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해원 <고래벽화>

책의 제목과 표지 그림으로부터 내용을 조금은 짐작할 수 있다. 신나는 일이라곤 별로 없는 조용한 마을에 초등학교 육학년 사내 아이들 네명이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거기에 낙서 비슷한 그림을 그리는데 이 그림이 오해를 받으면서 생기는 이야기이다. 독특한 발상도 좋았고, 작가의 문장력이야 흠잡을데 없는데 하나의 에피소드를 너무 길게 끌고 간 감이 없지않아 있다. 그래도 산뜻하고 예상 외의 결말이 작품을 살렸다고 생각된다. 어른이라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심각하게만 몰고 갈게 아니라 이 책의 교장선생님과 같은 현명하고 경쾌한 결단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건 지식이 아니라 지혜와 경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김 해원 작가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어린이책 작가 ('더작가') 모임의 일원. 이들이 함께 낸 작품집 <박순미 미용실>에 실린 그녀의 단편 '연극이 끝나면'을 읽고난 후의 훈훈함과 그녀의 따뜻한 시각이 마음에 들어왔고 <가족입니까>를 읽고 확실히 좋아하게 된 작가이다. 이제 그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열일곱살의 털>을 읽어봐야할 때.

 

  

 토니 포터 외 글, 조 무어 그림, 김 경희 옮김
<나의 첫 세계 지도책> 

비슷한 책이 이미 많이 나와있는지라 이 책만의 어떤 특징이 있을까 염두에 두고 보았다.
'지도는 어떤 곳을 위에서 내려다 본 그림이에요' 라는 말로 시작한다. 지도, 그리고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고 시작하는 방식이 우선 좋았다. 그 다음 쪽에도 각 나라들을 설명하기에 앞서 지구 전체를 놓고 방향, 지도의 축적, 적도, 북극, 남극 등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간단하게 설명해준다. 그 다음엔 제일 먼저 대한민국. 외국의 저자에게 우리 나라에서 출판될 것을 위해 특별히 부탁했다고 한다. 우리 나라 행정 구역, 역사 연대표, 볼거리, 생활과 문화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 다음으로 북유럽, 남유럽과 지중해 지역, 동유럽과 러시아, 영국과 중앙 유럽,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섬나라들, 동아시아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몽골과 함께 여기에 속한다), 오스트레일리아, 극지방 순으로 나와있다.
제목처럼 나의 첫 세계지도책인만큼 자세한 설명과 그림보다는 한눈에 들어올 수 있는 간략한 지도와 설명이다. 지적하고 싶은 점이라면 지도상에 있는 지명이 실제의 위치와 너무 다르게 표시된 곳이 눈에 띄었다는 것. 런던이 영국의 동남부에 위치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그 예이다 (16쪽). 또 한가지, 지역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한 간단한 그림이 지도 상에 그려져 있는데 그 의미가 금방 들어오지 않을 그림이 가끔 발견된다는 것. 우리 나라 서해에 두루미(정확하게는 두루미 모습도 아니지만)가 그려져 있어 무슨 뜻일까 봤더니 철새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는 설명이 옆에 있다. 중앙유럽 지도에서 폴란드 땅 위에 그려진 새와 둥지는 그나마 설명이 없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영어가 아닌 어떤 지명은 그 나라 말 식대로 표기되어 있어 번역하는 분이 애 많이 쓰셨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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