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는 광경은
볼때마다 늘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오늘 또 뭐 잘못한 행동은 없었나,
잘못 던진 말은 없었나.
사는게 왜 이리 무겁고 우울하냐.
그런 생각이 한바탕 마음을 쓸고 지나가면
이번엔 이 사람 저 사람 얼굴이 떠오를 차례.
지금 옆에 있는 사람보단
옆에 없는 사람,
어쩌면 앞으로 계속 못볼지도 모를 사람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좀처럼 열리는 일이 없던
조용하기만 하던 그 입에서
너 한테 서운했어
그런 말을 들었었다.
그 아이에 대한 다른 것은 하나도 생각 안 나고
그 말 한마디와
그렇게 말할 때의 그 아이의 눈빛만 생각난다.
6년 후에 나를 다시 만들어가지고 올께
라던 그 누구
그리고는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그 말을 믿고 6년을 꼬박 기다릴 사람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나를 잘 몰랐던거지.
"엄마, 뭐해요?"
뒤에서 아이가 부르는 소리에
갑자기 대답이 궁색해져서
"다린아, 이게 바로 Twilight 이야. 엄마가 지금 읽는 책 제목 있지?"
하늘을 가리키며
젼혀 생각지도 않던 말로 대답을 둘러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