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마이크롭 앤 가솔린 (Microbe and Gasoline) 입니다.

Microbe 라는 건 '미생물'이라는 뜻이지요. 키가 작고 소심한데다가 생김새까지 여자 같은 주인공 다니엘을 놀리느라 부르는 이름이지요.

Gasoline은 우리가 아는 자동차 기름 개솔린인데, 테오에게서 늘 자동차 기름 냄새가 풍긴다고 해서 놀리며 부르는 이름이랍니다.

그러니까 제목<마이크롭 앤 가솔린>은 영화속 두 주인공인 다니엘과 테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방년 15세된, 아직 어른이 되기전의 어정쩡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두 소년이지요.

 

2015년에 만들어진 프랑스 영화이고, 우리나라에선 2016년에 개봉했다는데 그때도 관심 영화로 찜해놓았다가 못보고 지나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 새벽에 결국 다운받아 보았어요. 제가 유독 요만한 나이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역시 이 영화도 제가 찾는 재미, 그러니까 굳이 파도일 필요없이 잔물결 같은 잔잔한 감동이 있고, 그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인생의 진실 한 자락을 펼쳐내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

 

 

 

 

 

포스터 속의 저 물건(?)은 다니엘과 테오 둘이서 만든, 집처럼 위장이 가능한 49cc짜리 자동차랍니다.

창문도 달고, 그 아래 화분까지 달아놓은 걸 보세요.

이걸 타고 둘은 어디까지 갔을까요. 물리적으로 나아간 거리보다 정신적인 성장의 길이기 더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런 삐딱거림과 좌절, 무모해보이는 도전을 겪어내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그 당시엔 잠시 루저처럼 보일지라도 나중에 나약하고 유리멘탈 어른이 되지 않고 탄탄한 정신 근육을 지난 어른으로 커갈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 못했고, 그러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안타까울 뿐 입니다. 어른들이 그걸 가만 두고 보질 않아요.

 

거짓말하고 집을 나가 연락도 안되어 엄마 속을 그렇게 태우다가 어느 날 아침 천연덕스럽게 집으로 돌아와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아들 다니엘을 본 엄마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혹시 이 영화를 안보신 분들이라면 보기 전에 나라면 어땠을까 한번 상상해보고 영화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노무 자식!!!" 하고 등짝부터 한대 쳤을까요? ^^

 

아무리 영화라지만 청소년들의 저런 시기를 민감하게 대처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너그러움과 이해로 받아들여주는 프랑스 사회, 그들의 부모들의 태도로 감상을 마무리하는 걸 보면 저는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의 부모된 사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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