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말 몇 개를 잘 이어 붙이면 딴 세상 여는 열쇠가 된다. 

 

굳이 유파를 들먹이자면
마음의 거리에 자우룩한 구름과 안개의 모양을 탐구하는 '흐린 날씨'파
고독이란 자고로 오직 자신에게만 아름다워 보이는 기괴함 

 

비극적인 일이 다시 일어난다 해도
어디에도 구원은 없다 해도
나는 정확히 해석하고
마지막에는 반드시 큰 소리로 웃어야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궁극적으로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다 

 

---------------------------------------------------- 

그의 말대로, 그의 시집 중 몇 구절 구절을 이어 붙여 
딴 세상이 열리는지 보려했다. 

  
그러다가 든 생각은, 

 

 


딴 세상이란 어떤 세상을 말하는데?


사람이 사는 세상이란 다 거기가 거기지. 


내가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 치는 이 세상과 


발버둥 치며 가고 싶어하는 그 세상은 

 
어차피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몰라? 


언젠가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리는 이 고리 위에서 숨쉬고 먹고 자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그걸 모른단 말야?  

 

 

마지막에 큰 소리로 웃지 않았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hnine 2009-09-27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 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