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공 지영의 글을 읽노라면 어쩔수 없이 이 작가의 개인사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개인적 체험이 여기 저기 모습을 드러내는 이런 산문집을 읽을때이면.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라는 제목은 책 속에도 인용된 압둘 와합 알바야티의 '비엔나에서 온 까씨다들' 이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

혼자 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어떤 때일까. 기대하던 대상과 더 이상 교통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시덥잖은 얘기나마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이 많은 사람들 중에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알았을 때,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이 결과를 온전히 내가 책임져야 함을 알고 있을 때... 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계속되진 않는다. 혼자인 상태로 그리 오래 버텨낼 수 있는 '인간'은 없다. 혼자임을 벗어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한다.

용서, 사랑, 상처, 외로움, 방황, 자유, 감정, 슬픔. 공지영 글의 키워드.

그녀는 이제 자유로울까. '혼자'임이 더 이상 슬프지 않을까.

...이제 아이들의 엄마로서, 사회의 중년으로서 내 아이들뻘 되는 젊은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어떻게든 살아 있으면 감정은 마치 절망처럼 우리를 속이던 시간들을 다시 걷어가고, 기어이 그러고야 만다고. 그러면 다시 눈부신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고, 그 후 다시 먹구름이 끼고, 소낙비 난데없이 쏟아지고 그러고는 결국 또 해 비친다고. 그러니 부디 소중한 생을, 이 우주를 다 준대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지금 이 시간을, 그 시간의 주인인 그대를 제발 죽이지는 말아달라고. J, 비가 그치고 해가 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 하늘에 먹구름 다시 끼겠지요. 그러나 J, 영원한 것을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살아 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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