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팝니다 - 무능한 아빠를 부자로 만든 열네 살 샘의 부자 트레이닝
한스 위르겐 게에제 지음, 우상수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 아빠를 팝니다. 가격은 5만 달러'
5만 달러이면 우리 돈으로 6천만원이 좀 넘는 돈이다.
내 아이가 같은 문구를 쓴다면 과연 나의 가격을 얼마나 매겨 놓을까.
이 책에 나오는 아빠 '디노'는 큰 욕심도 없고, 야망도 없으며, 그저 지금처럼 편안하게 살면 만족한다는 주의이고, 아들 '샘'은 아빠가 좀 더 의욕적이고 도전적, 진취적, 미래 지향적이 아닌 것이 불만이다. 도저히 아빠의 생활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샘은 각종 자기 계발서, 성공학 책들을 쌓아 놓고 읽어대며 아빠를 어떻게 좀 변화시켜볼까 궁리하는 아이. 그러던 중 아빠가 직장에서 잘리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고, 샘은 앞장 서서 아빠를 새로운 인간형으로 개조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부자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방침 아래, 우선 최고급 의상, 헤어스타일 등으로 외형적인 면부터 부자처럼 보이게 변모시킨다. 사람의 외형이 바뀌면 내면까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하루 생활 계획표까지 작성하여 기상시간에서부터 운동, 식사, 필요한 공부를 하는 시간에 이르기 까지, 샘은 아빠를 지도, 조언, 때로는 감시하기 까지, 실로 놀라운 멘토 역할을 하는데, 읽으면서 과연 이런 아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직접 나서서 행동으로 보여주는 아들은 책 속에나 있다고 해도, 왜 우리 집은 좀 더 부자가 아닐까를 종종 생각하고, 그러다가 집의 주요 수입원인 아빠의 생활 태도를 유심히 보는 아이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부모가 볼때 자기 자식이 여러 면에서 좀 더 잘 해주기를 바라게 되듯이, 아이 역시 우리 아빠의 무사 안일성이 못마땅해 보이며, 왜 다른 아빠들 처럼 좀 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할까, 그렇다면 아빠 자신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우리 집도 좀 더 부자로 살 수 있을텐데 하고 생각할 아이들을 충분히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재테크 교육을 시켜야 하고 물질적인 가치에 대한 개념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세상에 살고 있는 덕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려고 하는 점은 그런 것이라기보다, 성인이 되어서도 우리는 언제든지 자신의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한다. 학교 교육도 이미 다 마쳤고, 어느 정도 사회 생활 경험도 쌓았으면 이제 더 이상 교육은 끝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것이다. 언제든 심기 일전, 자기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기가 올 수 있음을 알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 그것은 꼭 부자가 되기 위한 목적에서가 아니라 다른 어떤 것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미 모든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성인의 눈으로는 그것이 필요한 순간이 그냥 간과되기 쉬운가보다. 이 책에서처럼 어린 아들에 의해 지적되고 조언을 받는 것을 보면 말이다.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의 소설일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이라기 보다는 자기 혁신을 주제로 한 일종의 우화집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목이 시선을 끄는 만큼 마음을 끄는 내용은 아니어서 유감이었고, 2시간만에 후딱 너무 가볍게 읽혀서 좀 아쉬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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