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인간 - 분석심리학자가 말하는 미래 인간의 모든 것
이나미 지음 / 시공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1장 미래 인간형

 

결혼도, 취직도, 친구들과 교류도 하지 않고 오로지 게임만 하는 남자가 점점 늘어난다. '게임을 하면 마음이 비워진다. 명상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마음을 비우려고 도 닦는 것 아니냐. 게임을 하면 마음이 비워지니 결국 그게 자기실현이고 깨달음이다' 이른바 게임교 교도들.

무감동 (Apathy) 세대, 이른바 A 세대 - 자기 방에서 잘 나오지 않으려는 경향

무감동, 타성, 무기력, 무관심에 젖어 살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는 사업 실패나 빚 혹은 정신 질환 때문에 노숙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집안도 좋고 학벌도 나쁘지 않은데 삶에 대한 의욕이 없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가 싫어 아무 감정 없이 거리를 헤매는 노숙자가 많아질 것이다.

과격한 에코주의자들도 생겨난다. 지구를 위해서는 인류의 숫자가 훨씬 더 줄어야 하고 현재와 같은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의 녹색당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환경 관련 세계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2장 새로운 가족의 형태

 

자녀에게 강제로 공부시켜봐야 특별히 부모의 노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절감한 것이 2010년대 이후. 그래서 2000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는 1980~1990년대에 태어난 낭만적인 세대보다는 훨씬 더 냉혹한 현실에서 성장하게 된다. 부모들이 더 이상 과거 세대들처럼 아이들에게 무한 애정을 퍼붓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가족은 자신의 의지나 취향과 상관없이 무조건 주어졌으나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자신의 기호에 따라 고를 수 있게 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 참선을 하고 싶은 사람, 좋은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 문화유적지를 사랑하는 사람, 책을 좋아하는 사람, 축구와 야구를 즐기는 사람, 진보적인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 등 자신의 취미에 따라 제2의 가족이 형성되어 있으니 고르기만 하면 된다.

지금보다 더 심각해지는 양극화 현상.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욱 부유해진다. 최고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만 하면 자녀들이 성공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노후까지 걱정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이한 노인들과 부모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기만 했을 뿐 미래에 대한 치열한 고민 없이 중년이 되어 능력 없는 부모까지 떠맡아야하는 자녀들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3장 넘쳐나는 정보와 표현, 진화하는 여론 공간

 

특정 집단에 쏠려 있던 지식의 생산과 확산이 점점 더 일반화 될 것이다. 대학 안에 갇혀 있던 지식이 일반인들에게 확산되자 대학의 존재 자체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저자나 학자들의 무료 강의 혹은 해외 대학 강의 등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듣는 것이 대세가 된다. 대형 강의 포털이나 지식인 앱 등을 통해 많은 지식 노동자가 월급을 받고 자신의 지식을 파는 형태가 될 것이다.

어려서부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과 보낸 시간이 부모나 친구들과 보낸 시간보다 훨씬 많은 이른바 테크토이 세대.

편리한 기계에 길들어 지속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는 뇌, 즉 팝콘 브레인.

 

4장 국경과 이데올로기를 넘어

 

민족간의 차이보다는 세대 간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 지구촌이 될 것.

 

5장 기술 및 의학의 발달과 인간 소외

 

프로톤슈퍼내니 - 일종의 진화된 로봇

아이들은 프로톤과의 애착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가족이나 친구, 선생님과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 학생들은 이제 선생님을 찾아가는 대신 프로톤에게 질문을 한다. 속상한 일이 생길 때는 쓸데없이 캐묻고 야단이나 치는 부모님 대신 판단이나 비난을 하지 않는 프로톤에게 털어넣는게 훨씬 편하고 효율적이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절대로 지지 않으려는 친구들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읽어 적당히 져주기도 하면서 게임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프로톤과 노는 게 더 즐겁다. 이로 인해 젊은 사람들은 이제 사람보다는 로봇과의 접촉을 훨씬 더 선호하게 된다. 아이 키우는 것을 버거워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슈퍼내니는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불안해하며 어린이집에 보내거나 도우미에게 맡기거나 시부모나 친정 부모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슈퍼내니에게 아이를 맡겨 키우면서 CCTV로 원격 감시를 하는 일하는 엄마가 점점 많아진다. 프로톤이나 슈퍼내니의 도움을 받으며 자라난 아이들은 부모나 다른 사람들과 애착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로봇에 의해 양육되고 로봇과 사랑하고 로봇에게 아픈 몸을 맡기는 세대, 즉 R세대의 뇌에서 감정을 관장하는 측두엽 부위의 위축이 보고되기 시작한다. 개인의 지성이 인터넷 공간에 모여 집단지성을 창조해내고 보조 자아인 기계의 도움으로 일종의 하이브리드 인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미래의 테크놀로지 시계는 어쩌면 헤르메스가 인간을 갖고 놀다 잠재우는 곳일 수 있다. 이성의 힘이 퇴보한 자리에 지능은 높으나 충동과 광기를 조절하지 못하는 기술 괴물이 들어앉는 것이다.

동물과 식물에만 기생하던 바이러스가 해외 각지로 옮겨지면서 DNA 변환을 일으켜 인간의 몸에서 항원으로 작용해 신종 감기나 뇌수막염, 장염 등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저항력이 떨어진 숙주 동식물을 섭취한 인간에게서 에이즈처럼 폭발적인 번식력을 가진 새로운 질병이 속속 나타나 상당 기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신체 질병과 관련된 과제는 크게 세종류로 나뉠 것이다. ⑴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수퍼 박테리아 등 난치성 감염 질환 ⑵ 서구형 식습관과 기기 사용으로 인한 운동 부족이 가져올 젊은이들의 성인병 ⑶ 장수 시대가 되면서 노화된 몸에 오는 질환. 이중 제일 고비가 될 것은 1번.

 

6장 치유의 상업화, 융합 종교

 

(제목만으로도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가므로 부연 설명이 필요없다)

 

7장 새로운 죽음의 방식

 

죽음은 더이상 가족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

 

 

미래는 현재에서 연속. 동떨어진 시점이 아니다.

현재의 인간 사회를 돌아보면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들이다.

허무할 수도 있고 절망적일 수도 있을 내용의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해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는데, 저자의 스타일을 조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나도 그녀가 이런 의도로 썼을거라는데 동감한다.

 

환자들이 정신과 의사를 찾는 이유는 대부분 현재의 고통과 과거의 기억 때문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나는 과거나 현재보다 더욱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기 때문이다. 전문가 앞에서 그동안 살아온 날들에 대해 기억하는 사람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해 꿈꾸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상담 목표 중 하나다.

지금은 아프고 힘들고 외롭지만 더 나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현재를 참아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나를 격려해주고 건강하게 타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주저 앉지 않고 다시 시도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것이 이 책에서 미래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펼친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염색하지 않아 반백인 머리로, 안경 너머 눈빛이 초롱하던 저자의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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