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재벌 회장의 젊음의 비결은 뭐뭐 라더라, 하는 루머를 기억한다.

이 기사를 읽고나니 왜 그 루머가 떠오르는지.

제가 떠올린 그 루머가 뭔지 짐작하시겠나요?

 

"Antibody can protect brains from the ageing effects of old blood" (New Scientist, Jan 16, 2017)

기사링크 ▶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2118105-antibody-can-protect-brains-from-the-ageing-effects-of-old-blood/

 

 

혹시 수혈받는 일이 있을때 이 혈액이 과연 몇살된 사람, 어떤 건강 상태를 가진 사람의 혈액일까 생각해본 일이 있는가?

오래된 피는 기관들에 손상을 입힐 수 있고 노화에 기여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오래된 피의 이러한 영향력으로부터 보호하는 새로운 물질이 개발되었다.

혈액이 노화에 미치는 영향이 처음 발견된 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였다. 젊은 쥐와 나이든 쥐를 함께 접합시켜놓고 혈액의 순환을 공유하게 해놓았더니 나이든 쥐는 기관이 더 건강해졌고 노화 관련 질병으로부터 더 보호받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오래된 피에는 확실히 어떤 해로운 물질이 있어서 일부 손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결과를 얻은 데서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이 물질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하는 것은 당연히 따라오는 순서.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의 Hanadie Yousef 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사람 혈액내 VCAM1 이라는 단백질의 양이 증가함을 밝혀냈다. 6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이 단백질의 양이 25세 이하인 사람들에서보다 30%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다음 실험. 젊은 쥐에다가 나이든 쥐의 혈장을 주사한 결과 젊은 쥐에서 노화의 징후가 나타났다.

나이든 사람의 혈장도 쥐에서와 같은 효과를 보였다. 60대 후반 노인들의 혈장을 석달된 쥐 (사람의 20살에 해당)에 주사하자 쥐의 뇌에서 노화의 징후가 나타났는데 이때 VCAM1 억제물질과 함께 주사했더니 이러한 노화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을 실용화하여 사람에게 투여한다고 할때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의 뇌에 있는 특별한 장벽 (Brain Blood Barrier) 때문인데 이 장벽은 아무거나 뇌 안으로 투입되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VCAM1 억제물질이 타겟으로 하는 물질 자체가 이 장벽의 성분으로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뇌 속으로 통과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채취한 혈장성분을 쥐에게 실험해본 것까지 발표되었지만 이것을 사람에게 실험해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도 안되는 일이고.

이 VCAM1 억제물질이 약이나 주사제로 만들어 시판이 된다면, 굳이 모 재벌회장과 관련된 루머 속의 그런 일은 필요없어질 것이고 훨씬 간편하게 노화를 늦춰보자는 욕망을 달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 실험에서 노화의 징후로 삼은 표지자는 주로 뇌와 관련된 것들이다. 노화란 아시다시피 어느 한 기관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총체적, 복합적, 종합적인 현상인데 과연 저 억제물질만 주사한다고 해서 전체적인 노화가 늦추어질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 인체는, 생명 현상이라는 것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자연스레 늙고 자연스레 세상을 떠나는 일. 거기에 더 가치를 두고 싶지만, 너무 자신있게 말하진 않겠다.

 

 

 

* 이 기사의 출처인 New Scientist라는 잡지는 미국의 Scientific American과 더불어 영국의 대표적인 과학 대중 잡지이다. Nature와 Science가 그러하듯이 영국의 New Scientist가 미국의 Scientific American보다 역사가 좀더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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