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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젊은 수필
권동진 외 19명 지음 / 문학나무 / 2014년 1월
평점 :
수필은 정말 아무 형식 없이 쓰는 글인가? 마음에 떠오르는 주제를, 손 가는대로 쓰면 되는가?
쉽게 생각하지 못하고 예의 그 '제대로 알아보자'는 습관이 도진다.
요즘은 여기 저기 널린게 산문, 혹은 수필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렇게 '수필'이란 제목을 당당히 달고 책으로까지 묶여 나온 글은 과연 다를까 궁금해서 구입해 읽어보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구성한 여덟명의 선정위원이 모여 각종 문예지나 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수필 작가들의 작품 중 20명의 작품을 뽑았다. 그 20명의 작품을 세편씩 모아놓은 것이 이 책의 구성이다.
대부분이 여성 작가들이라는게 눈에 띤다.
글 한 편이 서너 쪽 되는 분량이니 읽기에 부담 없고 나름대로 살아가며 느낀 통찰이 담겨있기는 하나, 기대만큼 뛰어난 글은 발견하지 못했다. 아쉽다. 너무 평이하다. 특별히 흠 잡을데는 없으나 마음을 끌어당기지도 않는다.
소설에 서사가 있듯이 수필에는 쓰는 사람의 '발견'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에는 발견이라고 하지 않는다. 계절의 변화, 미움, 사랑, 아픔, 고독 등, 누구나 겪을만한 과정이지만 자기만의 눈으로 발견하고 깨달은 것이 수필의 소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구나 겪는 과정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을 소재로 삼아 써내려간다면 그건 수필보다는 '수기'에 가까울 것이다. 어떤 경험이든 그 속에서 알아내고 터득한 삶의 뒷면이랄까, 모르던 사실이랄까, 이런 것들이 글 전체에서 스며나올 수 있어야 수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수필은 과연 아무나 쓸 수 있으되 좋은 수필은 아무나 쓸 수 있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