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터는 단 한 가지 방법 블랙 로맨스 클럽
앨리 카터 지음, 곽미주.김은숙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아마존 청소년 소설 베스트셀러
워너 브라더스, 드류 배리모어 감독으로 전격 영화화!"

 

이런 찬사를 받고 있고, 제목도 특이하고, 올라온 평들도 대체로 좋다.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미국에선 2010년에, 우리 나라에서 번역본은 작년에 나왔고, 원제는 Heist society (훔치기 클럽?). 원제이 비해 비약이 심하긴 하지만 번역본 제목도 재미있다.

미국에서 명문 기숙 학교에 다니고 있는 열 다섯 살 소녀 카타리나 비숍. 배후 조작에 의해 어느 날 학교에서 빠져나와 어떤 사건에 가담하게 된다. 바로 미술작품을 훔치는 사건이다. 물론 혼자 터는 것은 아니고 고만고만한 다른 아이들 다섯 명과 함께, 그리고 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여섯 명의 아이들의 특징은 모두 가족들이 이미 이런 훔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어릴 때부터 보면서 자라서 자기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런 일이 새삼스럽지 않고 익숙하다는 것이다.

카타리나 (줄여서 '캣')는 아버지가 훔치지 않은 미술품이 아버지가 훔친 것으로 오해를 받자 그 오해를 풀어주기로 결심한다. (여기서 나의 궁금증. 캣은 아버지가 정말 훔치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는지. 나는 끝까지 그게 의심스럽던데 말이다. '아버지'이기 때문일까?)

함께 가담하기로 한 다섯 명의 아이들의 구성은 대부분 친척, 그리고 캣에 의해 길거리 캐스팅된 아이가 한명 있다. 십대 아이들이라고는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이들의 대화가 보통 십대들 같지 않다. 은유, 함축 등의 수준이 웬만한 어른들 뺨 친다고 할까? 번역이 잘 되었더라면 훨씬 더 이런 점을 잘 살렸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사실 번역에 대해 유감이 많다. 두 번역자의 공동 번역인데, 지루한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에 몰입하기가 참 힘들었다.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같은 부분을 여러번 읽기도 하고 앞 내용을 다시 들춰보기도 하고. 충분히 책장이 휙휙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드류 배리모어가 주인공이 아니라 감독으로 이것을 영화로 만든다니. 책을 읽은 후 영화로 보면 책만큼 재미가 덜 하다는게 보통이지만 이 영화만은 책보다 재미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번역본 보다는.

마지막까지 의문이 가시질 않는다.

'비실리 로마니'는 과연 누구일까? 캣의 아버지가 훔치지 않았다는 것을 캣은 어떻게 확신하는가 하는 의문과 똑같은 정도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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