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를 놓치고, 천사를 만났다
백은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리뷰는 이렇게 파아란 색으로 써야 할 것 같다. 꽃그림 작가 백 은하의 독일, 프라하, 바르셀로나, 파리 산타페, 샌프란시스코, 뉴욕 여행기.

 

사진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황 경신의 글을 언뜻 떠올렸었으나, 글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방문하는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나 계획을 철저히 세워 여행을 했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기행문이 있는가 하면, 이 책처럼, 즉흥적이고 그야말로 발길 닿는 대로의 여정, 경험을 더 좋아한 듯 한 기행문도 있다. 사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풍경 사진 찍는 기술이 수준급. 간간히 삽입되어 있는 꽃잎과 풀잎, 나뭇잎이 섞여들어간 작품들도 좋고, 지루하지 않은 글도 산뜻하다.

 

그녀만의 표현 방식을 옮겨보자.

활활 타오르는 욕망과 그것이 실현되고 있는 지글거리는 땅. 세상에서 제일 빨갛고 큰 사과. 그래서 나는 아직 뉴욕이 좋다. 여기저기 베어 물어도 맛이 다른 커다란 사과, 여전히 맛을 알 수 없는 사과, 오늘도 와사삭, 한 입 베어 물러 나간다 (P192).

몇 시간이고 앉아서 가지런히 쌓여 있는 아트북을 빨대로 마시듯 했다 (P233).

 

사진으로 표현된 풍경화를 감상하는 느낌이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이랄까. 방문한 독일의 미술관 두 곳에 대한 글을 다 읽고서도, 여기가 독일 어느 지방에 있다고 했지 하며 다시 페이지를 되돌려 한참 찾아야 할 지언정, 천국의 하늘을 가진 도시라고 격찬을 한 산타페가 미국의 어느 주에 있는 산타페를 말하는 건지 아직도 나를 헷갈리게 할 지언정 (산타페라는 지명은 멕시코에도 있고, 미국에도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래도 별 네 개를 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 삽입된 그림과 사진들을 위해 작가가 쏟은 정성이 보통이 아님을 알겠기에. 그리고 작가의 관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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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10-08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트북을 빨대로 마시듯 했다
가 눈에 들어오네요. 눈을 즐겁게 해 주는 책 만나셨네요!
hnine님,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도 잘 지내다 왔어요.^^

hnine 2006-10-08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돌아오셨군요.
집에 있는 저야 오늘 내일 별 다를바 없지만, 출근해야 하시는 분들, 내일 아침 다시 힘내서 일터로 향하셔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