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광 욕 (月 光 浴)

 

달빛에 마음을 내다 널고
쪼그려 앉아
마음에다 하나씩
이름을 짓는다

 

도둑이야!
낯선 제 이름을 들은 그놈들
서로 화들짝 놀라
도망을 간다

 

마음 달아난 몸
환한 달빛에 씻는다
이제 가난하게 살 수 있겠다

 

--  이  문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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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서울 갔다가 지하철 역에서 본 시인데, 어느 역이었는지 벌써 기억이 안 난다.
광화문 역, 종로 3가 역, 아니면 고속터미널 역일텐데. 

그냥 아름답다고 하기엔, 마치 스님과의 선문답 같은 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자꾸 소리내어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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