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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아이 미스터리 ㅣ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12
시본 도우드 지음, 부희령 옮김 / 생각과느낌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2000년 런던 테임즈 강가에 거대한 바퀴 모양의 탈 것이 만들어 세워지고 그 이름을 '런던 아이'라 한다고 했다. 2000년이면 내가 영국을 떠나오던 해. 지나면서 보기만 했지 타보진 못했다. 자기가 탄 캡슐이 맨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아래를 내려다보면 얼마나 아찔할까 상상만 해보았을 뿐.
이 책의 이야기는 바로 그 런던아이에서 아이가 실종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엄마와 함께 뉴욕으로 이주하는 길에 런던의 사촌집에 들른 아이는 런던아이를 타보고 싶다고 하고, 사촌들이 보는 앞에서 분명히 런던아이에 탑승을 하는데 30분 후 하차하여 내리는 사람들 중엔 그 아이가 없다. 시작이 읽는 사람을 끌어들인다. 도대체 상공에서 아이가 어디로 간단말인가? 제목처럼 그야말로 미스테리이다.
내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 추측을 말해보기도 했다. 나는 이 아이가 탑승하는 척 했지만 사실은 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했고, 내 아이는 이 책 표지에 비행기 그림이 있는 것으로 봐서 비행기에 납치되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그 밖에 이런 저런 의견을 주고 받으며 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하여 끝까지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책 속의 화자는 사라진 아이의 사촌 중 하나인 테드. 고기능성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이름도 어려운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스퍼거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이 책에도 그려져 있지만 우리는 참 가지가지 증후군을 복잡한 이름을 붙여 가며 규정지어 놓고 있구나 싶었다. 지능은 보통 뛰어난 경우가 있지만 한 가지 분야에만 집착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학교에서 친구와 선생님과도 별로 소통이 없는 테드의 꿈은 기상학자가 되는 것. 적극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누나 캣과 함께 미스테리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책의 재미는 궁금증으로 시작하여 아이들의 힘으로 문제가 해결해나가는 것을 지켜보는데에도 있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에서도 찾을 수 있다. 화자인 테드는 자폐증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도 독특한 성격을 가진 아이이다. 혼자서 진지하고 생각도 많고, 남들이 한다고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지 않는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확실하게 알고 있으면서 거짓말 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 남들이 지나치는 것을 유심히 보고 나름대로의 추리를 펴나가는 이 아이의 그 특별한, 그래서 장애라고 이름붙여지기도 한 그 '뇌' 덕분에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나가고 위기 탈출을 가능하게 한다.
테드의 누나 캐릭터도 재미있다. 여아자이이지만 테드와 달리 생각보다 행동이 빠른 성격. 궁금한 걸 못참는다. 동생인 테드와 늘 아웅다웅하지만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합쳐질 때 그 환상의 조합이란.
이야기를 쓸때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야기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테드 사촌인 실종된 아이의 심리, 가정 환경 문제 등, 이런 저런 요소들을 삽입하여 글의 플롯을 보강하였다.
'흥미진진'까지는 아니어도 그런대로 읽어가기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