 그리고 제3부 ‘글쓰기의 실제’는 대학에서 접하는 대표적인 유형의 글들을 읽으면서 앞서 익힌 글쓰기 이론을 실제 적용하여 완성된 글을 작성해 보는 곳이다. 이 교재에서는 서울대 안의 여러 전공을 고려하여 인문학적인 글에서부터 사회 과학, 자연 과학 및 예술 ·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골고루 다루었다.

 

 

-출판사 서평-

학문을 하는 사람, 연구자, 학생, 기자,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발표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가 나왔다. 지난 십여 년 간 우리 사회에 몰아친 표절을 둘러싼 광풍……. 그러나 그 숱한 논란 속에서도 문제 제기만 있고 해법은 없는 지루한 논쟁만 계속되어왔다. 이제 그런 악순환을 끝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할 수는 없을까? 표절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가이드라인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 속에 표절 문제에 관한 이성적이고도 합리적 논의의 틀을 제시한 최초의 본격 체계서이다.

 

 

 

 

 

 

-출판사 서평-

저자는 유영철이 어릴 적에 썼던 시와 감옥에서 썼던 편지모음집(『살인중독』)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그가 살아온 환경과 반사회적 정서가 그의 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본다. 유영철의 경우는 성장기에 겪은 가난과 사회적 고립, 가정 내 학대와 갈등, 진로의 좌절, 그리고 자잘한 범죄력으로 형성된 반사회적 성격이 그를 끝내 연쇄살인범으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유영철은 어릴 적부터 쥐, 참새 등을 학대하거나 고통을 주면서 죽음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러한 행동이 훗날 범죄를 유발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또한 첫 징역살이를 한 이후 그의 어머니가 ‘사내 녀석이 실수도 할 수 있다’며 너그럽게 대해준 어머니 탓에 결국 범죄자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ransient-guest 2015-03-06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추천 참 좋네요. 일단은 보관함으로 옮기고 언젠가는 구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