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미술관 - 영혼의 여백을 따듯이 채워주는 그림치유 에세이
김홍기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작가 소개를 읽어보니 이력이 이채롭다. 서른 일곱해를 참으로 적극적으로, 쉴새 없이 살아내고 있는 분이란 느낌을 받았다. 주로 2000년 이후에 발표된 그림들을 실어서 그와 관련된 저자의 생각들을 풀어나가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미술 치료에 대한 공부를 했던 경력 때문일까,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이 전해져 왔다. 그림테라피라는 용어를 써서, 우울한 소식 가득한 세상에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서도 이 책의 의도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예전보다 훨씬 발달된 문명의 혜택 속에서, 경제적으로 풍요로와진 시대에 살면서 우리는 왜 예전보다 더 우울한 삶을 살며, 더욱 무거워진 생의 무게로 힘들어 하는 것일까. 왜 끊임없이 나를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음악이든, 그림이든, 글이든 찾아 나서야 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물론 이 책은 그 원인을 짚어보자고 쓰여진 책은 아니다. 당신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서는 이 사람의 그림을 보라고, 저자는 토닥여주고 위로해준다. 실제로 여기 실린 그림 혹은 조각 작품들은 많이 심각하고 추상적인 것들이라기 보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이고 작가의 의도가 금방 드러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미술관은 마음 병원'이라는 것은 저자의 말이다. 그럼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뿐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인가보다. 잘 낫지 않는 상처, 혹은 금방 나을 수 있는 상처들을 여기 저기 가지고 있는. 저자는 말한다. 상처만 생각하며 살지 말고, 성공의 경험도 생각하며 살라고. 좋은 기억들도 자꾸 들춰 내며 살라고 말이다.

'상처를 봉합한 후, 희망이란 용기에 담아 내가 저장하고 싶은 곳에 가지런히 놓아두세요.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 안에서 희망이란 선물이 숙성될 때까지. 그 선물을 곱게 담아 갈 바구니를 짜보는 것도 좋겠군요. (70쪽)'
이런 고운 표현 마저도 삐딱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그렇다면 정말 상처가 깊은 환자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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