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ong Walk to Water (Hardcover) - Based on a True Story
Park, Linda Sue / Clarion Books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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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금파리 한조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그 작품으로 2002년 뉴베리 상을 받은 작가 린다 수 박 (Linda Sue Park) 의 최신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이 이야기는 아프리카의 수단이라는 나라,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한다. 수업 시간에 갑자기 들려오는 총성 소리에 선생님은 반 학생들에게 모두 나가 덤불 속에 몸을 숨길 것을 외친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내전 중이던 1985년 수단. 이 글의 주인공이 된 Salva는 그날 그렇게 가족과 헤어져 스무 살이 넘은 청년이 될때까지 난민 생활을 하게 된다. 그 때 나이 열 한살. 싸움이 있는 곳을 피해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목 마르고 굶주려 가며 어른들을 따라 걷던 Salva는 어느 날 우연히 삼촌을 만나게 되어 의지가 되지만 결국 Salva가 보는 앞에서 삼촌이 나무에 묶인 채 군인들에게 총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어른이라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오히려 주저 앉을 것 같은데 어린 나이임에도 Salva는 '이제 나는 혼자다.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포기하지 말고 일어서야 한다.' 는 결심을 한다. 총성을 피해 물 한모금 없는 뜨거운 사막을 몇날 며칠 걷고, 악어가 사는 강을 목숨을 걸고 건너 도착한 옆나라 이디오피아의 난민 캠프에서, 아무 할 일 없이 몇년을 그냥 지내오던 중 이디오피아에서 역시 정권이 바뀌면서 모두 쫓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Salva는 또래 아이들의 리더가 되어 다시 케냐의 난민촌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수천 명의 아이들과 함께 케냐에 도착하지만 그곳 난민촌에서의 생활 역시 그저 목숨을 부지하고 하루 하루 지내는 것뿐 배움도 없고 희망도 없는 곳. 다국적 자원 봉사대원 중의 한 사람인 아일랜드 출신 마이클의 도움으로 영어를 배우며 언젠가 거기서 나가 공부도 하고 가족도 찾을 희망을 키우며 Salva는 청년으로 자란다.
스무 살이 넘어서야 Salva는 UN의 도움으로 케냐의 난민촌에서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여 그곳의 어느 가족에 합류하여 살게된다. 못다니던 학교도 다니게 되고 더 이상 총성의 공포와 배고픔과 목마름, 끝도 없는 걷기 행렬로 시달리지 않고 자기의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지만 열 한 살때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한다. 그러던 참에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병원을 알게 되어 복잡하고 긴 절차를 거쳐 아버지가 있는 수단의 병원을 찾아가서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다. 다행히 Salva의 엄마도 살아있었지만 동생들 둘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당장이라도 엄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아직도 전쟁 중인 그곳에 갔다가는 바로 군대로 끌려갈 것이라고 만류하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Salva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수 밖에 없었으나 언젠가는 다시 돌아오리라 결심을 굳힌다.
이 책에는 Salva의 이야기와 병렬식으로 Nya라는 소녀의 이야기가 함께 엇갈려가며 진행되는데 책의 마지막 부분에 Nya가 사는 마을에 Salva가 우물을 파주고 각지에서 모은 성금으로 학교를 설립해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언젠가 가족을 찾으리라는 희망, 자기 조국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Salva는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그렇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 더구나 그 상황에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이 혼자 떨여져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 막막함 속에서도 Salva는 늘 희망을 잃지 않고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자, 오늘 하루를 잘 버텨내자는 각오로 극복해왔다. 포기하지 말라고, 온갖 어려움이 한꺼번에 내 머리 속에 쏟아부어진 것 같아도 단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해서 비관하고 절망하기 보다는 한번에 하나씩 해결해나가자는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인내해야한다고 Salva는 스스로의 삶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각지를 돌아다니며 조국 수단에 우물을 만들어주고 학교를 세우는 등의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한 모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린다 수 박은 이 이야기를 쓰기 위해 Salva를 오랜 시간 인터뷰했다고 한다. 픽션의 요소가 없진 않지만 그와 인터뷰를 통해 실화를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읽다 보면 전기, 혹은 르뽀 작품을 읽는 것 같은 느낌도 받는다. 하지만 내용은 그럴지 몰라도 생생한 표현들과 문장력은 역시 그녀의 작가로서의 필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어릴 때 떠나온 한국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을 많이 써온 그녀. '사금파리 한조각'에서도 그런 그녀가 그 작품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이 공부를 했을 것이며 또 얼마나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꼼꼼하고 논리적이기 까지 한 것은 그녀의 스타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한국에 대한 이야기에만 국한시키기 보다는 제3세계를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쓰고 싶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런 계획의 일환이 아닌가 한다. A Long Walk To Water 이 작품 속의 Salva로 하여금 십 년이 넘도록 지루하고 힘든, 아무 가망 없어보이는 걸음을 계속하게 한 것은 제목의 Water로 대변되는 포기하지 않은 꿈이었다. 우리에게는 무엇이 그 Water가 될 것인가. 
꿈을 이루기 까지의 시간과 과정은 Long walk,즉 지루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긴 시간이라고, 이 책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인내노력이 그 꿈을 이루게 한다는 뻔하고도 틀림없는 그 사실을.


(몇달 전 아이의 학교에 저자가 방문한다는 말을 듣고 사인을 받겠다며 아이가 사놓은 책들 중의 한권이다. 그래서 책의 속지 첫장에는 Linda Sue Park이라는 그녀의 사인이 들어있다. 학교 방문이 있고난 후, 말씀도 재미있게 매우 잘 하시고 유쾌한 분이시더라고 아이가 그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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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24 0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24 15: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3-24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금파리 한조각만 아이 초등학교 때 읽었어요.
맞아요, 사금파리 한조각 때도 생생하고 사실적인 문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생생하고 사실적인 문체가 오히려 꿈을 애기하기에 적합한 것 같아요~^^

hnine 2011-03-24 15:4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냥 픽션이라기보다 정보책처럼 조사를 많이하고 공부해서 쓴 책 느낌을 받았더랬어요. 일찍 이민을 갔으니 한국에 대한 것을 쓰려면 남들보다 더 많이 그런 노력이 필요했겠지요. 그래서 성격도 매우 까다롭고 치밀하지 않을까 했는데 아이 말로는 아주 재미있는 분이시라고...^^ 물론 잠깐 만나본 것으로 알수는 없지만요.

2011-03-24 2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1-03-25 05:15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이 작가에 대해서인가요.
사금파리 한조각을 읽고나서는 이 작가가 상당히 노력하는 작가이구나, 한국을 알리고 싶은 작가이구나 생각했었습니다. 이제는 관심을 세계 다른 나라로도 돌리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다른 책들도 집에 몇권 더 있으니 읽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