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아주머니 (1)
자꾸 웃음을 지어내고 있는 것이 어색해보였다
한밤중
아빠가 모시고 온 처음 보는 아주머니
큰 보따리는 아빠가 대신 들고 계셨고
이미 잠자리에 들어있다 불려나온 나와 동생들은
공손히 인사부터 해야했다
엄마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고
할머니보다는 젊어보이는
김명화 아주머니
그날 밤 그렇게 우리집에 처음 오던 날
날 보면서도 웃고
동생들을 보면서도 계속 웃던 아주머니
온지 몇달만에 나가버리던 언니들, 이모들보다
이 아주머니는 웬지 다를 것 같았다
자던 눈 비비고 나왔다가
아주머니 웃음을 분석하느라
열한 살 계집아이는
어느 새 눈이 땡글거렸다
이날 아주머니의 그 헤픈 웃음은
눈물 대신 흘린 웃음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떠나온 고향
두고온 막내 아들
잠시라도 잊고 싶어 만들어내던
정말 힘든 웃음이었다는 걸
눈물 대신 흘리는 웃음
더 이상 퍼올릴 웃음이 없을 땐 결국
울기도 하셨지
그때도 눈물은 흘렸을지언정
표정은 웃고 있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