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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수완 스님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를 볼 생각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빨라만 지는데,
막상 할머니 집에서 자고 집에 안가겠다고 막무가내인 아이를 볼때의 마음이란...
기운이 우선 쭉 빠지고, 화도 나고, 집에 가자고 싱갱이 벌이다가 결국 짜증도 내게 되고, 그러다가, 오늘 하루 전체가 덧없어 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도 들게 된다.
왜 그럴까, 뭐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혼자서 고민고민 한다.
자식...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는, 내 몸보다 더 소중한 자식이건만, 그 애가 꼭 나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행동하리란 법은 없다. 왜 그걸 자꾸 잊는가.
수완스님의 이 책 어디에도 나는 이래서 출가했다고 분명하게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러 군데에서 그 출가 이유를 짐작케 하는 구절이 나온다, 그저 자연스런 말 속에 묻어 나오듯이.
그토록 정성을 들이고,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은 자식이건만, 그 애에게는 그 애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집착을 두지 말라는 것은, 자기의 분신과 같은 자식도 비껴가지 않는다. 허무하다...허무하다...탄식을 할것이 아니라, 그렇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거다.
더 확대하자면,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간섭하고 조정하려 들랴. 무슨 권리로 하나의 세계를 침범하려 드냐 말이다.
그런걸 가르치려 함이었구나. 나로하여금 이 책을 읽게 하신 뜻은.
애착을 버리고, 집착을 버리고...
나의 잣대로 모든걸 단정짓고 결정하려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