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들
로빈 브랜디 지음, 이수영 옮김 / 생각과느낌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표지가 저럼에도 불구하고, 관심있는 작가의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가 저 책을 골라들게 한 이유는 아마도 제목때문이었을 것이다. 과학과 관련된 소재로 된 이야기에 요즘 관심이 좀 생겨나고 있는데다가, 책 소개를 읽어보니 진화론과 종교사이의 논쟁을 소재로한 청소년 소설이란다. 과연 무슨 이야기가 어떻게 펼져질까 궁금해서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의 주인공 미나는 고등학교 2학년생. 신실한 기독교인 부모를 둔, 착실하고 정직한 여학생이다. 어느 날 교리와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한 친구가 괴로와 하면서 자살까지 생각하는 것을 보고 미나는 그 친구 편에 서서 편지를 쓰게 되고 이것 때문에 그동안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을 몽땅 잃는다. 그런 상태에서 시작한 2학년 생활이 두렵기만 한데 과학을 담당한 멋진 여선생님과의 만남, 과학에 탁월한 실력과 흥미를 갖고 있는 독특한 성향의 친구 케이시와의 만남으로 미나는 과학에 흥미를 느끼며 그나마 학교 생활을 이어나간다. 
수업 시간에 과학 선생님은 진화론에 대해 가르치고, 교회 친구들이기도 한 학교 친구들은 이에 반대하여 과학 선생님을 곤경에 빠뜨릴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을 알게 된 미나는 갈등에 빠진다.
진화론은 다윈에 의해 처음 등장하던 19세기부터 큰 논란을 일으키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그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다.  진화론이 옳으냐 창조론이 옳으냐. 그런 질문에 대해 과학의 입장에서 하는 대답은 어떤 쪽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종교는 과학의 범위가 아니다'라는 것. 즉 과학에서 논의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과학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입증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책중에 과학선생님도 그런 말을 한다.

과학은 '어떻게'를 설명하는 학문입니다. 날것을 그대로 파헤치는 거죠. '누가'와 '왜'를 설명하는건 다른 학문의 역할입니다. (246쪽)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가장 무리없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진화론일 뿐이다. 과학은 진화론이 옳다, 혹은 창조론이 옳다는 판명을 내릴 수는 없다. 자신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일 뿐.
책에서는 교회 목사님이 학교 교장 선생님을 대동하고 수업 시간에 들어와 과학 선생님의 수업 내용을 간섭하기에 이르고, 예배시간중에 교리에 어긋난 행위를 한 친구를 옹호한 미나와 미나의 가족을 단죄해야한다는 의미의 설교를 하기에 이른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로 주인공 미나처럼 근본주의적 종교를 가진 집안에서 자랐고 학생 시절 교회에서 쫓겨난 경험도 있다하니 자신의 경험이 많이 작용한 것 같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고 고등학교로 돌아가 생물 수업을 한달간 다시 듣기도 했다고 한다.
이 책의 결말에서 진화의 개념을 확장하여 이 세상 모든 생물은 시간을 두고 변한다, 우리 모두는 자연의 변종이며 변이란 최선을 다해 생존해나가기 위한 우주의 질서라는데에 미나의 생각이 정리된다. 이 책중의 과학 선생님 자신도 교회에 열심히 나가는 기독교인임이 나중에 밝혀지고, 자기 자신은 진화론 역시 신의 섭리내에 있다고 믿는다면서, 하지만 학생들 앞에서 가르침에 있어서는 개인적인 생각과 가르쳐야 할 내용을 확실하게 구분하여 교단에 선다고 말한다. 
과학 서적이 아닌 소설의 소재로 선뜻 삼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저자는 무리없이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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