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생일에 내가 골라서 동생이 사준 책이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지 않아 내키는 날에만 아무데나 펴서 내키는데까지 읽고는 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DVD가 나왔다는 것을 kitty님으로부터 듣고 뜸들이기를 몇달.
오늘 드디어 이 책의 DVD를 갖게 되어 어디 한번~ 하면서 디스크를 하나 꺼내 보기 시작했다.

베토벤의 '월광'피아노 소나타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니 마음이 천천히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몰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화면에는 표지 그림 처럼 붉은 색 물감이 천천히 확산되어 가는 모습이 펼쳐지고. 사이먼 샤마의 나레이션이 시작되고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옆에서 함께 보고 있던 녀석이 혼잣말처럼 하는 말이 몰입하려던 나를 깨놓고 만다.
"느낌은 그림과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지. 그게 느낌을 표현하는 최고의 방법이야."
어디서 들은 말일까. 자기 말로는 듣고서 하는 말 아니라지만.
모두 잠 들고 혼자 남은 시간, 로스코 편을 보았다.
80여분 분량. 처음부터 끝까지 꼼짝 않고 보고 나서, 그 다음에 책의 그 부분을 펼쳐 책장을 넘기니, 아~ 이제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이 책은 이렇게 보는거구나, 이렇게 봐야겠구나. 혼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