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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마담이 이틀째 결석이다. 이틀 결석이야 나 같은 놈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마담은 결석 첫날부터 웬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오늘도 학교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자 슬슬 궁금해졌다. 그렇다. 궁금했을 뿐이지 걱정까지 한 것은 아니다. 나란 놈은 원래 남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하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다른 사람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사람이 없는 것처럼 다른 인간 걱정하고 위로해줄 자격 있는 인간도 없다는 생각이다. 그건 알고 보면 결국 다 흉내이고 가식일 뿐이다. 아무튼 평소 같으면 아파도 학교 와서 끙끙거릴 마담인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일분 쯤 하면서 미술실로 가고 있을 때였다. 누가 뒤에서 어깨를 툭 치기에 뒤돌아보았더니 거기 거짓말처럼 마담이 빙긋 웃으며 서있었다.

“뭐야, 어디서 나타난 거야?”

어디 특별히 아픈 기색도 없어 보이는 마담 얼굴을 보며 물었다.

“미술실 가는 길이지? 잠깐 얘기나 하자.”

“계집애들처럼 얘기는 무슨.”

“아, 자식. 정작 요즘 여자애들은 얘기하는 거 안 좋아한다 너.”

그러면서 우리는 미술실 가기 전의 중앙 현관으로 나가 정원석 위에 아무렇게나 걸터앉았다.

“아팠냐? 이틀씩이나 안나오고.”

“아팠지.”

“어디가 얼마나 아팠는데?”

“몰라.”

“몰라? 병원에 안갔었냐?”

“의사도 모른다더라.”

얘기나 하자던 녀석이 꼭 말하기 싫은 놈처럼 겨우 대꾸만 하고 있다.

“미술대회 소식 들었다.”

마담 입에서 의외의 얘기가 나왔다.

“못가게 되었다며.”

그렇게 말하며 마담은 어쩐지 내 표정을 살피는 것 같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넌 정말 하고 싶은 걸 하는데 말이야.”

당연하지, 하기 싫으면 왜 하겠냐고 하려다가 지난번에 마담이 한 얘기가 생각나서 하지 않았다.

내가 대답이 없자 마담은 내 어깨를 한번 툭 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걸어가면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내가 있는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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