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퀘스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2
도리스 레싱 지음, 나영균 옮김 / 민음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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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책 뒤 작가 연보를 다시 훑어 보았다. 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이 마지막 줄로 되어있기에 맨 아래 한줄을 적어넣었다. 2013.11.17 타계라고.

작가의 이력만 봐도 평범하지 않다. 부모 모두 영국인이었으나 도리스 레싱이 태어난 곳은 페르시아, 즉 지금의 이란이다. 자라기는 아프리카의 로디지아, 지금의 짐바브웨. 그리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거의 독학으로 공부하다시피한 도리스 레싱은 훗날 그래서 자기가 작가가 되었을거라고 회고했다고 한다. 결국 열다섯살때 집을 나와 변변치 않은 직업을 전전하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이후로 두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 그리고 영국으로 터전을 옮겨 첫소설 <풀잎을 노래한다>를 시작으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한다. 이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이기도 한 <마사 퀘스트>는, <폭력의 아이들>이라는 5부작의 1부에 해당하는 소설로서, 청소년기의 마사가 집을 떠나 결혼 하기까지의 시간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사회 모순, 비논리적 사고 방식, 편견, 불평등과 부딪힘, 그리고 다양한 인간 군상에서의 부딪힘, 혼란, 통증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3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누가 봐도 작가 자전적 이야기임을 알 수 있는데, 작가가 그러했듯이 이 책의 주인공 마사 역시 열다섯에 집을 나왔고, 딱히 사랑하는 것 같지 않은 남자와, 그리 성공적으로 잘 이어갈 것 같지 않은 결혼을 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불안정한 사회상,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성장하느라 경험했을 복잡함은 주인공 마사의 정신 세계를 단순한 복종형으로 두지 않고 비판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성장해가는데 영향을 미친다.

이 작품의 의의라면 그런 사회적인 분위기와, 청소년기라는 개인적인 성장통 시기가 잘 맞물려 이야기를 끌어갔다는데 있다고 보는데, 자전적 소설의 한계랄까. 사실성과 경험에 충실하다보니 소설로서 기승전결 뚜렷한 이야기 전개면에서는 좀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완전히 몰입해서 읽기 어려웠던 것은, 주인공이 던지는 말과, 주인공이 다른 이의 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척척 접수될 만큼 읽는 사람에게 그 의미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작품 속 한 남자가 어떤 말을 하자 마사가 속으로 막 화가 났다면, 그게 왜 화가 나는 일인지 갸우뚱하며 넘어가야 하는 대목이 많았다는 것이다.

도리스 레싱의 <런던 스케치> 이후로 이 책이 두권째. 내친 김에 <풀잎은 노래한다>를 계속 읽어볼까, 책장을 열었다 덮었다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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